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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학(農學)

식물의 영양 흡수 - 5 (호흡과 저장)

by 음악감독 2024. 3. 25.

네이버 카페 '지성아빠의 나눔세상' 에서 제가 2021년부터 연재하던 글입니다. 

여기로 복사해서 옮겨옵니다. 

 

 

 

[ 머리말 ]

식물은 햇빛과 물,공기,흙에서 필요한 모든 양분을 얻습니다. 그렇게 진화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비료를 사용하는 이유는

1. 땅이 감당할 수 없을만큼 밀식 재배를 하기 때문이고

2. 유기물(곤충의 사체, 식물의 잔사와 부산물)이 땅으로 돌아갈 길을 막기 때문입니다.

넣는 것은 쉽지만 빼는 것은 아주 어렵습니다.

과한 것은 모자란 것보다 못합니다.

백 명의 농부에게는 백 가지의 다른 농사법이 필요합니다.

이 글이

무엇을 구입해서 어떻게 더 넣어줄까 하는 고민이 아닌

보다 더 균형있는 생태계와 건강한 환경을 만드는

본인만의 농사법에 대한 고민의 시작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 시작은 자신이 키우는 식물을 잘 아는 것이겠죠.

이전 게시글을 먼저 읽고 이 글을 읽으시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식물은 밤에도 잠을 안잡니다.

[ 호흡과 저장 ]

1. 식물도 숨을 쉽니다.

동물도 숨을 쉬고 식물도 숨을 쉽니다.

사람은 입을 통해서 음식을 먹고, 식물은 뿌리를 통해서 음식을 흡수하고 광합성을 통해서도 음식을 만듭니다.

이렇게 흡수한 음식을 분해시켜서 에너지를 만듭니다. 에너지가 있어야 생물이 움직일 수 있거든요.

먹은 음식을 에너지로 바꾸려면 태워야 합니다. 산화시킨다는 표현을 씁니다.

산화시키려면 당연히 산소가 필요하겠지요? 그래서 호흡을 합니다.

▶ 호흡은 산소를 받아들이는 작용입니다.

(산소 없이 에너지를 얻는 작용은 무기호흡 이라고 부릅니다)

호흡의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포도당 + 산소 + 물 이산화탄소 + 물 + 에너지 】

식물은 호흡을 통해서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그 에너지를 통해서 많은 일을 합니다.

세포분열도 하고, 뿌리에서 양분을 골라서 흡수도 하고, 물질합성도 하고, 기공을 열거나 닫기도 하고,

잎에서 만든 탄수화물을 이동하거나 저장하기도 합니다.

호흡을 못하면 이 모든것이 멈춥니다. 죽습니다.

2. 호흡에 관한 몇 가지 질문

2.1 언제 호흡을 하나요?

낮에도 호흡을 하고 밤에도 호흡을 합니다. 항상 합니다.

낮에는 광합성을 하면서 호흡을 하고, 밤에는 광합성 없이 호흡만 합니다.

2.2 어디서 호흡을 하나요?

세포에서 합니다.

잎에서도 하고 줄기에서도 하고 뿌리에서도 합니다. 열매에서도 하고 꽃눈에서도 합니다.

새로 자라는 줄기와 잎에서는 호흡이 아주 활발하게 일어납니다. 세포분열을 열심히 해야 하니 에너지도 많이 필요하겠죠?

그러니, 식물이 막 싹이 올라올때는 호흡량이 아주 많습니다.

2.3 땅 속에 있는 뿌리는 어떻게 호흡을 하죠?

뿌리도 호흡을 해야 합니다.

흙 알갱이 사이의 공간에 있는 산소를 받아서 호흡을 합니다.

호흡을 하면 산소가 소비되고 이산화탄소가 쌓이는데, 뿌리 주변의 공기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고 산소 농도가 낮아집니다.

대기에는 뿌리 주변보다 산소 농도가 훨씬 높기 때문에, 대기에서 땅 속으로 산소가 확산합니다.

비닐 멀칭을 하실 때는 적어도 땅이 숨을 쉴 수 있게 산소공급 통로를 만들어 주셔야 합니다.

구멍 없이 빽빽하게 밀폐하신다면

우리집 고추는 왜 이렇게 비실비실해요? 라는 질문글을 올리시게 될겁니다.

깊은 곳까지는 산소가 들어가기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에, 깊은 곳의 뿌리는 숨 쉬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뿌리 호흡은 얕은 곳에서 이루어집니다.

나무를 이식할 때

원래 묻혀있던 깊이보다 깊게 심거나, 심은 후 흙을 추가로 덮어서 높이 올려주면 안됩니다.

깊이 들어가면 표면에서 산소 확산이 어려워서 뿌리가 숨을 못쉬어서 죽습니다.

2.4 뿌리가 물에 잠기면 어떻게 숨을 쉬죠?

숨을 못쉬어서 죽습니다.

비가 많이 와서 밭에 물이 고이면 얼른 배수로를 파서 물을 빼줘야 합니다.

늦을 수록 죽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분 초를 다투어야 할 일입니다. 비옷 입고 삽들고 나가셔야 합니다.

흔히 물에 잠기면 뿌리가 썩어서 죽는다고 이야기합니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뿌리가 물 속에 잠기면 숨을 못쉬어서 질식사 합니다.

다행히 안죽고 살았다고 안심할 문제는 아닙니다.

뿌리가 숨을 못쉬어서 얼마나 상했는지는 눈에 안보이기 때문에, 그 이후 각종 병충해에 시달리고 나서야 느끼게 됩니다.

농약값 아끼시려면 부지런하셔야 합니다.

주말 농장 하시는 분들은 즉각 대응이 안되니 어쩔 수 없습니다. 최대한 고랑은 깊고 넓게, 두둑은 높게 만들고 운에 맡기셔야죠.

그런데, 식물의 종류별로 버티는 능력이 다릅니다.

물 속에 녹아있는 산소를 흡수해가며 살 수 있는 식물도 있고,

다른 곳에서 호흡으로 받은 산소를 뿌리로 전달해서 뿌리를 살리는 식물도 있습니다.

식물 종류별로 뿌리호흡 의존도가 다르기 때문에 물에 잠겼을때 피해도 다릅니다.

물을 많이 먹는 농작물이라고 해서 물에 잠겨도 잘 산다는 뜻은 아닙니다. 입으로는 물을 마시지만 코로는 숨을 쉬어야죠.

▶ 통기조직 ( Aerenchyma )

식물의 조직 중 세포간극이 연결되어 그물 또는 관 모양이 된 공극이고, 공기와 수증기의 통로가 됩니다.

벼나 수생식물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통기조직이 부낭 역할을 해서 물에 뜨기도 합니다.

연근 잘라보면 구멍이 나 있는것은 다들 아시죠? 통기조직 입니다.

벼도 통기조직이 잘 발달되어 있어서 새끼줄 만들때 잘 꼬아집니다.

물 속에서 뿌리를 내리는 식물이라고 해서 호흡을 안하는 것은 아닙니다.

 

블루베리? 통기조직이 전혀 없습니다. 뿌리가 물에 잠기면 잘 죽습니다.

3. 호흡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3.1 온도

식물은 호흡을 해야 살아가지만, 사람에게는 그다지 반갑지 않습니다.

호흡이라는 것이 광합성으로 만든 탄수화물을 소비하는 과정이거든요.

최대한의 수확을 위해서 호흡을 억제하는 과정을 연구하게 됩니다.

▶ 호흡은 저온에서 억제되고, 적당한 고온에서 촉진됩니다.

온도가 올라가면 생장속도가 빨라지지만, 일정한 온도 이상에서는 생장속도가 감소합니다.

광합성량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작물별로 생육에 적당한 주 야간 온도에 대한 정보는 쉽게 검색해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시설하우스에서는 주 야간 온도 조절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있고,

노지에서는 어느시기에 작물을 심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 여름철 야간온도 상승은 호흡을 증가시켜 영양생장을 과하게 유도합니다.

※ 채소나 과일은 저온에 저장하면 저장성이 크게 향상됩니다.

3.2 산소 농도와 이산화탄소 농도

산소의 농도가 떨어지면 호흡률은 감소합니다.

침수나 배수불량의 경우 산소부족으로 호흡률은 급격히 떨어집니다.

수경재배에서는 산소공급장치가 필요합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면 호흡이 억제됩니다.

4. 이동과 저장

4.1 동화산물의 종류

▶ 잎에서 만들어진 탄수화물은 주로 설탕의 형태로 체관을 통해 각 부분으로 전달됩니다.

설탕이 탄수화물이라는 것은 앞에서 말씀드렸죠?

설탕의 형태로 이동하는 것은

설탕이 화학적으로 안정적인 물질이라서 (비환원당) 이동중 다른 물질과 잘 결합하지 않고,

운동성도 크고 수용부에서 쉽게 전환될 수 있는 물질이기 때문입니다.

1) 체관액의 10%~25% 가 설탕입니다

체관에 빨대를 꽂으면 체관액이 나옵니다. 당연히 달달하겠죠? (고로쇠 수액)

캐나다에서 많이 나오는 메이플 시럽?

당분이 많은 단풍나무 수액을 모아서 증발시키고 당분만 남깁니다. 체관액입니다.

진딧물도 나뭇잎의 체관에 빨대를 꽂습니다. 당분이 너무 많으니 남는 당분은 엉덩이로 내보냅니다.

개미들이 좋아하는 감로를 내보내는거죠.

설탕 외에 단백질, 아미노산, 무기이온, 호르몬 등이 같이 체관으로 이동합니다.

2) 식물에 따라 다른 종류의 탄수화물로 전달하기도 합니다.

과당의 형태로 전달하는 종류도 있고,

장미과 식물(사과나무 등)은 당알코올(만니톨, 소르비톨)의 형태로 보내기도 합니다.

4.2 어떤 원리로 이동하나요?

잎에서 설탕을 만들면 다른 부분과 설탕 농도차이가 생깁니다.

거기서 생긴 삼투압의 차이로 체관으로 이동합니다. 중력의 영향을 무시합니다.

4.3 얼마나 빨리 이동하나요?

식물의 종류, 당의 종류, 아미노산의 종류 등에 따라서 이동 속도가 다릅니다.

구분
속도(cm/h)
구분
속도(cm/h)
강낭콩
107
사탕수수
270
사탕무
85~100
쥬키니호박
290
포도
60
100
버드나무
100
호박
40~60

4.4 저장

체관을 통해 배달받은 설탕은 녹말체 라는 곳에서 녹말로 합성되어 저장됩니다.

식물의 종류에 따라서 녹말 이외에 다른 형태로도 저장됩니다.

1) 어디에 저장되죠?

과실, 종자, 줄기, 괴경(감자), 인경(마늘), 괴근(고구마), 가지와 뿌리

※ 인경(비늘줄기)

양파, 마늘, 백합 처럼 잎의 기부에 광합성 산물이 저장되어 비대해진 것을 말합니다.

2) 어떤 형태로 저장되죠?

감자에는 녹말, 마늘에는 프락탄, 사탕수수에는 설탕, 사과에는 과당과 소르비톨로 저장됩니다.

※ 꿀사과?

당알코올의 일종인 소르비톨이 수송되어 당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세포와 세포간극에 집적되어 나타나는

사과의 생리장해 입니다.

사과 성숙기에 밤낮의 온도차가 클 때 주로 나타납니다.

 

소르비톨은 설탕과 비슷한 단맛을 냅니다.

밀병(Water core) 이라고 부릅니다.

5. 수확 후 호흡과 저장

 

호흡급등현상 (Climactric rise) 과실에서 노화나 죽음에 앞서 호흡이 급등한다.

 

1) 성숙과정

미숙한 과실이 수확 가능한 상태로 변해 가는 과정을 성숙과정 이라고 부릅니다.

 

2) 숙성과정

수확 후 소비자가 먹기에 가장 적합한 상태로 익어가는 과정을 숙성과정 이라고 부릅니다.

 

3) 노화과정

숙성과정을 지나고 품질저하가 일어나는 과정입니다.

 

 

5.1 호흡급등형 ( Climacteric type ) 과실과 비급등형 ( Non-Climacteric ) 과실

호흡급등형 과실은 성숙과 숙성 과정에서 호흡이 급격하게 증가합니다.

비급등형 과실은 성숙과 숙성 과정에서 호흡의 변화가 거의 없습니다.

 

 

호흡급등형 ( Climacteric type ) 과실
비급등형 ( Non-Climacteric ) 과실
사과, 배, 감, 복숭아, 살구, 멜론, 키위, 수박, 무화과, 바나나, 토마토, 파파야, 망고, 아보카도, 블루베리
가지, 오렌지, 고추, 오이, 딸기, 포도, 밀감, 양앵두, 올리브, 레몬, 파인애플

 

 

 

 

5.2 수확 후 대사작용

1) 호흡

과실은 수확 후에도 살아있는 생명체로서 호흡을 계속합니다.

호흡과정에서 저장된 양분이 산화되고, 산소가 소모되고, 이산화탄소가 생성되고, 호흡열이 발생합니다.

호흡량이 많을수록 당이 분해되면서 품질은 급격히 나빠집니다.

1도에서 30도 범위 안에서 온도를 10도 내릴때마다 호흡량은 절반씩 감소합니다.

채소를 냉장고에 보관하는 이유는? 호흡량을 줄여서 보관 기간을 늘리기 위해서죠.

2) 증산

증산작용은 수분이 많은 작물의 무게를 감소시키며, 신선도를 떨어뜨리고 시들게 합니다.

엽채류는 과채류보다 표면적이 커서 증산작용이 훨씬 심하게 일어납니다.

건조하고 온도가 높을수록, 공기의 움직임이 많을수록 증산작용은 촉진됩니다.

랩에 싸서 냉장고에 보관하면? 호흡도 줄이고 증산도 줄이겠죠.

3) 에틸렌

에틸렌이라는 말을 가끔씩 들어보셨을겁니다.

감자를 사과와 함께 보관하면 에틸렌이 나와서 감자싹이 안나게 해준다. 그러니 감자보관 할 때는 사과를 같이 넣어라.

이런 말입니다.

덜 익은 감을 사과와 함께 두면 며칠만에 잘 익은 감이 되기도 합니다.

잘 익은 배를 사과 옆에 두면? 곧 너무 익어서 못먹게 됩니다. 사과가 배보다 에틸렌이 더 많이 나오거든요.

에틸렌은 기체 형태로 생성되는 식물 호르몬의 하나입니다.

과실의 숙성을 유도 또는 촉진시키는 대사작용을 주도하기 때문에 숙성 호르몬 또는 노화 호르몬으로도 불립니다.

모든 과실은 에틸렌이 있을 경우 급격하게 익어가기 시작해 과실의 맛과 향을 좋게 하면서 과육을 무르게 하고,

채소의 경우에는 주로 잎이 누렇게 변하기도 합니다.

호흡량이 많으면 에틸렌이 아주 많이 나옵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비급등형 과실에서는 에틸렌이 조금만 나오겠죠?

스트레스를 받으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상처가 난 과일이나 병충해를 입은 과일은 미리 제거해야

포장 과정에서 다른 과일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 위에서 이야기한 호흡, 증산, 에틸렌을 막기 위해서 CA 포장법이나, MA 포장법을 적극 활용하기도 합니다.

 

- 저작권 논란을 최대한 피해보려고 그림과 사진은 주로 외국 사이트에서 가져옵니다.

 

 

< 다음에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