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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학(農學)

텃밭 토양 관리 - 4 (단단한 땅)

by 음악감독 2024. 4. 7.

네이버 카페 '지성아빠의 나눔세상' 에서 제가 2021년부터 연재하던 글입니다. 

여기로 복사해서 옮겨옵니다. 

 

 

 

다수확 농사비법? 이런 것은 아닙니다.

농사짓는데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나? 생각되지만

읽고나면 뭔가 도움이 된 듯한, 그런 이야기를 적어 보려고 합니다.

이전 게시글 확인 안하신 분들은 먼저 읽고 이 글을 읽으시는게 도움됩니다.

 

⊙ 여럿이 함께 가면 길이 생깁니다.

가끔 지정 등산로를 벗어난 곳에 새로운 길이 생기기도 합니다.

누군가 한 번 지나갔을 때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명이 반복해서 지나가다 보면 길이 생깁니다.

길이 생겼다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나요?

길과 길이 아닌것은 바닥 상태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식물이 없으면 길이고, 식물이 있으면 길이 아닙니다.

 

길이라는 것은 사람에게는 영역의 확장을 의미하지만 식물에게는 죽음을 의미합니다.

생태계가 잘 보존된 산 속에서 사람이 다니는 흔적, 즉 길이라는 것은

생태계의 단절을 의미합니다.

식물이 죽는다는 것은 추가적인 생태계 붕괴를 가져옵니다.

식물 뿌리와 줄기에 공생하는 미생물이 사라집니다.

그 미생물을 먹고 사는 벌레가 사라지고, 식물의 잎과 줄기를 먹는 벌레가 사라집니다.

식물과 미생물, 벌레가 없어진 곳. 그 흔적이 단절된 곳으로는 동물도 지나가기를 꺼려합니다.

결국

길은 하나의 생태계를 둘로 나눕니다.

한 번 단절된 생태계는 복원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 그 단절을 만드는 것, 식물의 죽음을 부르는 것은 사람 발의 압력입니다.

『 답압 』 (踏壓,compaction) 이라고 부릅니다.

사람이나 가축, 중장비 등에 의해 가해진 압력으로 토양이 다져지는 현상을 답압 이라고 부릅니다.

흙 알갱이 사이에는 공간이 있습니다.

공간이 있으니 물도 들어가고, 공기도 들어갑니다.

흙 알갱이들을 접착제로 붙여 놓은게 아니니까 당연히 이 공간은 유동적입니다.

누르면 누를수록 이 공간은 압축되어 작아지고 흙 전체의 밀도는 높아집니다.

사람이 밟는다고 설마 그렇게까지 될까 싶지만

보통 20~30cm 깊이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물이 흙 알갱이 사이에 머물지 못하고, 공기도 흙 알갱이 사이에 머물지 못하면

식물의 뿌리는 숨을 쉬지 못하고 물을 먹지도 못합니다.

더구나 흙 내부의 높은 압력은 식물의 잔뿌리를 자라지 못하게 합니다.

흙 알갱이 사이의 공간에 머물며 생활하던 미생물도 더 이상 살지 못하고 죽게 됩니다.

결국 식물은 죽게 되고, 그 식물의 뿌리가 있던 자리도 곧 다른 흙 알갱이로 채워집니다.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숲 속 산책길의 시작입니다.

 

▶ 큰 잔디밭이나 골프장을 관리하시는 분들도 답압에 무척 예민합니다.

사람이나 장비가 밟고 다닐때 잔디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되니,

답압에 버틸 수 있는 잔디밭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합니다.

 

바닷가의 모래사장을 생각해봅시다.

수만명의 사람들이 매일 밟아도 쑥쑥 들어갑니다. 답압 피해가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바가지에 유리구슬을 가득 담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일정한 크기의 굵은 모래는 압력이 생겼을때 옆으로 압력을 분산합니다. 알갱이 사이의 공간이 큽니다.

거기다가 긴 시간 풍화작용으로 인해 둥글어진것도 이유가 됩니다.

모래로만 구성된 흙이 있다면 답압 피해를 거의 받지 않습니다.

하지만

모래 사이에 미사나 점토를 섞는다면

답압이 생겼을때 땅은 금방 단단해집니다.

큰 알갱이 사이에 작은 알갱이가 파고들어서 몇 번 밟으면 단단해집니다.

같은 이유로 골프장에서는 일정 굵기의 모래를 선별해서 답압 관리를 합니다.

▶ 답압으로부터 산림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서

지정된 개방등산로 이외에는 다니지 못하게 합니다. 사실 잘 지켜지지 않는 일이죠.

그 외에 데크를 설치하는 방법으로 길을 띄워서 흙을 답압으로부터 보호하기도 합니다.

▶ 답압으로부터 가로수를 보호하고 토양 침식과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서

가로수 주위에 흙이 노출된 곳에는 보호덮개를 설치합니다.

가끔 보면 저게 가로수를 살리는 건지 죽이는 건지 의심스러운 경우가 있긴 합니다.

▶ 집 앞 공간을 그냥 흙바닥으로 방치해두신 분들 계시죠?

 

 

사람의 발이나 차 바퀴로 지속적인 압력을 가한 땅은

압축 효과로 다른 곳보다 높이가 낮아지고, 흙 사이의 공간이 없어져서 물과 공기가 빠지지 않습니다.

결과는 물고임 입니다.

가끔씩 여기에 마사토를 덮어서 해결하려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마사토를 추가한다고 해서 물이 아래로 빠질 이유는 없습니다.

더구나 마사토는 굵고 끈적임이 없어서 차 바퀴에 쉽게 밀려납니다.

⊙ 답압으로 인한 또다른 피해는 「침식」 입니다.

식물의 뿌리는 흙을 단단하게 움켜잡아서 비와 바람에 쓸려가지 않게 막습니다.

식물이 남기는 낙엽과 가지 등의 유기물은 흙 위에 쌓여서 빗물이 땅을 파는 것을 막습니다.

하지만, 답압으로 인해 식물이 죽고 나면 더 이상 흙을 지켜줄 무언가가 없습니다.

흙을 잡아줄 뿌리가 없고, 표면을 보호할 유기물이 없으면 흙은 직접적인 침식 피해에 노출됩니다.

빗물은 땅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표면을 따라서 흐릅니다.

 

단단하게 다져지는 피해와, 비바람에 깎여 나가는 피해를 입은 흙은

자연적으로 복원되는데 엄청난 시간이 걸립니다.

피해가 예상되는 곳에서는 자연휴식년제 라는 이름으로 일정 기간동안 사람의 접근을 막기도 합니다.

▶ 사람이 다니는 길에서는 낙엽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발에 차여서 밀려나기도 하고, 답압으로 인해 금방 부서지고 바람에 날아가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미끄럽고 지저분하다는 이유로 낙엽을 전부 치워버리기도 합니다.

흙 위의 유기물이 사라지면 그곳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작은 동물과 미생물들도 같이 사라집니다.

흙의 표면은 비와 바람에 직접 타격을 받습니다. 수백년, 수천년 만들어진 흙이 아래로 쓸려내려갑니다.

단단해지고 표면 보호가 안되는 산의 흙은 큰 비가 올 경우 흙 물을 그대로 아래로 흘려보냅니다.

⊙ 사람과 식물은 다릅니다.

사람은 단단한 땅에서만 살 수 있습니다.

차와 사람이 편하게 다녀야 하니 도로도 만들어야 하고, 집도 지어야 합니다.

땅이 푹신하면 도로도 내려앉고 집도 내려앉게 되겠죠.

그래서 사람들은 땅을 단단하게 만듭니다. 일부러 답압을 가하게 됩니다.

무른 땅을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서 기계의 힘을 빌리기도 합니다.

로드롤러, 타이어롤러, 진동롤러 같은 다짐기계들 말이죠.

 

앞 시간에 말씀드린 토성 에 따라서 각각 다른 롤러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모래가 많은 땅에서는 진동 롤러를 쓰기도 합니다.

아스팔트 도로 포장을 할 때는 종류별로 여러 개를 순서대로 투입하기도 합니다.

무른 땅, 내려앉을 위험이 있는 땅을

더이상 내려앉지 않는 단단한 땅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입니다.

▶ 땅을 단단하게 하는 원리는 어렵지 않습니다.

압력을 가해서 흙 알갱이 사이의 공간을 줄이는 일입니다.

1. 얼마나 무거운 힘을

2. 얼마나 반복해서

가하는가에 따라 압축되는 정도, 압축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달라집니다.

▶ 한 번 압축되고 난 땅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습니다.

흙 알갱이 사이의 공간이 없어서 물과 공기의 흐름이 없으니 자연적인 부서짐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식물 뿌리가 내리지 못하고 미생물의 서식처가 파괴되니 거기에 따른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오직 땅 위를 직접 때리는 빗물만이 흙 위에 물길 흔적을 만듭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콘크리트로 흙 위를 덮고 경사를 만들어주거나 배수로를 따로 만들기도 합니다.

콘크리트에 갈라진 틈이 있으면 뽀리뱅이 같은 식물들이 파고들어서

'콘크리트를 이기는 식물의 위대함' 이라는 제목으로 블로그 사진에 올라오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쇠뜨기나 질경이같은 식물들이 조금씩, 아주 조금씩 아래쪽으로 구멍을 내기 시작합니다.

무른 땅을 기다리는 다른 식물들에게는 희망의 시작이고

단단한 땅을 원하는 사람, '인간을 위한 땅'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악몽의 시작입니다.

 

< 토양의 공극 >

다시 텃밭 이야기를 해 봅시다.

지난시간에 암석 알갱이와 유기물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우리 텃밭의 흙 속에는 암석 알갱이와 유기물만 있을까요?

그런것만 있는게 아니라 그 사이에 공간 이 있습니다.

흙 속에 있는 고체 상태의 물질들 사이에는 물이나 공기가 들어갈 수 있는 틈이 있습니다.

그 틈을 공극 이라고 부릅니다.

이 공극이라는 것은 흙의 밀도를 짐작할 수 있는 기준이 됩니다.

밀도라는 것은 얼마나 단단하게 뭉쳐졌나 하는 것을 나타내는 말이고,

위 설명을 읽은 분들은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아실 수 있을겁니다.

 

 

흙 속에 고체 상태의 물질보다

물질 사이의 공간이 비슷하거나 더 많아야 식물이 건강하게 뿌리를 내릴 수 있습니다.

내 밭의 작물은 왜 이렇게 비실비실해요?

생각해야 할 게 또 늘었습니다.

지난 시간 말씀드린 흙 알갱이, 유기물 상태와 더불어

토양의 공극이 충분한지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 몸이 허약한 내 아이에게 보약과 영양제를 처방해 주시나요?

알고보면

휴대폰 보느라 밤에 잠을 안자고,

하루에 한두끼만, 그것도 라면만 먹고,

운동은 안하고 집에 오면 뒹굴기만 하고.

내 아이는 덩치는 큰데 허약해요.

의사선생님들이 항상 이야기하는

세끼 밥 잘 챙겨먹고, 잠 충분히 자고, 운동 잘하고.

약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병에 걸리지 않는 몸을 만드는것.

그것은 식물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덩치는 큰데 허약한 식물을 기르고 싶지는 않죠?

숨을 잘 쉬어야 하고, 물을 잘 먹어야 하고, 압박받지 않아야 하고, 햇빛 잘 받아야 하고.

기본이 안되는데 영양제와 살균제, 살충제를 처방하는것.

진정한 농부의 정성과 관심은 그런것들이 아닙니다.

▶ 계속적으로 농작물이 잘 자라지 못해서 그 이유가 궁금한 나머지 농업기술센터에 문의합니다.

농업기술센터에 계신 분들은 아주 전문가 분들입니다.

내가 키우는 농작물이 상태가 이상해요. 원인과 해결방법을 알려주세요.

전화통화나 사진으로는 원인을 절대 알 수 없습니다.

현장에 출동해서

비료는 어떻게 줬는지, 퇴비는 언제 얼마나 뿌렸는지, 물은 어떻게 주는지,

어떤 종자를 어떻게 파종했는지, 모종은 어떻게 구해서 어떻게 심었는지, 연작을 했는지,

일일이 묻고 확인합니다. 그 이후

그 주변 환경을 살피고, 병이 든 식물의 셈플을 채취하고, 주변의 흙을 채취하고 실험실로 가져가서 분석을 한 후에

"이러이러한 원인으로 보인다. ~ 일 것 같다." 라는 답을 알려줍니다.

박사급 연구원들도 그렇게 합니다.

한 번 보는것만으로 처방을 즉각 내려주는 분들은 농약방 사장님과 옆집 어르신 뿐입니다.

⊙ 식물의 뿌리는 숨을 쉽니다

▶ 토양의 공극 속에 있는 공기, 즉 토양 공기는 대기와는 다릅니다.

식물의 뿌리는 산소를 받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냅니다. 미생물도 산소 호흡을 합니다.

토양 공기는 대기보다 이산화탄소 함량이 월등히 높습니다.

상대습도는 100% 에 가깝습니다.

▶ 이산화탄소는 대기중에 풍부한 질소나 산소보다 무거워서 밑으로 잘 가라앉습니다.

⊙ 대기중의 산소가 어떻게 흙 속으로 들어가나요?

▶ 토양공기와 대기와의 온도차이나 압력차이에 의해 공기 이동이 이루어집니다.

▶ 토양의 수분함량 변화에 따라 대기와 공기 이동이 이루어집니다.

▶ 바람이 불 때 공기 이동이 이루어집니다.

▶ 토양공기와 대기 사이의 농도차이에 따른 확산 현상이 일어납니다.

( 대기중의 산소는 농도가 높기 때문에 토양공기로 확산하고, 토양공기중의 이산화탄소는 대기중으로 확산합니다. )

위에서 말씀드린 대기와 토양공기간의 이동은 전부 공극 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공극이 막히면 식물은 질식합니다.

숨을 쉬지 못하면 식물은 온갖 병에 시달리게 되고, 결국은 죽습니다.

토양공극과 대기는 뿌리 끝부분까지 끊김 없이 연결되어야 합니다.

잘 자라는 나무에 흙을 더 부어서 덮어주면 나무가 죽는게 이런 이유입니다.

추가한 흙에 점토 성분이 많을수록 더 빨리 죽습니다. 공극이 막히면 질식합니다.

식물 뿌리 윗부분의 흙은 막힘없이 대기와 잘 통해야 식물이 건강합니다.

< 답압과 토양공극 >

1. 답압은 토양공극을 줄입니다.

▶ 한 사람이라도 여러번 밟으면 토양공극은 줄어듭니다.

여러 사람이 밟으면 그만큼 토양공극은 더 줄어듭니다.

땅을 밟지 않고 어떻게 농사를 짓죠?

그런게 아닙니다.

알고 밟는 것과 모르고 밟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납니다.

흙을 대하는 농부의 마음가짐 문제입니다.

답압으로 생긴 피해는 복구되는데 엄청난 시간이 필효합니다.

 

▶ 사람보다 무거운 농기계는

당연히 사람이 밟는 것보다 더 큰 피해가 생깁니다.

사람 발 보다는 관리기가, 관리기 보다는 경운기가, 경운기 보다는 덩치 큰 트랙터가

토양공극을 더 많이 줄입니다.

기계 없이 손으로 농사 지으라구요?

그런게 아닙니다.

흙을 대하는 농부의 마음가짐 문제입니다.

꼭 필요한 일인지 한 번더 고민하고,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

농부가 해야 할 일입니다.

 

 

무경운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분들이 많습니다.

힘들어서 난 그런거 못해. 퇴비는 어찌 섞으라고?

라고 넘기실 문제는 아닙니다.

기계를 통한 경운이 꼭 필요하다면 그로인한 답압 피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고민하셔야 합니다.

지금 수확량이 안나오고, 식물이 자꾸 병에 걸리는게 답압 피해일수도 있습니다. 답압의 피해는 생각보다 심각하거든요.

위에서 바닷가 모래사장의 경우를 말씀드렸습니다.

답압 피해는

▶ 양토(모래,미사,점토가 골고루 섞인 흙)에서 제일 심하게 나타납니다.

큰 입자 사이에 작은 입자가 잘 들어가서 다짐 효과가 크게 나타납니다.

2. 쟁기바닥층 (경반층)

지금까지 읽으신 분들 중에서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로터리 한 번 치면 흙이 보슬보슬 해지는데, 뭔 고민이야?

사람이 하는것 보다는 관리기를 사용할수록, 관리기 보다는 무거운 트랙터일수록,

넓은 바퀴보다는 바퀴의 폭이 좁을수록 답압의 피해는 커집니다.

쇠로 된 날이 흙을 갈 수 있는 깊이.

그 깊이보다 낮은 곳의 흙은 매년 지속적인 압력을 받게 됩니다.

▶ 압력을 계속 받으면서도 한번도 밭갈이의 혜택을 받지 못한 곳.

그 곳 부터 아래쪽은 식물 뿌리도 뻗지 못하고, 미생물이 살지도 못하고, 물도 빠지지 않습니다.

이런 단단한 층을 쟁기바닥층(경반층)이라고 부릅니다.

 

 

쟁기바닥층은 주로 점토 성분이 많고 아주 단단합니다.

쟁기바닥층이 있으면 물이 고이고 흙 위에서 내려온 비료 성분이 쌓입니다.

그 밑으로는 단단해서 뿌리가 못내리고 뭉치게 됩니다.

뿌리가 썩고 높은 염류농도로 인해 장해가 발생합니다.

위에서 보면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게 힘든 점이죠.

 

"고추 뿌리 뽑아봤는데, 뿌리가 한 뼘도 안자라던데요." "뿌리가 원래 이렇게 뭉쳐 있나요?"

"흙을 20cm 정도만 갈아주면 밭농사 짓는데 충분합니다."

라고 이야기하시는 분들 많습니다.

혹시, 그 밑에는 단단해서 뿌리가 뻗질 못하는게 아닌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3. 쟁기바닥층(경반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3.1 쟁기바닥층(경반층)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당연한 이야기 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답압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공극을 최대한으로 유지하려면 압력을 가능한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토양공극은 '있으면 좋은 것' 이 아니라 '많아야 좋은 것' 입니다.

토양공극은 '없으면 안좋은 것' 이 아니라 '없으면 농작물이 죽는 것' 입니다.

흙은 소중히 다뤄야 합니다.

3.2 심토파쇄기를 사용합니다.

쟁기바닥층(경반층)은 대부분 20~30cm 정도의 깊이부터 생깁니다.

40~50cm 이하까지 파고들어서 깊은 곳의 흙 덩어리를 부숴주는 장비가 있습니다.

심토파쇄기라고 부릅니다.

트랙터에 부착해서 사용 가능한 심토파쇄기가 있고

압축 공기를 이용한 폭기식 심토파쇄기도 있습니다.

농기계 대여하는 곳에서 빌릴수도 있습니다.

종류에 따라서 부술 수 있는 깊이가 다릅니다.

 

무거운 기계로 인해 생긴 단단한 층을, 무거운 기계로 뚫어야 한다는 사실이 좀 어색하긴 하지만,

쟁기바닥층(경반층)으로 인한 피해가 생기는 곳에서는 가장 빠르고 효과 좋은 선택입니다.

주기적으로 사용하셔야 합니다.

3.3 뿌리가 깊게 내려가는 식물을 심으세요.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사실이 있습니다.

잡초가 영양분을 '소비' 한다고 믿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잡초는 땅 밑으로 빠져나가는 영양분을 '보관' 하는 역할을 합니다.

▶ 식물이 흡수하는 무기물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잡초를 뽑아서 다른 곳으로 보낼 경우에만 그 영양분은 그곳에서 사라질 뿐입니다.

잡초를 제거해서 그 자리에 눕혀두지 않고 다른 곳에 버리는 행동은

잡초가 흡수한 영양분을 다른 곳에 버리는 일입니다.

쇠뜨기 같은 잡초는 땅상태가 무르면 1.5~2m 까지도 내려갑니다.

땅이 단단하면 1m 도 못뻗긴 합니다만 이런 깊이는

최신형 심토파쇄기로도 흉내낼 수 없는 깊이입니다.

쟁기바닥층(경반층)을 관리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뿌리가 깊은 식물을 계속 길러주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쇠뜨기를 애써서 재배하기는 싫으시겠죠?

호밀 같은 심근성 작물을 겨울에 길러 주시면 좋습니다. 봄에 다른 작물 심기 전에 베어서 눕혀주시면 됩니다.

호밀은 무른 땅에서는 1m 까지 뿌리가 내려가는 작물입니다.

한번으로는 어렵겠지만 꾸준하게 심어주시면 쟁기바닥층(경반층)을 뚫을 수 있습니다.

땅을 놀리지 말고 항상 식물이 자라도록 만드는 것이 토양 관리의 기본입니다.

식물은 영양분을 없애는게 아니라 빗물과 함께 빠져버릴 영양분을 붙잡아서 저장한다는 사실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식물이 없는 땅은 침식에 노출된다는 사실도 기억하셔야 합니다.

심토파쇄기를 쓰기 싫은 분들은 뿌리 깊은 식물을 주기적으로 심어주셔야 생산성 높은 흙이 됩니다.

유기농이란 농약과 화학비료를 안쓰는 것이라고 알고 계신분들이 많습니다만

유기농이란 농약과 화학비료를 안써도 되는 상태를 만드는 농법입니다. 결코 게으른 농법이 아닙니다.

▶ 이번 시간에는 답압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생각이 난 김에

삽을 들고 밭에 나가서 한 번 파 보시는게 어떨까요?

내 밭에는 쟁기바닥층이 있는지, 어느 정도 깊이에서 삽이 잘 안들어가는지,

아래쪽과 위쪽 흙 색깔은 어떻게 다른지.

⊙ 내 흙을 잘 아는 것이 진정한 토양 관리의 시작입니다 ⊙

< 다음에 계속됩니다 >

※ 저작권 논란을 피하기 위해 본문에 사용된 사진이나 그림은 외국사이트에서 가져옵니다.

물론 허락은 안받았습니다.

이 게시글은 가능한 카페 내에서만 소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