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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학(農學)

텃밭 토양 관리 - 3 (유기물)

by 음악감독 2024. 4. 3.

네이버 카페 '지성아빠의 나눔세상' 에서 제가 2021년부터 연재하던 글입니다. 

여기로 복사해서 옮겨옵니다. 

 

 

 

다수확 농사비법? 이런 것은 아닙니다.

농사짓는데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나? 생각되지만

읽고나면 뭔가 도움이 된 듯한, 그런 이야기를 적어 보려고 합니다.

이전 게시글 확인 안하신 분들은 먼저 읽고 이 글을 읽으시는게 도움됩니다.

 

▶ 옛날에 「헤르츠」 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엥? 헤르츠가 사람 이름이었어?

이렇게 반응하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맞습니다.

헤르츠는 1857년에 태어난 독일 물리학자 이름입니다. 「하인리히 루돌프 헤르츠」 가 본래 이름입니다.

이 사람은 엄청 대단한 사람이었습니다. 전자기학의 발전에 큰 영향을 줍니다.

전기신호가 공기 중을 통해서 전달될 수 있다는 가설을 연구하고 실험을 통해 증명했거든요.

"전선으로 연결된 것도 아닌데 전기신호가 공기 중으로 날아간다고???"

당시에는 혁명적인 연구 성과였습니다.

헤르츠가 연구하고 증명한 덕분에 우리는 송전탑을 겁내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네요.

헤르츠의 이런 연구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전파를 만드는데 연결되고,

라디오가 나오게 되고, 무전기나 휴대폰에서 쓰는 무선통신기술이 시작됩니다.

이런 헤르츠의 연구성과를 기리기 위해 지금까지도 우리는 헤르츠(Hz)라는 단위를 사용하게 됩니다.

라디오 방송 들으면 수도 없이 나오는 말이 헤르츠라는 말이죠. 주파수의 단위 입니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던가요? 일단 유명해지고 볼 일입니다.

헤르츠가 한창 연구에 몰두하던 시절에 이상한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음극선 실험 도중, 다른 곳에서 나온 빛을 비추면 전기 스파크가 더 잘 통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죠.

음극으로 충전된 금속판에 빛을 비추면 양극이 되어버리는 현상도 발견됩니다.

빛이 파동이라는 사실은 그 전에 증명된 사실이었으니

파동의 특성상 센 파동의 빛을 비추면 현상이 더 가속화되어야 하는데,

빛의 세기와는 관계가 없고 빛의 주파수에 따라서만 변하는, 아주 이상한 현상이 발견된 것이죠.

빛에 의한 효과인것 같은데, 이미 증명된 빛의 파동성을 무시하는 다른 사실.

헤르츠는 이것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37세의 짧은 나이로 사망합니다.

▶ 우리가 잘 아는 「아인슈타인」 이 혜성처럼 등장합니다.

불과 20대 중반인 젊은 나이의 이 물리학자는

많은 과학자들이 골머리를 싸매고 있던 이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하는 논문을 발표합니다.

많이 들어보셨을겁니다. 『광전효과』 에 관한 논문입니다.

 

 

금속표면에 빛을 비추면 전자가 튀어나온다는 이론이고,

이 이론은 빛의 입자성을 증명하게 됩니다. 빛이 파동성과 입자성을 동시에 가진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죠.

이 이론은 훗날 나오는 양자역학의 기초가 되기도 합니다.

광전효과 덕분에 아인슈타인은 노벨상을 받게 됩니다.

광전효과를 설명한 논문을 발표하던 그 해에 아인슈타인은 다른 세 개의 논문을 같이 발표합니다.

정지 액체 속에 떠 있는 작은 입자들의 운동에 대하여 - 브라운 운동

빛의 발생과 변화에 관련된 발견과 도움이 되는 견해에 대하여 - 광전효과

운동하는 물체의 전기역학에 대하여 - 특수상대성이론

물체의 관성은 에너지 함량에 의존하는가 - 질량과 에너지의 등가설

하나만 해도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논문들을 1905년 한 해에만 네 개를 동시에 발표한 아인슈타인은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점점 천재라는 평가를 받게 됩니다.

너무 어릴 때 발표한 논문들이고, 다른 과학자들이 그 가치를 알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걸렸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그는 과학자나 교수가 아니었고 작은 특허사무소의 심사관이었거든요.

상대성이론의 위대함에 가려져서 그렇지, 만약 다른 과학자가 광전효과를 증명했다면

지금까지도 우리가 이름을 알고 있을만큼 위대한 과학자가 되어 있을겁니다.

이런 엄청난 논문들이 한 해 동안 한 사람에 의해서 쏟아져나온 사건.

이것을 기리기 위해 1905년은 물리학의 해로 지정되었고,

새로 발견된 원자번호 99번의 원소는 「아인슈타이늄」 이라는 이름을 얻습니다.

역시 사람은 유명해지고 볼 일입니다.

▶ 광전효과 논문을 바탕으로 양자역학이라는 학문은 점점더 정교해졌고 발전을 거듭했지만

정작 광전효과를 증명한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을 무척 싫어했습니다.

불확정성의 논리로 시작되는 양자역학의 모호함이 싫었던 것이죠.

정확하지 않은 모호함, 초기조건과 결과가 이어지지 않는 과학. 양자역학은 그런 것이었거든요.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라는 말로 양자역학을 비꼬기도 했던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이론을 바탕으로 양자역학을 다시 설명할 방법을 찾기 시작합니다.

모든 것을 같이 설명할 하나의 이론. 즉, 통일장 이론 같은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죠.

하지만 점점 명확해지고 시대의 대세가 되어가는 양자역학의 흐름 앞에서

젊은 과학자들은 전부 양자역학 연구에 뛰어들게 되고

우리의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은 외톨이 신세가 되어서 쓸쓸한 노년을 보내게 됩니다.

아인슈타인이 찾으려 했던 통일장 이론은 지금까지도 현대물리학의 큰 숙제 입니다.

최근에는 『끈 이론』 을 중심으로 수많은 이론물리학자들의 연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너무 나갔나요?

▶ 어쨌든 우리는 『광전효과』 라는 이론을 바탕으로

태양의 열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태양의 빛을 이용해서 전기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태양광발전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이 시작하고 현대 과학기술이 완성한 큰 성과물입니다.

 

▶ 그러나 놀랍게도

아인슈타인이 광전효과에 관한 논문을 쓰기 한참 전에 이미

태양의 빛을 이용해서 에너지를 만들고 사용하는 존재가 있었습니다.

무려 35억년 전입니다.

그들의 이름은 「시아노박테리아」 입니다. 세균입니다.

태양의 빛을 받아서, 초기 지구에 풍부했던 이산화탄소와 물을 가지고 에너지를 만듭니다.

광합성의 시작입니다.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을 통해서 그들의 활동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 시아노박테리아의 모습입니다.

태양광발전은 효율이 그렇게 높은것은 아닙니다.

발전을 통해 만들어진 에너지(전기)는 바로 쓰거나 배터리에 저장되어야 하죠.

배터리 자체도 그리 효율이 높지는 않지만

저장만 되어 있다면 우리는 이 전기를 원할때마다 편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 광합성 생물도 에너지를 만들면서 저장을 해야 했습니다.

에너지라는 것은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고, 빛이 없을때도 에너지가 필요하니까요.

광합성 생물은 포도당이라는 물질을 만드는 것으로 그 문제를 해결합니다.

먼저

이산화탄소(CO2)를 외부에서 받고, 물(H2O)도 외부에서 받습니다.

빛 에너지의 도움을 받아서

이산화탄소에서 탄소(C)와 산소(O)를 떼어내고, 물에서 수소(H)를 떼어내고, 그것을 가지고

포도당(C6H12O6)을 만들어버립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남는 산소는 밖으로 배출합니다.

포도당은 여러 형태로 변환이나 저장이 가능한 에너지원이거든요.

▶ 몇 억년에 걸친 시아노박테리아의 산소 배출은 지구의 대기에 산소를 풍부하게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산소를 소비하며 포도당을 분해하는, 『산소호흡』 을 하는 생명체들도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 원시지구에서 광합성을 했던 미생물들의 흔적입니다. 「스트로마톨라이트」 라고 부릅니다.

그 이전, 산소가 없는곳에서 생활했던 초기 생명체들은 갑자기 나타난 산소 때문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게 됩니다.

산소 라는 독가스 때문에 많은 수가 멸종했습니다.

동물과 식물이 아직 나타나기 전이었지만, 미생물 세계의 대멸종이 이때 일어났다고 이야기하는 과학자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는 산소가 없는 곳을 찾고 숨어들어서 살아남게 되고,

지금까지 「혐기성 미생물」 이라는 이름으로 대를 이어옵니다.

산소를 만나면 죽거나, 거의 활동을 못하는 미생물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유산균이나 비피더스균도 혐기성 미생물이고, 우리 뱃속의 대장에서 살고 있는 대장균도 혐기성 미생물이죠.

혐기성 미생물은 산소를 소비하는 우리들보다 훨씬 이전에 진화한, 까마득한 조상님들이 되는 셈입니다.

▶ 포도당은 아주 훌륭한 에너지 저장 방법이었습니다.

포도당은 단당류지만 모아서 설탕같은 이당류로 만들수도 있었고

시아노박테리아의 후손들은 설탕뿐만아니라 전분이나 셀룰로오스같은 다당류까지 만들어내면서

에너지를 저장하고 몸집을 불려나갔습니다.

우리가 식물이라고 부르는 생물입니다.

식물은 진화과정에서 시아노박테리아와 공생 계약을 맺습니다.

"세포 내부에서 안전하게 보호해 드릴테니 광합성을 해서 나에게 영양분을 공급해 주세요"

식물의 몸에서 광합성을 담당하는 엽록체

초기에 공생관계를 맺었던 시아노박테리아의 후손입니다.

수십억년 전에 살고있었던 단세포 생물이

지금 현재 우리 몸 세포속에 미토콘드리아 라는 이름으로 같이 공생하고 있는것과 비슷합니다.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는 모두 자체적인 DNA와 RNA를 가지고 있습니다.

식물은 엽록체, 그 속에 있는 엽록소의 도움으로

햇빛을 통해 포도당이나 설탕, 전분, 셀룰로오스같은 탄수화물을 만들어내는 생명체입니다.

사과, 배, 감자, 고구마 등은 전부 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내는 탄수화물의 다른 모습입니다.

포도당은 탄수화물의 가장 기본 형태죠.

▶ 포도당은 대부분 생명체의 가장 훌륭한 에너지원이 됩니다.

특히, 포도당 속에 있는 탄소(C)라는 원소는 수소와 산소를 모아서 포도당을 이루는 기초가 됩니다.

▷식물은 광합성이라는 훌륭한 방법으로 탄소를 모아서 포도당을 만들고

▷초식동물은 그 식물을 먹는 방법으로 포도당을 얻고

▷육식동물은 초식동물을 먹는 방법으로 포도당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호흡이라는 방법으로 포도당을 소비하고, 남는 물질인 이산화탄소는 밖으로 내보냅니다.

그러고보면 태양이라는 존재는

모든 생명체를 만들고 에너지를 공급하는 시작이면서

지구를 만들고 암석을 만들고 흙을 만드는 시작이었습니다.

앞에서 길게 설명 드렸습니다.

동물과 식물, 미생물이 모두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물질,

탄수화물로 쉽게 저장이 가능하면서도 산소를 이용해서 에너지로 바꿀수 있는 물질,

생명활동의 중심에는 항상 탄소가 있고,

▶ 탄소(C)를 중심으로 구성된 화합물을 우리는 『유기물』 이라고 부릅니다.

< 유기물의 뜻 >

앞에서 유기물의 뜻을 적어놓긴 했습니다만,

유기물이라는 말은 워낙 폭넓게 쓰이는 말이라서, 저런 기본적인 뜻으로는 완전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텃밭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농업에서 이야기하는 유기물의 뜻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화학에서 이야기하는 유기물의 뜻과는 좀 다르겠죠.

▶ 편하게 떠올릴 수 있는 유기물의 정의는

『동물과 식물, 미생물의 사체나 부산물』 이정도면 될까요?

단순히 죽어있다는 말 보다는 "죽어서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혹은 부식으로 변화가 완료된"

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수도 있겠네요.

『시간이 지나면 썩는 것』 이라고 개념을 잡으셔도 됩니다.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우리는 토양 관리에 대해 알아보려고 하니까 그냥 유기물이라는 말보다 토양유기물이라는 말이 더 좋겠습니다.

▲ 분해가 진행중인 토양유기물 입니다. 여러분들의 텃밭 상태는 어떤가요?

< 토양유기물의 형태 >

위에서 말씀드린 유기물, 그것들이 땅에 있으면 대략 다음과 같은 순서대로 변합니다.

1. 살아있는 생명체

2. 낙엽이나 가지, 배설물 등 동식물의 사체와 부산물이 썩기 시작한 상태

3. 아주 많이 썩었지만 조금씩 덩어리가 남아있는 상태

4. 분해가 끝나고 미세한 갈색이나 흑색의 물질만 남은 상태

대략 이정도로 정리될 수 있겠습니다.

▶ 1번부터 4번까지 진행되는 과정들은 전부 미생물이 진행합니다.

미생물이 잘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인지 아닌지에 따라서 진행 속도는 많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는 속도는 미생물이 대량으로 번식하는 속도와 비슷한 의미이고

온도, 수분함량, 유기물의 탄질비(C/N비)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 1번부터 4번까지 진행되는 과정들은 발효이기도 하고 부패이기도 합니다.

단어선택에 너무 신경 안쓰셔도 됩니다.

발효와 부패는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는 과정이라는 의미에서 보면 같은 말입니다. 다만,

사람에게 이익일때는 발효라는 말을 많이 쓰고, 사람에게 해로울때는 부패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퇴비만들때 곰팡이가 잔뜩 생기면,

퇴비화의 관점에서는 좋은 일이니 발효가 되고, 곰팡이를 무작정 싫어하는 분들에게는 부패가 되는 거죠.

사마귀가 식물 위에서 노린재를 잡아먹으면 익충이고, 이불속에서 나오면 해충이고.

내가 좋아하는 기타소리는 음악이고, 내가 싫어하는 기타소리는 소음이고.

산소가 없을때 번식하는 혐기성 미생물이 관여하면 부패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우리가 먹는 발효음식은 대부분 혐기성 미생물로 인한 혐기성 발효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런것은 아닙니다.

미생물의 종류는 상상을 초월할만큼 많습니다. 분해과정이 호기성이나 혐기성으로 간단히 나뉘는 것은 아닙니다.

혐기성 미생물은 산소호흡을 하지 않기 때문에 완전 분해가 되지 않고 중간 산물이 생깁니다.

그 과정에서 냄새가 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 중간 산물과 냄새가 유익한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용도에 따라 다르겠죠.

단어가 주는 느낌 때문에 '혐기성'이라는 말을 싫어하는 분들도 계실테지만

혐기성 미생물도 내기성 혐기성 미생물, 통성 혐기성 미생물, 편성 혐기성 미생물 등으로 종류가 다양하고

우리가 좋아하는 유산균도 혐기성 미생물에 속합니다.

김치는 혐기성 세균이 많이 모여서 먹으면 맛있는 김치가 되지만, 호기성 세균이 더 많아지면 골마지가 생깁니다.

음식, 퇴비, 액비 등의 제조 과정에서 발효와 부패는 서로 다르게 이야기될 수 있습니다.

▶ 1번부터 4번까지 진행되는 과정들을 다른 말로 퇴비화 과정 이라고 부릅니다.

결국 퇴비를 만드는 목적은 유기물을 분해시켜서 부식을 만드는 과정이고,

퇴비화가 완료되었다는 뜻은 유기물이 부식과 무기물로 변했다는 뜻입니다.

미생물들은 모든 유기물을 물과 이산화탄소, 그리고 몇 몇 무기물들로 최종 분해합니다.

< 부식 >

⊙ 부식의 뜻

▶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 땅 위에서는 많은 일이 벌어집니다.

낙엽이 떨어지기도 하고,

나뭇가지가 떨어지거나 과일이나 종자가 땅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연한 풀이 쓰러지기도 하고, 단단한 나무껍질이 벗겨져서 떨어지기도 합니다.

멧돼지나 오소리가 똥을 누기도 하고, 새들이 지나가다가 똥을 흘리기도 합니다.

벌레들이 탈피를 하고 껍데기를 남기기도 하고, 죽어서 떨어지기도 합니다.

다람쥐가 도토리를 까먹다가 흘리기도 하겠죠.

지렁이가 밖으로 나왔다가 미처 땅속으로 못들어가고 말라서 죽기도 할겁니다.

수백억 수천억 이상의 미생물들이 먹이활동을 하고, 분비물을 내뿜고, 죽어서 분해되기도 합니다.

이 모든 생명체의 흔적들은 각각 다른 방법으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됩니다.

더운 날과 추운 날의 분해가 다르고, 건조한 날과 비오는 날의 분해가 달라집니다.

어떤 때는 분해과정에서 중간 부산물이 많이 생기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완전 분해되는 경우도 생깁니다.

분해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물질들은

당류나 전분같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질, 수지, 셀룰로오스나 리그닌 같은 물질들이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전부 유기물이라고 불립니다.

그 중에서 구조가 간단한 것들은 빨리 분해되어서 물과 이산화탄소로 바뀌고 다시 식물 뿌리에 에너지를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셀룰로오스나 특히 리그닌 같은 아주 복잡한 구조의 화합물인 경우에는

분해되는데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립니다.

( 셀룰로오스는 풀의 섬유질, 리그닌은 나무의 단단한 성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미생물들이 죽어서 엉겨붙기도 하고, 미생물의 대사산물, 주위의 여러가지 물질들이 환경에 따라 결합과 분해를 반복하게 되고

결국은 아주 복잡한 고분자 물질이 남게 됩니다.

주로 리그닌과 단백질의 복합체 입니다. 주로 짙은 갈색이나 검은색을 나타냅니다.

▶ 이것을 우리는 부식(Humus) 이라고 부릅니다.

쇠가 녹이 슨다는 의미도 아니고, 곁들여 먹는 음식이란 뜻도 아닙니다.

부식의 의미를 다시 정리하면

▶ 흙 속에 들어간 유기물을 미생물들이 먹기 시작해서

긴 시간동안 분해되고, 다시 뭉치는 과정을 반복하여

최종적으로 분해가 잘 안되는(시간이 오래 걸리는) 갈색이나 검은색의 알갱이가 된 것을 말합니다.

⊙ 부식의 역할

부식은 화학적으로 안정된 상태라서 분해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작물에 필요한 주요 양분들을 공급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 크기는 지난 시간 말씀드렸던 점토와 비슷하고, 하는 역할도 점토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점토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정도로 흙의 성질에 이로운 효과가 큽니다.

부식은 고분자 화합물입니다.

모든 부식이 같은 성분인 것은 아니기에 특정한 화학식이나 구조로 정리될 수는 없습니다.

 

산 속에 있는 부엽토 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죠?

대부분 검은색입니다.

나뭇잎이나 나뭇가지, 벌레들, 동물의 배설물 등이 아주 긴 시간 분해되어서

최종적으로 부식이 형성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색깔이 까맣습니다.

부엽토란 부식이 많이 섞여있는 흙 이라고 말해도 무리가 없습니다.

부식은

▷ 물을 흡수하는 성질이 아주 좋습니다.

▷ 흙의 구조를 좋은 방향으로 바꿉니다.

▷ 어두운 색으로 인해 빛을 더 잘 받고 흙 온도를 높입니다.

▷ 주위에 급격한 환경변화가 생길때 흙에 주는 충격을 줄여줍니다.

▷ 중금속이 들어갔을 때 둘러싸서 해로운 성질을 억제합니다.

▷ 비료를 머금고 있는 능력이 아주 좋습니다.

▷ 인산의 고정을 억제합니다. 사용가능한 인산으로 만듭니다.

▷ 무기양분의 저장고 역할을 하며 꾸준하게 양분을 공급합니다.

▷ 식물에게 유익한 자극을 주고 생육을 촉진합니다.

▶ 농사 관련 자료를 찾으면 흔히 나오는 말.

토양유기물.

토양유기물의 역할, 중요성. 이런 말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토양유기물은 대부분의 경우 「부식」 을 뜻합니다.

흙 속에 포함된 부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식물이 건강하게 자라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흙의 구성물질.

암석이 풍화되어 흙이 만들어집니다만, 토양유기물도 이라는 개념에 포함되고,

흙을 이루는, 흙의 성질에 영향을 주는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흙 알갱이의 크기에 따른 텃밭 관리 뿐만 아니라

유기물도 중요하게 관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유기물과 부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에 기회있을 때 다시 정리해 보겠습니다.

< 다음에 계속됩니다 >

※ 저작권 논란을 피하기 위해 본문에 사용된 사진이나 그림은 농촌진흥청 공개자료와 외국사이트에서 가져옵니다.

물론 허락은 안받았습니다.

이 게시글은 가능한 카페 내에서만 소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