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 안개에 잠겼다. 흐리고 습도가 무척 높은 아침이다.
물뿌리개를 들고 6번밭에 왔다.
아래쪽 농수로에서 물을 떠다가 고구마 모종 심은 곳에 뿌려줬다.
고구마는 거의 다 살아났다.
집에 와서 땅콩 모종을 살피다가 상토가 움푹 패인 곳을 발견했다. 큰 구멍이 나면서 땅콩 모종이 위로 밀려났다.
펄떡거리며 개구리 한 마리가 급하게 도망간다. 참개구리다.
참개구리는 구멍을 잘 판다.
뒷다리와 엉덩이로 비비적 거리면서 흙을 문지르면 몸이 슬슬 흙 속에 묻힌다. 머리만 내밀고 있는 경우도 있고, 머리까지 구멍 속에 다 들어가서 숨구멍만 내고 있는 경우도 있다. 몸의 습도 유지를 위해서 그럴 수도 있겠고, 천적으로부터 숨기 위한 목적도 있겠다.
문제는
밭 흙이 아니라 모종이 자라고 있는 상토를 판다는 것이다. 하긴 쉽게 구멍을 팔 수 있으니 그냥 둘 이유는 없다.
다시 한 번 살피니 구멍이 여러 개 있다.
2번밭 양파는 조금 더 쓰러졌다.
수확 시기를 가늠하는 중이다.
큰 양파는 쓰러지는 중인데 알이 아직 작은 양파는 쓰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잎은 누렇게 변하는 중이다.
2번밭 마늘도 조금씩 누렇게 변하는 중이다.
2번밭 밑갓 꼬투리에서 만난 홍비단노린재.
북쪽비단노린재는 흔히 보이지만 홍비단노린재는 상대적으로 흔하지 않다. 훨씬 적게 보인다.
1번밭 대가리파.
씨앗이 까맣게 익으면서 조금 벌어졌다. 풀색노린재가 빨대주둥이를 꽂고 식사 중이다.
씨를 받을 준비를 해야겠다.
1번밭 보라보리.
이삭이 익으면서 점점 보라색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보라보리 이삭에 길게 붙은 까락에 뭔가 꿈틀거리는 것이 있다.
살펴보니 꽃등에 유충인것 같다.
까락에 붙어서 먹이를 찾는 모습이 무척 힘들어 보인다.
마당 사랑이 집 위쪽의 살구나무에 올해도 잎벌 유충이 등장했다.
검정날개잎벌 유충이다.
배 끝을 치켜드는 행동은 잎벌 종류의 유충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행동인것 같다.
숫자가 적으면 무시할 수 있겠지만 수백 마리가 붙어서 잎을 먹으면 며칠 안에 전체 잎이 사라진다.
이 녀석이 검정날개잎벌 성충이다.
잎 옆에 붙어있다가 내가 손으로 건드리자 밑으로 떨어진다.
4번밭으로 갈까 생각하다가 참깨 모종이 점점 크고 있어서 일단 이것부터 해결하기로 했다.
가위와 핀셋으로 여러 개씩 올라온 참깨 싹들을 하나만 남기고 전부 정리했다.
뽑는 것보다는 자르는 것이 시간도 절약되고 더 안전한 방법이다.
참깨 씨앗을 5~6개씩 넣었지만 그래도 빈 자리가 생긴다.
많은 곳에서 하나를 뽑아다가 빈 곳으로 옮겨 심는다. 뿌리가 서로 얽혀 있어서 분리하기가 쉽지 않다.
잘록병 때문에 파종 시기를 많이 늦췄다. 14일에 파종했으니 작년보다 2주 늦게 파종 한 셈이다.
그런데도 잘록병이 생긴 모종이 좀 보인다.
작년에 늦게 파종한 참깨에서는 하나도 없었는데, 올해는 잘록병이 많이 생겼다.
5월 하순이 될때까지 아침기온이 10정도로 낮게 유지되고 잦은 비로 인해 습도가 무척 높은 탓이다.
늦게까지 작업했다.
18판 중에서 14판 완료. 나머지는 내일 하기로 했다.
상추가 자라던 두둑을 괭이로 정리했다. 굵은 상추 뿌리는 뽑아서 옆 고랑으로 던졌다.
여기에 대파를 심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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