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하러 산에 올라왔다.
산 속의 나무들의 생존경쟁은 생각보다 치열하다. 나무 사이의 간격이 좁기 때문에 햇빛을 보기 위해서는 옆 나무들보다 키를 더 키워야 한다. 아래쪽에는 잎을 달아 봐야 소용이 없다. 끝없이 키를 키운 다음 꼭대기에 잎을 달아야 햇빛을 본다.
그러다보면 남들보다 키가 낮은 나무들이 생기게 된다. 그런 나무들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쓰러져 죽는다.
일년생 풀들은 당연히 이 속에서 버티지 못한다.
그런 이유로 중간에 나무를 솎아주면 나무들 사이의 간격이 넓어지게 되고, 나무들은 더 건강하게 자란다.
부지런한 산주를 만나면 숲이 건강해지지만 별 관심없는 산주를 만나면 산 속의 나무들은 항상 치열한 싸움 중이다.
싸움에서 진 나무들이 산 중턱에 아무렇게나 널려 있다.
몸이 부지런하면 집이 따뜻해진다.
눈과 비가 섞여서 계속 쏟아진다.
위쪽 지방에는 폭설 때문에 난리가 났던데, 여기는 소나기처럼 눈발이 날린다.
잠시 해가 나더니 다시 비처럼 떨어지는 눈.
오늘도 여전히 바람이 세다.
오늘 콩 타작을 하려고 했는데 도저히 할 만한 날씨가 아니다.
잠시 해가 나오는 틈을 타서
1번밭 쇠뿔가지와 수비초를 지지했던 지지대와 끈을 다 뽑고 정리했다.
오후에는 또 폭우가 쏟아진다.
잘 마르고 있던 콩이 계속 젖는다.
태풍같은 바람 때문에 비닐을 덮을 수가 없다.
쇠뿔가지와 수비초 밑둥을 다 잘라서 한 곳에 모았다.
굴뚝 흡출기가 고장났다.
수명이 다했나? 스위치를 켜도 전혀 움직임이 없다.
높아서 작업하기가 무지 까다로운 곳이다.
귀찮아졌다.
일단 바쁜 일 끝날 때까지 버텨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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