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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학(農學)

텃밭 토양 관리 - 2 (흙 알갱이)

by 음악감독 2024. 4. 1.

네이버 카페 '지성아빠의 나눔세상' 에서 제가 2021년부터 연재하던 글입니다. 

여기로 복사해서 옮겨옵니다. 

 

 

 

다수확 농사비법? 이런 것은 아닙니다.

농사짓는데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나? 생각되지만

읽고나면 뭔가 도움이 된 듯한, 그런 이야기를 적어 보려고 합니다.

이전 게시글 확인 안하신 분들은 먼저 읽고 이 글을 읽으시는게 도움됩니다.

『땅콩재배에 적합한 토양은 배수가 잘되고 석회질이 풍부하며 부식이 많은 사질양토 또는 양토가 좋다』

농사일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공식 기관의 설명입니다. 땅콩을 재배하려면 이런 곳에서 하라고 합니다.

한글이 이렇게 어려운지 예전에는 몰랐습니다.

사질양토는 뭐고, 양토는 뭐죠?

사실, 한글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한자말이 어려운 것이겠죠.

『도복방향에 따라 수발아의 차이가 큰데 주간 방향으로 도복된 벼가 조간방향으로 도복된 벼보다 수발아율이 높다』

『노화되지 않을수록 줄기의 좌절 및 만곡도복에 대한 저항력이 크다』

이런 글은 이해하실 수 있으신가요?

농작물의 정보를 찾다 보면 흔하게 마주치는 문장이고 단어들입니다.

이런 단어들이 익숙한 분들도 계시겠지만, 대부분 해석이 불가능할겁니다.

우리에게는 단어장이 필요합니다.

전공자들이나 연구자들끼리 소통하는 단어들을 그대로 사용하면 곤란합니다.

까마득한 옛날에 나온 '논어'는 지금까지도 100여종의 해석본이 만들어지고 팔리고 있는데,

농부들을 위한 농사정보의 한글 해석본은 왜 안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야기가 자꾸 딴 데로 새려고 해서 얼른 바로 잡아봅니다.

흙 알갱이의 크기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맨 앞에 말씀드린 사질양토나 양토가 도대체 뭔지 알아봐야죠.

< 암석의 풍화 >

지구과학 수업? 은 아닙니다만,

지난 시간에 설명드렸던 내용을 조금만 더 보충하겠습니다.

1. 기계적 풍화

▶ 우리나라의 암석, 특히 화강암은 무척 단단하지만

비바람과 온도변화에 견디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나라의 연교차는 세계 최강입니다.

월평균 기온으로 연교차를 따지기 때문에 통계상으로는 연교차가 세계 최강 까지는 아니지만,

우리가 직접 느끼는 최고기온/최저기온으로 따진다면 거의 50도~60도 정도 되거든요.

겨울엔 -20도, 여름엔 40도. 혹은,

겨울엔 -30도, 여름엔 30도. 이정도로 심합니다.

에어컨과 히터, 민소매 외출복과 패딩 외출복이 다 같이 잘팔리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이렇게만 생각하면 우리나라는 힘들고 괴로운 지역이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심한 기온차로 인해서 농사에 도움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농업 해충들과, 가끔씩 들어오는 외국산 농업 해충들은

한겨울 추위를 못버티고 대부분 얼어죽습니다.

외국에서는 일 년 내도록 잘나가던 벌레들이었지만요.

물론, 유난히 따뜻한 겨울이 오면 매미나방같은 해충들이 안죽고 살아남아서 대량 번식하기도 합니다.

내년에도 카페 게시판에 매미나방 이야기로 도배가 되는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하네요.

다른 예도 있습니다.

다년생인 고추나무가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을 못버티니 일년생으로 재배되는 사실은 다들 아실테고.

부레옥잠 이라고 알고 계시죠?

물에 떠서 살아가는 식물입니다.

이 부레옥잠은 외국에서는 엄청난 피해를 주는 식물입니다.

번식력이 너무 뛰어나서 웅덩이, 강, 호수를 금방 뒤덮어버리고 지나는 배를 막기도 합니다.

수력발전을 멈추기도 하고,

물속으로 들어가는 햇빛을 막는 바람에 물고기나 물 속에 사는 생물들의 떼죽음을 부르기도 합니다.

번식력이 너무 빠르고 제거하기가 어려워서 세계 10대 잡초 중 하나로 꼽힌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연못에서도 귀엽게 기르고, 수질 정화를 위해서 곳곳에서 일부러 기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겨울을 못버티고 많이 죽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 또한 연교차가 큰 나라의 장점이 되겠네요.

이야기가 자꾸 다른 길로 갑니다. 다시 기계적 풍화작용으로 돌아갑니다.

 

▶ 돌은 무척 단단하지만 뜨거우면 팽창하고, 차가우면 수축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의 돌은 고생이 참 많습니다.

돌의 바깥쪽은 온도의 영향을 더 잘받으니 늘어나고 줄어드는 정도가 훨씬 심합니다.

그래서 바깥과 안쪽 부피 변화의 차이 때문에 조금씩 금이가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빗물이죠.

미세한 균열 사이로 물이 들어가게 되고 겨울이 되면 물이 얼면서 틈을 더 벌립니다.

돌덩어리는 결국 갈라집니다.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옛날 불상을 보신 적 있을겁니다.

산 속 바위에 새겨진 것도 있고 절집 앞마당에 있는 것도 있습니다.

코가 없어지고, 얼굴이 패인 흔적도 많이 있습니다.

석굴암이 지금까지 멀쩡하게 남아 있는 것은 비바람을 피할 장소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풍화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우리나라 날씨라서 흙이 엄청나게 많이 생기겠네요? 라고 생각하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장마와 집중호우가 있고, 경사가 있는 농경지가 많아서

생기는 흙보다 매년 쓸려내려가는 흙이 훨씬 많습니다. 흙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풍화작용으로 흙이 1mm 높이로 만들어지고 쌓이려면 몇 백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유효토심(식물이 자라는데 필요한 조건을 갖춘 토층의 깊이)은 무척 얕게 나타납니다.

1m 이상인 곳이 20%도 안된답니다. 20cm 도 안되는 곳이 많습니다.

2. 화학적 풍화

▶ 또 다른 원인도 있습니다.

세균과 곰팡이 같은 미생물은 호흡을 합니다. 호흡의 결과물은 이산화탄소 입니다.

식물의 뿌리도 호흡을 하고, 지렁이도 호흡을 합니다.

그래서 흙 속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대기보다 훨씬 높습니다.

탄산 이라고 잘 아시죠? 사이다나 콜라에 들어있는것 말입니다.

끝에 이라는 말이 붙었으니 산성 입니다. 산성물질 입니다.

탄산은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아서 만들어집니다.

흙속에 가득찬 이산화탄소와 물이 만나면 탄산이 만들어집니다.

이 탄산은 돌덩어리 속에 있는 물질들과 화학반응을 잘 일으키고, 결국 돌을 부숩니다.

탄산 같은 산성물질이 돌의 풍화작용을 훨씬 잘 일으킨다 했으니 하나 더 생각나실겁니다.

산성비 입니다.

산성비가 내리면 당연히 돌은 영향을 받게 되고, 풍화작용은 훨씬 더 빨라집니다.

 

▶ 산성비 이야기가 나와서 잠시만 옆길로 빠지겠습니다.

난각칼슘 이라고 들어보셨죠? 달걀껍질을 식초에 녹여서 액체비료로 사용합니다.

달걀껍질의 주 성분인 탄산칼슘은 물에는 잘 안녹지만 산성용액에는 잘 녹거든요.

우리나라는 화강암이 많지만 유럽에는 석회암이 많다고 지난 시간에 말씀드렸습니다.

석회암은 탄산칼슘이 아주 많은 암석입니다.

대리석은 석회암의 변성암이라서 대리석도 산성비를 맞으면 녹습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유럽의 길에 있는 대리석 유물들은 산성비 때문에 흐물흐물 녹는 실정입니다.

▶ 대리석이나 화강암 뿐만 아닙니다.

우리나라 건물 대부분은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지어지고, 콘크리트는 강한 알칼리성 입니다.

철근에 녹이 슨다는 것은 산화된다는 의미인데, 강한 알칼리성의 콘크리트는 철근이 산화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그래서 철근콘크리트 구조가 튼튼하고 수명이 깁니다.

하지만,

산성비를 지속적으로 맞으면 콘크리트가 표면부터 안쪽으로 중성화되기 시작합니다.

중성화된 콘크리트는 더 이상 철근을 보호하지 못하고, 철근은 부식되고 부피가 늘어납니다.

내부의 철근이 부식되고 부피가 늘어나면, 철근을 감싸는 콘크리트는 결국 금이 가고 부서지기 시작합니다.

철근콘크리트 건물의 수명이 짧아지는데 산성비도 큰 역할을 담당합니다. 화학적인 풍화작용 입니다.

 

산성비를 피할 수 없다면

양생시간도 충분히 가지고, 피복 두께도 충분히 하고, 타설할때 재료분리도 없도록 노력해야겠죠.

참고로,

산성비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공기 중으로 날아간 암모니아의 영향도 아주 큽니다.

가축분퇴비 받아서 밭흙 위에 그냥 뿌려두시는 분들.

잘 모르셨겠지만, 산성비를 만들고 산림과 농경지 토양을 산성화 하는데 한 몫 하고 계신겁니다.

발효되지 않은 생 분뇨를 그냥 쌓아두는 분들은 더 큰 몫을 담당하고 계신거죠.

다시 주제로 돌아옵니다.

▶ 이렇게 암석은 풍화작용으로 인해 부서져서 작은 알갱이가 되고 흙이 됩니다.

당연히 알갱이의 크기 차이가 있을겁니다.

그래서 크기마다 흙 알갱이의 이름을 붙이게 됩니다.

< 흙 알갱이 크기에 따른 구분 >

일단 2mm 크기를 기준으로 합니다.

알갱이 크기가 2mm 보다 크면 자갈 이라고 부르고, 2mm 보다 작으면 세토 라고 부릅니다.

2mm 보다 크면 자갈입니다.

흔히 생각하는 자갈의 이미지와는 다르겠지만, 토양학 에서의 개념입니다.

세토 는 다시 크기에 따라 여러가지 이름으로 나뉩니다.

알갱이 크기가

0.02 ~ 2.0mm 이면 모래 라고 부릅니다.

0.002 ~ 0.02mm 이면 미사 라고 부릅니다.

0.002mm 보다 작으면 점토 라고 부릅니다.

위에 적어드린 기준은 국제토양학회 기준에 따른 분류입니다.

미국농무성법을 기준으로 한 분류법은 모래와 미사를 분류하는 크기 기준이 조금 다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제토양학회법미국농무성법 두 가지를 모두 사용합니다.

좀 복잡하게 느끼실겁니다.

그냥 둘 중 하나만 사용하거나 아니면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분류기준을 만들면 좋을텐데요.

공학이 아닌 자연과학 연구자 분들이 좀 더 힘을 낼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냥 크기별로 자갈 > 모래 > 미사 > 점토 이렇게 부른다고만 이해해 주시면 됩니다.

 

▲ 모래(Sand), 미사(Silt), 점토(Clay) 의 크기 비교 그림입니다. 미국농무성법 기준 크기 분류 입니다.

세부적으로 하나씩 알아보겠습니다.

설명글이 아니라 요약글이라서 머리 아플 수 있습니다만,

시험 치는게 아니니까 그냥 슥 읽어보시고 "그렇구나" 하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1. 자갈

지름이 2mm 이상인 흙 알갱이 입니다.

▶ 자갈이 풍화되고 부서지면 모래와 미사가 됩니다. 자갈 자체는 식물에게 양분을 공급하지 못합니다.

▶ 흙 속에 적당히 섞여 있으면 물과 공기의 흐름이 좋아집니다.

▶ 흙 속에 너무 많으면 물과 공기가 너무 잘 파고 들어서 외부 영향을 잘 받게되고, 밭갈이가 어려워집니다.

▶ 점토가 많은 끈적이는 토양에 적당히 섞이면 끈적임을 부드럽게 만듭니다.

▶ 흙 속에 자갈이 50% 이상이면 자갈토 라고 부릅니다.

2. 모래

지름이 0.02 ~ 2mm 인 흙 알갱이 입니다.

▶ 양분을 머금는 능력은 별로 없지만, 점토 주변에 있으면서 흙의 뼈대 역할을 합니다.

▶ 알갱이 사이에 공간(공극)이 많아지므로 물과 공기의 흐름을 좋게 만듭니다.

▶ 물빠짐이 아주 좋아지지만, 배수가 지나치게 잘 되므로 가뭄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 물빠짐이 좋아지니 물에 섞여있는 양분도 같이 잘 빠집니다.

▶ 모래 알갱이들은 결합력이 떨어지므로 끈적임이 없고, 많이 섞여 있으면 밭갈이가 편해집니다.

▶ 밭갈이가 편해지니 가벼운 흙이라는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실제 무게는 미사나 점토에 비해 무겁습니다.

▶ 통기성이 좋아서 유기물의 분해가 아주 빠릅니다. 그래서 모래가 많은 흙은 유기물 함량이 낮습니다.

▶ 모래가 대부분인 흙을 사토 라고 부릅니다.

3. 미사

지름이 0.002 ~ 0.02 인 흙 알갱이 입니다.

▶ 모래보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모래보다 표면적이 아주 넓습니다.

▶ 수분을 저장하고 적절하게 공급하는 능력이 아주 좋습니다.

▶ 표면에 점토가 달라붙는 경향이 있어서 적당한 끈적임을 줍니다.

▶ 물이나 무기양분을 흡수하는 경향이 있고 적당한 응집성이 있어서 식물이 자라는데 아주 이롭습니다.

▶ 미사가 대부분인 흙을 미사토라고 부릅니다. (마사토가 아닙니다)

4. 점토

지름이 0.002mm 보다 작은 흙 알갱이 입니다.

▶ 점토 중에서 지름이 0.001mm 보다 작은 것은 교질(콜로이드)이라고 부릅니다.

▶ 물과 양분을 아주 잘 머금고 표면적이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토양의 물리적, 화학적 성질을 좌우합니다.

▶ 물빠짐 속도가 아주 느립니다. 중력에 의해 내려가는 힘보다 알갱이가 잡아당기는 힘이 더 큽니다.

▶ 물과 양분을 붙이는 능력이 대단히 좋고, 거기에 따른 부피 변화가 심합니다. 물 먹으면 커집니다.

▶ 알갱이 사이의 간격이 너무 좁아서 공기가 잘 흐르지 않습니다.

▶ 주변의 양이온을 흡착, 치환할 수 있습니다.

▶ 알갱이들이 달라붙는 성질이 강하기 때문에 점토가 많은 흙은 수분이 없으면 거북등처럼 갈라지게 됩니다.

▶ 끈적임이 많아서 밭갈이가 힘들어집니다. 무거운 느낌을 줍니다만 실제 무게는 가볍습니다.

▶ 점토가 대부분인 흙을 식토 라고 부릅니다.

이해하기가 좀 쉬워지셨나요?

우리의 밭에 있는 흙에는 위에서 말씀드린 네 가지 종류의 흙 알갱이들이 섞여 있습니다.

이 알갱이들이 섞여 있는 비율에 따라서 흙의 성질이 달라지게 됩니다.

 

지난시간에 마사토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자갈 크기와 같거나 더 작은 마사토 알갱이도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마사토는 자갈 크기와 비슷하거나 더 큽니다.

위 설명을 이해하셨다면 마사토가 농사짓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충분히 짐작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조금만 더 설명드려 보겠습니다.

▶ 식물은 주로 무기물을 먹습니다.

사람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사람은 유기물을 먹거든요.

무기물은 미네랄 이라고도 불립니다.

사람과 식물의 먹이 차이는 소화기관이 다르기 때문에 나타납니다.

사람은 입부터 시작하는 소화기관에서 소화액과 효소 등을 내어서 분해하고 몸에 흡수시키지만

식물은 소화기관이 없습니다. 유기물을 흡수하려면 분해를 해야 하는데요.

그래서 식물은 미생물과 공생합니다. 계약을 맺는거죠.

미생물은 유기물을 분해시켜서 식물이 먹을 수 있는 무기물로 만들어주고

식물 뿌리 근처에서 식물에게 영양분을 얻습니다.

▶ 미생물도 취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취향대로 자기가 좋아하는 식물 종류에 각각 달라붙습니다.

해충마다 좋아하는 기주식물이 있는 것과 같습니다.

미생물 중에서 안좋은 역할을 하는 미생물도 있습니다. 물론 만화영화처럼 우리편과 나쁜놈이 확실히 구분되는 것은 아닙니다.

단일 식물을 계속 같은 자리에서 기르면 그 식물을 좋아하는 미생물들만 계속 세력이 커집니다.

그래서 연작을 하면 식물에게 문제가 생깁니다. 미생물의 다양성이 없어집니다.

이전 게시글에서 혼작,간작,윤작 에 대해 설명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 이유입니다.

▶ 돌은 무기물 덩어리 입니다.

식물이 흙을 먹는다고 이야기하면 좀 이상하실겁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화강암의 구성물질을 적어볼까요?

SiO2, Al2O3, K2O, Na2O, CaO, FeO, Fe2O3, MgO, TiO2, P2O5, MnO

대략 이정도 됩니다. 퇴적암까지 포함하면 구성물질은 훨씬 다양합니다. 퇴적암에는 영양성분이 훨씬 많거든요.

익숙한 알파벳이 많이 보이죠?

칼륨, 나트륨, 칼슘, 철, 인, 마그네슘 등.

돌이 풍화작용을 거쳐 분해되면 흙이 되고, 흙은 식물이 먹을 수 있는 미량원소를 공급합니다.

흙 알갱이의 크기가 작을수록 표면적은 넓어지고, 풍화되면서 내어놓는 미량원소는 많아집니다.

물론 흙속에 살아가는 수천억 이상의 미생물들이 죽어서 식물에게 영양을 공급하기도 합니다.

▶ 큰 얼음 덩어리는 입 안에서 잘 안녹지만, 깨물어서 부수면 아주 급하게 녹습니다.

표면적이 넓어지기 때문입니다.

점토 한숟가락을 떠서 살펴보면 그 속에 점토가 몇 개 들어있을지 상상이 가시나요?

수백억, 수천억을 헤아릴겁니다. 표면적은 엄청나게 넓습니다.

점토 한숟가락의 표면적은 축구장 넓이만큼 넓습니다. 믿기 어려우실겁니다.

그 하나 하나가 물을 머금고 양분을 머금는다면, 그 효과는 실로 엄청납니다.

모래나 마사토처럼 굵은 입자가 포함할 수 있는 물과 양분과는 감히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습니다.

▶ 우리가 잘 아는 점토가 있습니다. 고령토라고 불리는 흙입니다. 어릴때 많이 써보셨을 찰흙이라는 흙도 있습니다.

대부분 점토만으로 이루어진 흙의 성질을 이해하시려면

도자기 만들때 쓰는 고령토를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 모래가 많은 토양은 표면적이 좁습니다.

표면적이 좁다는 말은 물을 조금만 부어도 흙이 다 젖는다는 뜻입니다.

깨물지 않은 얼음 덩어리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해하시겠죠?

흙 알갱이의 크기에 따라 '충분히 젖는' 물의 양이 달라집니다.

같은 넓이의 밭이라도 점토가 많으면 물을 훨씬 많이 부어야 다 젖습니다.

밭 흙에 물을 주실때 알고 계셔야 하는 내용입니다.

< 점토 >

점토는 우리 생활에서 너무나 많이 쓰이는 흙이니 한번쯤 자세히 알아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 점토는 영어로 클레이(Clay) 라고 부릅니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었죠.

아이들 장난감에 관심 있는 분들은 한번쯤 들어보셨을겁니다. 클레이 라는 이름이 붙은 제품들이 많이 있거든요.

클레이는 점토를 뜻하지만, 그런 용도로 나온 제품 이름인 클레이는 흙이 아닙니다.

영어로 이름을 붙여놓으니 뭔가 색다르고 신기한 이름인것 같은 착각을 부릅니다.

아이들 장난감 용도로 나오는 클레이는 합성수지를 가공해서 만들어집니다.

옛날에 유행했던 유토 라는 제품도 마찬가지 입니다.

어릴때 미술시간에 '찰흙 만들기' 라는 수업이 있었습니다.

요즘 나오는 클레이 제품에 비하면 지저분해지기도 하고, 금방 굳는다는 단점이 있지만

클레이에서는 느낄수 없는 많은 감성이 있었던것 같습니다.

아토피를 걱정하시는 분들도 한번쯤 생각하고 넘어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위에서 잠시 언급했던 점토 종류. 고령토 라는 이름은

우리나라 고령군에서 나오는 흙 이름도 아니고, 나이가 많다는 뜻도 아닙니다.

도자기용 점토가 많이 생산되던 중국의 가오링(고령) 지역에서 나온 이름입니다.

▶ 연필심은 흑연에 점토를 섞어서 만듭니다.

H, B 로 표시된 구분은 다들 알고 계시죠?

H 가 높은 연필심은 점토 비율이 높아서 심이 단단하고 옅은 색이 나오고

B 가 높은 연필심은 점토보다 흑연 비율이 높아서 심이 무르고 진한 색이 나옵니다.

▶ 점토를 이용해서 집도 짓고 벽돌도 만듭니다.

점토가 많은 흙은 마르면 갈라진다고 위에서 말씀드렸죠? 점토는 서로 끌어당기는 성질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점토로 미장을 하게되면 마르면서 갈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꺼울수록, 빨리 마를수록 잘 갈라집니다.

농사용 흙에서도 모래,미사,점토 비율이 중요하듯이 미장용 흙에서도 비율이 중요합니다. 물의 비율도 중요합니다.

풀을 섞어서 건조 시간을 늘려주거나, 섬유재를 섞어 주기도 합니다.

▶ 진흙이라는 말은 일상생활에서 두리뭉실한 의미로 많이 쓰이지만

지질학적 의미로는 자갈이나 모래보다는 작은 흙, 즉 미사와 점토를 말합니다.

흙 알갱이의 크기와 크기에 따른 성질을 충분히 설명드렸으니 이제 우리가 원하는 답을 알아보겠습니다.

< 토성 >

목성 뒤에 있는 그 토성이 아닙니다.

토양 무기질 입자의 입경조성에 의한 토양의 분류를 토성 이라고 합니다.

항상 그렇지만 설명이 더 어렵습니다.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흙 알갱이들이 종류별로 얼마나 섞여있는지를 확인해서 그 흙의 이름을 정한다는 뜻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흙 알갱이들의 이름

모래, 미사, 점토.

이 세 종류가 각각 얼마나 섞여있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거기에 따라서 다양한 이름이 나오게 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삼각형으로 생긴 표가 나옵니다.

토성구분 삼각도 라고 부릅니다.

그림을 보니 뭔가 공부하는 느낌이 들죠?

그림을 이해하시려면 몇 가지만 알아두시면 됩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 모래가 대부분이면 사토, 미사가 대부분이면 미사토, 점토가 대부분이면 식토 라고 부릅니다.

▶ 모래, 미사, 점토 세 가지가 골고루 잘 섞여 있는 흙을 양토 라고 부릅니다. 양토는 식물 자라기에 좋은 흙이랍니다.

양토를 기준으로

모래가 많으면 ''자를 붙이고, 미사가 많으면 '미사'자를 붙이고, 점토가 많으면 ''자를 붙입니다.

이렇게 이름을 붙여서 총 12개의 흙 이름을 만듭니다.

이름이 너무 많아서 힘드신가요?

시중에 판매되는 비료 종류나 농약 종류보다 훨씬 적은 숫자입니다. 비료나 농약은 이름을 줄줄 외우는 분들이 많던데요.

물론 흙 이름을 외우실 필요는 없습니다. 본인의 흙이 어떤 성질인지 한번만 확인해보시면 되니까요.

농사정보를 읽을때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수만 있으면 됩니다.

『땅콩재배에 적합한 토양은 배수가 잘되고 석회질이 풍부하며 부식이 많은 사질양토 또는 양토가 좋다』

처음 말씀드린 문장입니다.

'사질양토 또는 양토' 라는 말의 뜻을 이제는 이해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알고보니 그냥 모래,미사,점토가 골고루 잘 섞인 흙이라는 뜻이었습니다.

덧붙여서, 땅콩은 물빠짐이 중요하니 모래성분이 조금 더 섞이면 좋다 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 텃밭에 뭘 심을까요? 라는 질문글을 자주 봅니다.

흙에 대해서도 생각을 좀 해보셔야 합니다.

내가 원하는 농작물이 아니라

그 곳의 날씨에 맞는, 그 곳의 흙 성질에 맞는 농작물을 기르는 것.

그것이 더 건강한 농작물을 기르는 길이고, 결국 병해충을 이기고 농약값과 비료값을 줄이는 길이니까요.

각 지역별로 잘되는 농작물, 특산품이 괜히 있는게 아니거든요.

모든 종류의 농작물에 다 어울리는 그런 흙은 없습니다.

▶ 내 밭에 기르는 농작물이 부실해질때

비료 부족이나 살충제 살균제 고민을 하시기 전에

내 밭의 흙은 이 작물과 어울리는지, 어울리지 않다면 물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내가 물관리를 잘못한 것은 아닌지,

한번쯤 고민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질문과 답변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점토에 대한 설명 중에 '교질' 이나 '콜로이드' 같은 단어들이 나옵니다. '양이온 치환' 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궁금하신 분은 제가 이전에 쓴 게시글을 읽어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 다음에 계속됩니다 >

※ 저작권 논란을 피하기 위해 본문에 사용된 사진이나 그림은 농촌진흥청 공개자료와 외국사이트에서 가져옵니다.

물론 허락은 안받았습니다.

이 게시글은 가능한 카페 내에서만 소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