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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학(農學)

텃밭 토양 관리 - 6 (지렁이와 떼알구조)

by 음악감독 2024. 4. 13.

네이버 카페 '지성아빠의 나눔세상' 에서 제가 2021년부터 연재하던 글입니다. 

여기로 복사해서 옮겨옵니다. 

 

 

 

다수확 농사비법? 이런 것은 아닙니다.

농사짓는데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나? 생각되지만

읽고나면 뭔가 도움이 된 듯한, 그런 이야기를 적어 보려고 합니다.

이전 게시글 확인 안하신 분들은 먼저 읽고 이 글을 읽으시는게 도움됩니다.

 

▶ 옛날 영국에 생물학과 지질학을 좋아하던 젊은 박물학자가 있었습니다.

이십대 초반에 그는 운 좋게도 교수님의 추천을 받아서

학술 조사선에 올라 5년간 전 세계를 돌며 자료수집과 조사를 하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항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밤낮으로 수집한 표본을 연구하던 그는 건강이 안좋아집니다.

몇 년 간 배를 타기도 했었고, 연구에 너무 몰두했던 탓이겠죠.

마침 한적한 시골에 자리를 잡고 살고 있던 외삼촌의 도움으로 그집에서 요양을 하게 됩니다.

그의 나이 스물 일곱이 되던 1837년의 일입니다.

어느날 외삼촌은 이 조카에게 흥미로운 사실을 알려줍니다.

자신이 몇 년 전에 목초지에 뿌렸던 잿가루와 벽돌 조각이

지금은 땅의 몇 인치 아래에 묻혀있다는 사실입니다.

" 불과 몇 년 만에 땅위에 새 흙이 이만큼 생긴건가요? "

"이것은 분명히 지렁이들이 끊임없이 땅 위에 흙을 배출하기 때문일것이야 "

외삼촌은 조카에게 자신의 추측을 알려줍니다.

젊은 학자는 이때 부터 강한 호기심을 느끼고 지렁이를 연구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같은 해 런던 지질학회에 『비옥토의 형성』 이라는 짧은 논문을 발표합니다.

연구를 계속하면서 그는

" 비옥토(토양의 가장 비옥한 표층)를 만들어 내는 것은 지렁이의 활동이다 "

라는 신념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몇 년 뒤에 추가된 내용으로 다시 논문을 지질학회에 발표합니다.

지렁이는 기껏해야 흙에 구멍이나 뚫는 존재라고 생각하던 그 당시 사람들은

이 젊은 학자의 의견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 학자는 여기에 위축되지 않고 연구를 계속합니다.

자신의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일정한 면적에서 일정한 시간에 지렁이가 배설하는 분변토의 양을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지표면에 있던 물체가 땅속에 매몰되는 현상을 조사하고,

지렁이가 지표면으로 내보내는 똥 한 무더기의 양을 1년 단위로 측정합니다.

지렁이가 흙을 옮긴다는 사실을 객관적, 정량적으로 증명하기 위해서 입니다.

연구는 아주 길게 계속됩니다.

▶ 45년이라는 긴 세월에 걸쳐 연구를 계속한 그는

겉으로 보기에 땅의 표면은 변동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지렁이가 땅속의 흙을 분변토로 지표면에 배설하는 관계로 땅속은 공간이 형성되었다가 붕괴되어 자연적으로 매몰된다.

이런 영향으로 지표면에 있던 물체는 서서히 가라앉는다.

이런 사실을 밝혀내게 되고

1881년, 70대 노인이 된 그는 마침내 『지렁이의 활동과 분변토의 형성』 이라는 논문을 세상에 발표합니다.

 

 

여기서 그는

로마시대의 유적지와 스톤헨지의 거석이 어떻게 땅에 묻히게 되었는지 설명합니다.

그리고

지렁이는 땅속에 무수한 굴을 파 땅을 갈아엎고, 흙을 먹고 배설해 분변토를 만들어 땅을 비옥하게 해 준다.

땅은 그대로 멈춰 있는 게 아니라 지렁이에 의해 끊임없이 순환하고 있다.

라고 설명합니다.

한평생 지렁이 연구를 쉬지 않은 그는

이 책을 통해, 세상사람들이 지렁이를 다르게 바라보도록 만드는데 성공합니다.

지렁이가 하찮은 존재라고 생각했던 생물학계는 큰 충격을 받게 됩니다.

그로 인해 지렁이는

없어도 그만인 생물에서 없으면 안되는 아주 소중한 생물로 바뀌게 됩니다.

그리고 그의 영향으로 농업과 오염물질 처리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지렁이 연구가 지금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큰 업적을 남긴 이 과학자는 논문을 발표한 다음해인 1882년 사망합니다.

▶ 이 사람의 이름은

「찰스 다윈 (Charles Darwin)」 입니다.

『종의 기원』 이라는 저서를 발표해 진화론을 정리하고

생물학에 혁명에 가까운 변화를 일으킨,

지금까지 우리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유명한 과학자 입니다.

어떤 벌판이든 지표의 흙 전체가 몇 해 단위로 지렁이 몸통을 거쳐 왔고,

앞으로도 거쳐 갈 것이라 생각하면 놀랍기만 하다.

쟁기는 사람의 발명품 가운데 가장 오래된 소중한 것에 속한다.

하지만 사실 사람이 지구에 살기 훨씬 오래전부터 지렁이들이 땅을 규칙적으로 쟁기질해 왔고

지금도 변함없이 땅을 갈고 있다.

세계사에서 이 하등동물에 버금갈 만큼 중요한 일을 한 동물들이 있기나 한지 의문이다.

- 찰스 다윈 -

여러분들은 지렁이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 지렁이 몸의 특징 >

지렁이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려고 합니다.

징그럽다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테지만 친하게 지내면 도움이 될겁니다.

자주 보면 익숙해집니다.

▶ 당연한 이야기지만 지렁이는 앞 뒤가 있습니다.

아래쪽과 위쪽도 있습니다.

제일 앞에 입이 있어서 먹이를 먹고 제일 뒤에 있는 항문으로 배설합니다.

 

크기는 작지만 있을 건 다 있습니다.

뇌도 있고 혈관도 있고 단순하지만 심장도 여러개 있습니다.

모래주머니가 포함된 길고 튼튼한 소화기관도 있습니다.

유기물들을 흙과 함께 먹기 때문에 소화기관은 튼튼해야 합니다.

지렁이 입을 본 적 있으신가요?

 

튼튼한 입주머니로 입을 보호하고 흙을 헤집기도 합니다.

▶ 몸을 둘러싸고 있는 마디들을 체절 혹은 환절 이라고 부르는데

체절마다 센털 이라고 부르는 4쌍의 털이 나 있습니다.

덕분에 뒤로 밀려나지 않고 앞으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피부에서는 항상 끈적한 점액이 분비됩니다.

점액은 이동할때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땅 속 지렁이굴 안쪽을 덮어서 잘 무너지지 않게 합니다.

▶ 피부에 있는 혈관을 통해서 피부호흡을 합니다.

그래서 주로 햇빛이 없고 습도가 높은 날이나 밤에 밖으로 나와서 먹이를 먹거나 먹이를 물고 들어갑니다.

 

지렁이는 물 속에서도 오래 버틸 수 있지만

지렁이 구멍 속에 물이 들어가면 산소가 줄어들고 이산화탄소가 늘어나기 때문에

비오는 날이면 지렁이는 밖으로 나옵니다.

나오면 고생입니다. 지렁이는 햇빛을 아주 싫어하거든요. 자외선이 피부에 해를 끼치기도 합니다.

운 좋게 땅 속으로 다시 들어가기도 합니다만,

시멘트 바닥이나 아스팔트라도 만나면 들어갈 곳을 잃고 헤메다가 말라서 죽기도 합니다.

▶ 지렁이는 알을 낳습니다.

지렁이 몸에서 유난히 두껍고 옅은 색의 마디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번식기가 가까워지면 몸 앞쪽의 체절이 합쳐져서 부풀고 색이 없어집니다.

그 마디를 환대 라고 부릅니다. 생식기 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렁이는 암수한몸 이지만

다른 지렁이와 환대가 있는 몸 앞부분 배를 맞대고 정자를 교환하는 식으로 교미를 합니다.

교미가 끝나면 하얀 알을 낳습니다.

처음에는 하얀 색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랜지색으로 바뀝니다.

알 하나에서 여러마리의 지렁이가 나옵니다.

 

 

지렁이는 생태계에서 제일 밑바닥입니다. 그래서 번식력이 아주 좋아야 합니다.

지렁이 한두마리가 일년이면 수백마리에서 수천마리까지 번식 가능합니다.

물론 지렁이가 살기에 알맞은 환경일때 그렇죠.

< 지렁이는 흙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

▶ 지렁이는 끊임없이 먹습니다.

매일 자신의 체중만큼 먹어대는 대식가 입니다.

죽은 식물의 뿌리나 나뭇잎, 동물의 배설물 등 흙에 있는 유기물은 전부 다 먹습니다.

음식물쓰레기도 잘 먹습니다.

지렁이가 많은 밭에서는 금방 없어집니다.

먹을때는 흙과 함께 먹기도 하고 소화기관에서 나오는 소화액으로 유기물 속의 영양분을 몸으로 흡수합니다.

소화기관에는 모래주머니도 달려 있어서 단단한 흙 알갱이들을 부수기도 합니다.

소화율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고, 흙을 소화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입으로 먹었던 흙은 뒤쪽 항문으로 대부분 나오게 됩니다.

지렁이가 먹고 배설한 똥을 우리는 분변토 라고 부릅니다.

다른 동물의 똥과는 다릅니다. 지렁이는 흙을 먹고 흙을 배설하기 때문에 지렁이 똥은 그냥 흙입니다.

물론 그냥 흙은 아니고 영양분이 풍부한 흙이죠.

 

지렁이 분변토에는 질소,인산,칼리 함량이 아주 높습니다. 칼슘이나 마그네슘 등의 무기양분도 많습니다.

그래서 지렁이 분변토는 비료로도 쓰입니다.

혹시 지렁이 분변토를 구입해 보신분 계신가요? 아주 비싼 흙입니다.

지난 게시글에서 천적곤충도 돈을 주고 사는 시대라고 말씀드렸는데,

소똥 뿐만 아니라 지렁이똥도 돈주고 구입하는 시대입니다.

한 마리의 지렁이는 매년 10~20kg 의 분변토를 만듭니다.

▶ 지렁이 몸을 통과한 나무 뿌리나 나뭇잎 조각 등은 아주 작게 조각난 상태로 나오고

표면적이 엄청나게 넓어지기 때문에 아주 많은 미생물들이 번식하게 됩니다.

지렁이 소화기관에는 다양하고 풍부한 미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분변토에는 이 미생물들이 아주 많이 포함되어 있고,

식물이나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미생물들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지렁이가 많은 곳의 흙에 있는 낙엽 같은 큰 유기물 조각은

지렁이와 그 도움을 받은 미생물의 역할로 금방 분해되어 흙의 영양분이 되고 부식이 만들어지지만

지렁이가 거의 없는 곳의 흙에 있는 낙엽이나 나뭇가지들은

분해되는데 엄청나게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유용미생물을 뿌려주는 것보다 지렁이가 훨씬 빠릅니다.

큰 모래입자가 지렁이의 모래주머니를 통과하며 아주 작은 모래입자로 부서져서 나오기도 합니다.

지렁이의 존재 여부에 따라서 지표면 흙의 부식 함량이나 흙의 구조는 차이가 아주 많이 납니다.

▶ 지렁이 분변토의 pH 는 7 부근을 나타냅니다.

산성을 나타내는 흙 때문에 석회 비료를 쓰신 적 있으신가요?

먹이의 종류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나긴 하지만

산성을 나타내는 흙과 그 속의 유기물을 먹어서 중성에 가까운 흙을 몸 밖으로 배출합니다.

결국 지렁이의 숫자가 많으면 그곳의 흙은 산성이나 알칼리성을 벗어나서 중성에 가까워집니다.

지렁이 분변토는 중성이기 때문에 흙에 섞어주면 흙의 산도 교정에도 도움이 됩니다.

▶ 지렁이 분변토는 흙의 떼알구조(입단구조)를 만듭니다.

거친 유기물 입자와 거친 흙 덩어리들은 지렁이의 몸을 거치고 나면

몽글몽글한 떼알구조의 부드러운 흙으로 바뀝니다.

지렁이의 숫자에 따라서 텃밭의 흙 전체가 점차 떼알구조의 흙으로 바뀝니다.

점토가 많아서 투수성과 통기성이 안좋더라도 떼알구조의 흙이 되면 투수성과 통기성이 월등히 좋아집니다.

지렁이가 만드는 떼알구조의 흙은 내수성이 좋아서 물이 스며들어도 잘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 지렁이는 땅 속에 수직과 수평으로 굴을 많이 만듭니다.

지상부의 유기물을 땅 속으로 이동시키기도 하고 땅 깊은 곳의 흙을 땅 위로 올리기도 하면서

천천히 아래쪽과 위쪽 흙을 섞어줍니다.

지표면의 흙과 깊은 곳 사이의 층을 없애고 흙을 균일한 구조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 지렁이의 몸에는 끈적이는 물질이 나오고

지렁이가 땅 속에 만드는 굴은 쉽게 파괴되지 않고 잘 유지됩니다.

끈적이는 물질은 지렁이 대사활동의 산물입니다. 주로 암모니아와 많은 영양 성분이 있어서 식물에게 큰 이로움을 줍니다.

지렁이가 많으면 1제곱미터 당 수십개에서 수백개씩 땅 속 굴이 만들어질수 있고

토양 공극과 기상을 높여서 투수성과 통기성을 아주 많이 높여줍니다.

식물 뿌리에 산소공급이 풍부하게 해주고 뿌리가 잘 자라게 합니다.

▶ 지렁이의 몸에는 단백질이 아주 많습니다.

한마리의 지렁이가 죽으면 그곳에서 10mg 정도의 질산태 질소가 만들어지고

지렁이가 많은 곳에서는 지렁이가 죽으면서 생기는 질소비료만으로도

농작물이 자라는데 필요한 양 이상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지렁이는 살아서 뿐만 아니라 죽어서도 아주 큰 일을 하는 셈입니다.

▶ 지렁이는 덩치 큰 유기물을 끊임없이 작게 분해하기 때문에

지렁이가 많은 곳에서는 흙 속의 미생물 숫자가 급격히 늘어납니다.

흙 속 생태계의 다양성을 유지하면서 숫자도 늘려주기 때문에

특정 병원성 세균이 대량 번식하는 현상이 줄어듭니다.

안정적인 미생물 생태계가 유지됩니다.

▶ 지렁이가 많은 땅은 지렁이의 경운 작용으로 인해

작은 굴이 상하좌우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상태입니다.

공극이 많이 늘어나고 땅이 팽창되어 있는 상태라서 밟을때 아주 푹신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땅이 흡수할 수 있는 물의 양이 아주 많이 늘어납니다.

 

비가 많이 올 경우 지렁이가 많은 땅은

물을 표면에서 흘리거나 넘치게 하지 않고 땅 깊은 곳까지 흡수해서

식물에게 필요한 물을 오랜시간 저장하고 근처 지하수의 양을 풍부하게 만듭니다.

< 지렁이 분변토에 의한 피해 >

가끔씩 지렁이 때문에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올라옵니다.

지렁이가 많아서 힘든데 어떻게 없애죠? 하는 글입니다.

대략 두 가지 정도의 이유입니다.

1. 지렁이를 너무 징그러워 하고 무서워 하는 분들

2. 비만 오면 올라오는 잔디밭 분변토 때문에 보기 싫어하시는 분들

1. 지렁이가 싫고 무서운 분들은 어쩔수가 없습니다.

농사에 큰 도움이 되는 생물이라고 생각하고 익숙해지셔야 합니다.

지렁이가 많다는 것은 달리 생각하면 땅의 상태가 농사짓기에 아주 좋다는 의미입니다.

토양살충제, 비닐멀칭, 화학비료(암모니아태 질소), 잦은 경운을 해주시면

지렁이는 숫자가 많이 줄어듭니다.

밭지렁이는 평소에 땅 깊은 곳에서 살기 때문에 평소에는 토양살충제나 일반 살충제가 피해를 주기 어렵습니다.

토양살충제는 흙에 달라붙는 성질이 강하거든요.

비가 오면 밖으로 나오기 때문에 지렁이에게 토양살충제를 쓰시려면 비가 오기 전날에 사용하세요.

거의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토양살충제 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살충제가 비슷한 효과를 줍니다. 비가 오면 땅으로 스며듭니다.

2. 비가 오면 항상 지렁이 똥무덤이 여러개씩 올라오는 잔디밭이 있습니다.

미관상의 이유로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비가 오면 지렁이 굴이 물과 흙으로 채워지기 때문에

지렁이는 빠른 속도로 흙을 밀어내고 흙을 먹어서 바깥에 배설합니다. 집안 청소를 하는 셈이죠.

그 결과로 몽글몽글 흙무덤이 곳곳에 생깁니다.

지렁이 분변토 때문에 힘들다면 잔디를 아주 잘 기르신겁니다.

 

▷ 지렁이 먹이는 유기물입니다. 잔디를 깎고 나서 최대한 깨끗하게 부산물을 치우시면 도움됩니다.

▷ 유안 등의 암모니아태 질소 비료를 자주 사용하시면 유기물 분해 효과와 함께 흙이 산성화되고 지렁이가 줄어듭니다.

▷ 지렁이를 잡기 위한 토양살충제는 비오기 전날 사용하셔야 효과 있습니다.

▷ 거친 모래로 자주 배토 작업을 해주시면 지렁이 숫자를 줄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 떼알구조 >

흙은 단순히 돌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원소들의 결합입니다.

암석에는 종류별로 다양한 화학성분이 존재합니다.

거기에 유기물이 섞여 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한 줌의 흙에는 수천억 이상의 미생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흙은 움직이고 계속 변하고 있습니다.

밭을 갈아주거나, 온도에 따라 늘어나거나 줄어들거나,

토양생물, 유기물, 점토 등이 결합하거나 하는 이유로

흙은 서로 뭉치게 됩니다.

▶ 경운 등 사람의 힘에 의해서 생기는 지름 2cm 이상의 흙 덩어리를 토괴 라고 부르고

유기물, 점토, 양이온, 지렁이나 미생물 등 다양한 생물의 작용으로 만들어진 덩어리를

『입단』 이라고 부릅니다.

입단은 보통 지름 2cm 이하의 크기로 존재하며

0.25mm 이상의 입단은 대입단

0.25mm 이하의 입단은 소입단

이라고 부릅니다.

입단 이라는 말은 우리말로 떼알 이라고 부르고,

이렇게 만들어진 흙의 입단구조를 떼알구조 라고 부릅니다.

▶ 이게 어떤 의미인가 하면

지난 시간에 이야기했던 흙 알갱이들의 크기별 분류.

모래, 미사, 점토.

이런것들이 하나씩 따로 있는게 아니라

여러가지 원인으로 뭉쳐져서 하나의 알갱이처럼 작용한다는 의미입니다.

점토가 많은 흙

그러니까 식토나 식양토가 가지는 장점과 단점.

물을 머금을 수 있는 능력과 양분을 머금을 수 있는 능력이 아주 크다는 장점이 있지만

물이 빠지는 속도가 많이 느려서 과습 피해나 산소 부족 문제가 있을 수 있는 단점이 있죠.

장점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단점을 모두 해결해주는 구조.

▶ 떼알구조의 흙은

물을 머금는 보수력과 양분을 머금는 보비력이 아주 크고

물 빠지는 속도도 빠르고, 통기성도 훌륭한. 그런 흙입니다.

▷ 토양입자와 입자 사이의 공극(소공극)은 보수력을 책임지고

▷ 입단과 입단 사이의 공극(대공극)은 배수력을 책임집니다.

이런 떼알구조를 누가 만드냐구요?

점토, 미생물, 식물뿌리,

그리고 위에서 설명드린 지렁이가 만듭니다.

지렁이가 만드는 떼알구조는 내수성이 좋아서 물을 뿌려도 잘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금방 경운을 마친 흙은 보들보들 부드럽게 부서지고 통기성이 좋을 것 같지만

비를 잠시만 맞아도 그 흙의 공극은 전부 무너지고 뭉쳐집니다.

점토가 많은 흙은 금방 뻘밭이 됩니다.

떼알구조가 만들어진 흙은

비를 조금 맞거나 땅 속으로 물이 흘러든다 해도 형태가 유지되고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물에 젖어도 투수성과 통기성이 유지됩니다.

▶ 떼알구조를 만드는 요인

1. 양이온의 작용

「식물의 영양 흡수」 게시글에서 설명드린 적이 있습니다.

토양입자는 음이온을 띠고 있기 때문에 양이온은 점토 사이를 연결하여 떼알구조를 만듭니다.

특히 2가 양이온인 칼슘(Ca)은 떼알구조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지렁이 분변토에는 칼슘이 풍부합니다.

2. 석회의 작용

석회는 산성토양을 중성으로 만드는 효과가 있고, 미생물의 활동을 크게 늘립니다.

결국 유기물의 분해를 활발하게 만들고 떼알구조를 만듭니다.

3. 유기물의 작용

특히 분해가 덜 된 유기물은 미생물의 숫자를 크게 늘리기 때문에 떼알구조를 만드는데 도움이 됩니다.

퇴비나 녹비 등의 유기물은 그 자체로 토양 입자간의 결합제로 작용하여 떼알구조를 만듭니다.

토양미생물이나 지렁이가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듭니다.

짚류나 산야초 같은 거친 유기물이 많은 퇴비를 매년 다량 사용하면

부식 함량을 크게 늘릴 수 있고 떼알구조가 잘 만들어집니다.

4. 토양 미생물의 작용

균류(곰팡이나 효모, 버섯 등)가 만드는 균사, 각종 미생물들이 내는 분비물은 떼알구조를 만듭니다.

특히 지렁이 분변토의 떼알구조를 만드는데도 도움을 줍니다.

5. 식물 뿌리의 작용

식물이 수분을 흡수하면 뿌리 주위의 토양 수분이 줄어들며 수축합니다.

식물 뿌리가 내는 물질로 인해 끈적임이 생기고 떼알구조가 만들어집니다.

뿌리가 죽으면 미생물들이 분해를 시작하며 떼알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잔뿌리가 많은 식물, 콩과 식물 등은 떼알구조가 만들어지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 떼알구조를 파괴하는 요인

1. 나트륨(Na)은 떼알구조를 파괴합니다.

2. 토양이 산성으로 바뀌면 떼알구조가 파괴됩니다.

3. 유기물이 지속적으로 공급되지 않으면 떼알구조가 파괴됩니다.

4. 옥수수, 목화, 사탕무 등은 떼알구조를 파괴합니다.

5. 수분이 너무 많거나 너무 적은 환경에서의 경운(밭갈이)은 떼알구조를 파괴합니다.

6. 잦은 경운(밭갈이)은 떼알구조를 파괴합니다.

7. 땅의 습도, 온도변화가 심하면 떼알구조가 파괴됩니다.

비가 그치고 시멘트 바닥에서 갈 곳 잃고 헤메는 지렁이를 보신다면

슬쩍 주워서 밭에 넣어주시는게 어떨까요?

제비처럼 박씨를 물고 오지는 않겠지만

수십만원어치 분변토를 만들어서 보답할겁니다.

< 다음에 계속됩니다 >

​※ 지렁이의 종류는 아주 다양합니다.

지렁이농장 등에서 사육하는 지렁이는 주로 5~10cm 정도 길이의 얕은 흙에 사는 「붉은줄지렁이」 종류고

밭에서 자주 발견되는 지렁이는 길이가 훨씬 더 길고 깊은 흙에 사는 「밭지렁이」 종류입니다.

위에서 설명한 지렁이는 '평균적인' 지렁이 입니다. 종류별로 생활환경이나 습성 등 약간의 차이는 있습니다.

※ 저작권 논란을 피하기 위해 본문에 사용된 사진이나 그림은 외국사이트에서 가져옵니다.

물론 허락은 안받았습니다.

이 게시글은 가능한 카페 내에서만 소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