이틀간 많은 비가 내렸다.
다른 지역처럼 물난리가 날 정도로 온 것은 아니라서 그나마 다행이다.
양파 모종은 부직포를 덮은 상태로 비를 맞았다.
잠시 열어보니 아직 싹은 나오지 않았다.
파종 다음날 엄청 뜨거운 햇빛을 계속 받았는데, 그것이 발아율에 안좋은 영향을 미쳤을까 걱정이다.
대파 모종에는 비 오기 전에 멍석망을 덮었다.
폭우가 쏟아졌지만 상토가 내려앉은 곳 없이 멀쩡하다.
대파 싹 몇 개가 올라오는 중이다.
비가 오면서 기온이 내려가니 배추들이 살아난다.
잎이 조금 단단하고 거칠어졌다.
비 때문에 계속 벌레를 못잡고 있었다.
잎 사이에 벌레들이 많을 것 같은데 아직 잡을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
어제까지 내린 비로 팥이 대부분 쓰러졌다.
꼬투리가 커지기 시작하면서 많이 무거워졌다.
재팥은 더 많이 쓰러졌다.
줄기가 환삼덩굴처럼 옆으로 퍼지기 시작하면서
쓰러질 때는 몇 포기가 같이 쓰러진다.
세우려면 한꺼번에 같이 들어올려야 세워진다.
저번 비에 쓰러져서 줄을 맨 녹두는 무사히 잘 서있다.
키도 덩치도 크고, 꼬투리도 많이 달렸던 귀족서리태는 대략 1/5 정도 쓰러졌다.
왼쪽의 한아가리콩은 하나도 쓰러지지 않고 멀쩡히 서 있다.
쓰러질만큼 키가 크지 않았다.
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푸른독새기콩은 생각보다 멀쩡하다.
덩치가 아주 크게 자라서 더 많이 쓰러질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다.
쓰러진 포기는 대략 1/20 정도.
잘 쓰러지는 품종은 아니라서 다행이다.
아주까리밤콩은 하나도 쓰러지지 않았지만
쥐눈이콩은 거의 다 쓰러졌다.
서 있는 포기가 얼마 없다.
쥐눈이콩 꼬투리가 한참 크는 중이다.
오리알태는 일부만 쓰러졌다.
대략 1/5~1/10 정도.
잘 안쓰러지는 콩부터 잘 쓰러지는 콩까지 순서대로 나열하면 대략 이렇다.
아주까리밤콩 < 푸른독새기콩 < 오리알태 < 귀족서리태 < 쥐눈이콩 ≤ 팥, 녹두
내년에는 달라질 수도 있지만 일단 올해는 이렇다.
6포기 심은 메리골드는 다 쓰러졌다.
결명자는 대부분 슬쩍 기울었다.
노랗게 익었던 결명자 꼬투리가 까맣게 변하는 중이다.
키가 작은 2번밭 들깨는 큰 비에도 멀쩡하다.
꽃이 피기 시작했고 먼저 핀 꽃은 떨어지는 중이다.
두 번째 줄까지 맨 칠성초는 큰 비에도 멀쩡하다.
바람 세기가 좀 약해지는 바람에 무사한 것 같다.
터지고 갈라지는 칠성초 열매가 많이 생겼다.
갑자기 물을 많이 먹으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흙이 물렁물렁하다.
덩치 큰 콩 줄기는 무거워서 잘 세워지지 않는다.
대나무를 잘라서 콩 줄기 지지대를 만드는 중에 낫이 부러졌다.
낫을 대고 망치로 툭툭 쳐서 쪼개는 중에 대나무 마디를 만나니 그냥 낫이 부러져 버린다.
대나무를 못버티는 낫이라니.
낫이 짧아졌다.
세우고 흙을 눌러줘도 다시 쓰러지는 콩은
대나무를 받쳐서 세웠다.
흙에 물이 빠질 때까지만 버티면 될 것 같다.
덩굴처럼 자라는 팥은 대나무로 세울 수도 없다.
한참 생기기 시작한 꼬투리가 전부 바닥 흙에 붙어 버렸으니 그냥 둘 수도 없다.
파이프를 일정 간격으로 박고 줄을 매는 중이다.
재팥 두 줄 남기고 어두워서 작업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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