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페 '지성아빠의 나눔세상' 에서 제가 2021년부터 연재하던 글입니다.
여기로 복사해서 옮겨옵니다.
다수확 농사비법? 이런 것은 아닙니다.
농사짓는데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나? 생각되지만
읽고나면 뭔가 도움이 된 듯한, 그런 이야기를 적어 보려고 합니다.
이전 게시글 확인 안하신 분들은 먼저 읽고 이 글을 읽으시는게 도움됩니다.
⊙ 산에서 이런 것을 본 적 있으신가요?
산이 아니라 집 주변에도, 시골이 아니라 도시에서도 자주 보입니다.
이게 뭐지? 하고 만져보면
아주 얇은 비닐처럼 나풀거리는 느낌.
그다지 느낌이 좋은 색깔이 아니라서 만지기가 어렵기도 합니다.
먼지가 쌓여서 생긴건가? 아니면 이끼같은 종류인가? 하고 넘기기도 합니다.
이끼라고 알고 계신분들도 많을겁니다.
바위에서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바위에서는 조금 다른 모습입니다.
동그랗게 얼룩처럼 보이기도 하고, 위 사진처럼 불규칙적인 무늬를 보이기도 합니다.
곰팡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 『지의류』 라고 부르는 생물입니다.
'땅의 옷' 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끼와는 다른 생물입니다.
이끼는 녹색이나 갈색을 나타내는데, 지의류는 회색이 섞인 녹색, 주황색, 노란색 등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곰팡이도 아닙니다.
지의류는 균류와 조류의 공생체 입니다.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려우시죠?
눈에 잘 안보이는 작은 생물들의 분류는 좀 어렵습니다.
▷ 균류 라는 것은 곰팡이나 효모, 버섯 등이 속하는 생물 집단입니다.
버섯은 곰팡이와 같은 종류입니다. 다같이 균류에 속하니까요.
어쨌든 균류는 곰팡이, 표모, 버섯 등이 포함되는 진핵생물의 분류 중 하나입니다.
동물도 아니고 식물도 아니고 세균(박테리아)도 아닙니다.
▷ 조류 라는 것은 주로 물에서 사는 원생생물입니다. 대부분 광합성을 합니다.
녹조현상 이라고 들어보셨죠?
호수나 저수지에 조류가 많아지면 녹조현상이 생깁니다.
바다에서 조류가 대량 번식하면 적조현상이 생깁니다.
조류는 광합성을 하지만 식물에 속하지는 않습니다.
이런 두 종류의 생물이 공생합니다.
서로 주고 받으면서 하나의 생물처럼 살아갑니다.
송이버섯 잘 아시죠?
송이버섯은 소나무와 공생합니다.
소나무가 광합성으로 만들어낸 탄수화물을 공급받고 자신이 흡수한 물과 양분을 소나무로 공급해줍니다.
물론 송이버섯은 소나무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하지만 소나무에게는 송이버섯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입니다.
▶ 지의류에서 보이는 균류와 조류의 공생은 다른 종류의 공생입니다.
다른 생물들은 서로 독립적으로 생활하다가 나중에 공생하지만
지의류에서 균류와 조류는 처음부터 같이 생활해서 한 몸을 이룹니다.
균류는 균사를 이용해서 물을 흡수하고 조류에게 물을 공급하고 둘러쌉니다.
조류는 광합성을 통해 균류에게 탄수화물을 공급합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지의류는
조류나 균류가 살지 못하는 극한 환경에서도 잘 살아남습니다.
물론 지의류를 구성하는 균류 특성상 물 속에서는 살지 못하지만
다른 식물들이 살지 못하는 남극에서도 살고
아주 고도가 높은 산 위에서도 살아남습니다.
그리고 단단한 바위 표면에서도 살아남아서 바위 표면을 분해하기도 합니다.
바위가 흙으로 바뀌고 식물이 살 환경이 만들어지는데는 지의류가 큰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식물 군락의 개척자」 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 「석이」 를 아시나요?
지의류는 종류가 무척 많습니다.
세계적으로 몇 만종 이상이 살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만 몇 백종 이상이 됩니다.
바위 위에서 사는 지의류는 높이가 없이 무늬처럼 붙어서 살아가기도 하고
나뭇잎처럼 생긴 지의류도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버섯으로 알고 있는 석이 도 지의류 입니다.
▶ 약초로 잘 알려진 송라 를 아시나요?
송라도 지의류 입니다.
지의류는 종류가 많은 만큼 성질도 다양해서
옛날부터 사람들은 여러가지 용도로 지의류를 사용했습니다.
염색을 하는데 쓰기도 하고, 소독이나 방충제의 원료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산과 염기를 판별하는 지시약으로도 사용됩니다.
리트머스 입니다.
▶ 리트머스 종이는 다들 잘 알고 계실겁니다.
리트머스 이끼(Roccella tinctoria) 라고 불리는 지의류를 추출한 용액에 종이를 담갔다가 말린 것입니다.
이끼라고 불리지만 이끼는 아니고 지의류 입니다.
▲ 리트머스 이끼(Roccella tinctoria) 의 모습입니다.
이것으로 산과 염기의 구별이 가능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살지 않는 지의류라서 전량 수입해서 사용합니다.
리트머스 종이는 산과 염기를 쉽고 빠르게 구분할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밀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물론 결과는 정확하지만
값싼 리트머스 종이는 pH 5.0 보다 낮아야 산성으로 나오고, pH 8.0 보다 높아야 염기성으로 나옵니다.
중간 단계가 너무 넓습니다. 그리고 단계 구분이 어렵습니다.
비싼 리트머스 종이는 세분화된 단계 측정이 가능하긴 합니다만 그 또한 정밀하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 입니다.
어쨌든 오늘 이야기할 내용은 산성을 나타내는 흙입니다.
말은 많이 들으셨을겁니다. 도대체 어떤 의미이길래 산성 토양이 그렇게 안좋다고 이야기하는지.
리트머스 종이 같은 것으로 간단하게 측정이 가능하면 좋을텐데 말이죠.
< 산(acid)이란? >
▶ 산(acid) 이라는 것은
물에 녹아서 수소이온(H+)을 내놓는 물질을 말합니다. 혹은
염기(base)와 반응하여 염(salt)을 형성하는 물질을 말합니다.
머리 아픈 분들 계시죠?
정확한 정의는 아닙니다만 그냥 뒤에 '산' 자가 붙은 물질은 산이다. 라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산은 신맛이 납니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황산이나 염산은 맛을 보면 큰일납니다.
식초는 아세트산(빙초산)이 들어있어서 신맛이 납니다.
신김치의 신맛도 아세트산(혹은 젖산)이 생겨서 나는 맛이고,
오래된 막걸리에 신맛이 나는 이유도 아세트산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물론 산이라고 해서 모두 신맛이 나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로,
아세트산과 빙초산과 초산은 모두 같은 말입니다.
(옛날에는 질산을 초산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일본식 표현입니다.)
순도가 높은 아세트산은 16도 근처에서 얼기 때문에
서늘한 온도라면 실내에서도 얼어붙습니다. 그래서 빙초산이라고 불립니다.
3%~5% 로 희석하면 먹을 수 있는 식초가 되고
희석하지 않은 순도높은 아세트산은 피부에 살짝 닿기만해도 화상을 입는 위험물질이 됩니다.
농약이나 비료에서 항상 강조하는 것이죠. 희석비율.
독이 되는지 약이 되는지는 쓰기 나름입니다.
▶ 염기(base) 라는 것은
물에 녹아서 수산화이온(OH-)을 내놓는 물질을 말합니다.
쓴맛을 내는 경우가 많고, 단백질을 녹이는 성질이 있습니다.
그럼 알칼리 라는 말은 뭔가요?
물에 잘 녹는 염기를 알칼리 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토양학이나 음식관련 용어에서는 알칼리 라는 말을 주로 씁니다.
신김치에 베이킹소다를 넣으면 신맛이 없어진다는 사실. 잘 알고 계시는 분들도 많을겁니다.
베이킹소다(탄산수소나트륨)는 알칼리성이기 때문에 산과 만나면 중화반응을 일으키고 신맛이 없어집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넣으면 쓴맛이 납니다. 알칼리성 물질은 원래 쓴맛이 납니다.
베이킹소다는 알칼리성이라서 단백질을 녹이는 성질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의 손때, 기름때 등은 베이킹소다로 잘 지워집니다. 비누도 알칼리성입니다. 락스도 알칼리성입니다.
곰팡이 종류도 단백질이고 산성물질을 잘 만드니 알칼리성 물질로 잘 지워집니다.
물을 사용하는 수도꼭지, 세면대의 하얀 때는 탄산칼슘 등의 석회질이 대부분입니다.
산성 물질은 석회를 녹일수 있으니 구연산 같은 산성물질로 쉽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그럼 식초도 산성이니 석회질 때를 지울수 있겠네요?
이정도면 이해를 잘 하신 겁니다. 당연합니다. 냄새는 좀 납니다.
물론 세정력은 더 강한 산성물질 일수록 강해집니다. 항상 희석비율이 문제죠.
구연산은 식초보다 더 강한 산성입니다.
그렇다면
베이킹소다도 세정력이 좋고, 구연산도 세정력이 좋으니
베이킹소다와 구연산을 섞어놓으면 때 종류를 가리지 않는 만능 청소제가 되겠네요?
이런 사람들이 문제입니다. 난리 납니다. 산과 알칼리에 대한 이해 부족입니다.
유기합성농약을 사용할때도 그렇고
천연살충제나 천연살균제를 만든다고 좋다는것 전부 섞는 분들도 계십니다.
산과 알칼리는 반대 개념이고 1 + (-1) = 0 입니다.
▶ 머리아픈 화학 이야기를 왜 하냐 하면
▷ 식물은 무기물이 물에 녹아서 이온 상태가 되어야 양분으로 흡수할 수 있고
▷ 흙은 토양 산도에 따라 양분을 보관하기도 하고 흘려보낼수도 있고 공중에 날릴수도 있고
▷ 토양 산도에 따라서 화학비료(무기질비료)를 줘도 식물이 못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화학비료(무기질비료)를 쓰시려면 관련된 화학적인 지식들을 철저하게 공부하셔야 합니다.
계속 말씀드리지만 잘쓰면 약이고 못쓰면 독입니다.
"제 밭에 고추가 왜 이모양이죠? 사진 올려드립니다."
"마그네슘 부족입니다. 칼슘 부족입니다."
사진 한장으로 원인을 파악할수 있는 사람들은 농약방 사장님과 옆집 아저씨 뿐이라고 지난 시간에 말씀드렸죠?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뜻입니다.
정말 마그네슘이나 칼슘이 없어서 못먹는 것이고, 주면 금방 먹을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문제 해결 없이 더 주다가는 식물을 정말 죽일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흙과 양분, 식물뿌리 사이의 화학반응으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전자를 주거나 받고, 서로 끌어당기거나 밀어내는 등의 반응을 합니다.
그 반응의 중심에는 교질(콜로이드) 이라는 물질이 있습니다.
▶ 교질은 무기교질과 유기교질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제 게시글을 계속 읽으셨던 분들은 이해하실수 있을겁니다.
무기교질은 크기가 작은 점토를 말하고
유기교질은 부식을 말합니다.
< 흙의 양분 저장 능력 >
흙은 양분을 저장합니다.
어떻게 저장하느냐 하면 표면에 붙입니다.
양분이라는 것은 물에 녹은 상태로 있는 무기질 이온 입자를 말합니다.
현미경으로도 안보일만큼 작습니다.
양분은 흙 표면에 그냥 묻어있는게 아닙니다.
흙이 표면에 어떻게 양분을 붙이냐 하면 자석이 다른 극을 붙이는 것처럼 붙입니다.
흙 표면은 음극이 아주 많고, 양극은 아주 적습니다.
음극에는 양극이 달라붙으니, 양분은 흙에 붙습니다.
가까운 곳에서는 강하게 달라붙고 먼 곳에서는 약하게 달라붙겠죠.
위 그림의 오른쪽에서 볼 수 있듯이 ( + ) 극을 가진 양분은 ( - ) 극을 가진 흙알갱이에 달라붙게 됩니다.
양분은 한 개의 층만 있는것이 아니라 여러개의 층을 가지고 있습니다.
흙알갱이 하나에는 여러 종류의 양분이 붙게 됩니다.
▶ 이런 흙의 성질 때문에 비가 와도 양분은 씻겨내려가지 않고 흙에 붙어 있게 됩니다.
양분은 흙 알갱이에 붙어 있다가, 다른 양분이 들어오면 자리를 바꾸기도 하고,
식물 뿌리가 양분을 원할 때 내어주기도 합니다.
이런 작용을 양이온 교환작용이라 하고,
양이온을 붙이고 있다가 다른 양이온이 오면 자리를 바꿔서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을
양이온 치환(교환) 용량 이라고 부릅니다.
이전 시간에 다 설명했던 내용입니다.
처음 보는 분들이나 벌써 잊어버리신 분들은 아래 게시글을 다시 읽고 오시는게 좋습니다.
▷ 식물의 영양 흡수 - 3 (선택과 이동성)
이해를 하셨나요? 좀 어려우실겁니다.
< 식물 뿌리가 양분을 흡수하는 과정을 다시 정리합니다 >
1. 식물이 양분을 흡수하려면 흙 알갱이 사이의 물에 양분이 녹아 있어야 합니다.
2. 물에 녹아서 돌아다니는 양분은 식물 뿌리가 즉시 흡수할 수 있지만, 물이 빠지면 양분도 같이 빠져버립니다.
3. 흙 알갱이( - )는 양분( + )을 몸에 붙이는 방법으로 물과 함께 빠지는 양분을 붙잡아둡니다.
4. 식물의 뿌리는 필요할때마다 수소이온( + )을 내어서 흙( - )에 붙어있는 양분( + )과 자리를 바꿉니다.
5. 그 결과 양분은 흙에서 떨어져서 물 속으로 나오고, 그 양분을 식물 뿌리가 흡수하게 됩니다.
내용에 비약이 좀 있긴 하지만 이해를 위해서 최대한 쉽게 적어봤습니다.
이정도는 이해하셔야 비료를 제대로 쓰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 여기서 말씀드린 흙 알갱이는 토양 교질을 말합니다.
점토나 유기물(부식)입니다.
점토가 거의 없고 유기물(부식)이 거의 없는 흙, 그러니까 굵은모래(마사토)가 대부분인 흙은
위와 같은 양분저장 능력이 없습니다.
▶ 비료를 땅에 줬을 때
100% 전부를 땅이 저장해서 식물에게 줄 수 있는 경우도 있고
1%만 저장하고 99%는 비올때 같이 밑으로 흘려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료 효과가 없으니 더 쓰게 되고, 더 쓰니 식물 상태가 이상해지기도 하고,
돈은 몇 배로 들어가고, 스트레스 많이 받고, 수확량은 안나오고
땅 밑으로 빠져버린 양분은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하천과 바다를 오염시킵니다.
비옥한 토양은 양분저장능력이 좋은 토양입니다.
부식이 점토보다 양분저장능력이 몇십배에서 몇백배 좋으니
비옥한 토양이란 유기물(부식)이 많은 토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토양이 산성으로 바뀌면 위의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 토양이 산성으로 바뀌면 >
1. 수소이온(H+)이 계속 공급되고, 흙( - )에 양분이 붙지 않고 수소이온( + )이 달라붙습니다.
2. 흙 알갱이에 붙어있던 양분( Ca2+, Mg2+, K+ 등 )이 수소이온으로 인해 흙에서 떨어져 나갑니다.
3. 흙이 양분을 더 이상 붙잡지 못하니, 식물은 칼슘, 마그네슘, 칼리 등의 양분 부족증상을 나타냅니다.
4. 인산 성분은 흙 속의 금속과 결합하여 더 이상 식물이 사용 못하는 상태가 됩니다.
5. 흙이 양분 저장을 못하니, 외부에서 양분을 많이 공급하면 전부 물 속에 있게 되고 양분 과다 상태가 됩니다.
6. 양분이 과해서 바닷물에 담근 것처럼 염류장해를 일으킵니다.
7. 흙의 떼알구조가 파괴되고 공극이 줄어듭니다.
8. 결국 뿌리가 넓게 뻗지 못하고 뭉치고 썩기도 합니다. 약해진 식물에는 쉽게 세균이 번식합니다.
대충 이해하시겠죠?
농약방에 사진찍어서 들고가시면
"칼슘 부족이네요. 마그네슘 부족이네요. 칼리 부족이네요."
" oo병 이네요. 뽑아서 멀리 버리세요."
영양제와 살균제를 처방 받습니다만 백약이 무효입니다.
양분 부족이라는 말을 듣고 비료를 추가하다가 더 악화시키기도 합니다.
온갖 병충해에 시달리게 되니 농약값은 추가로 들어갑니다.
경제적 피해와 함께 정신적 스트레스는 기본입니다.
"농사 지어보니 사먹는게 더 싸요."
이런 말이 나오게 됩니다.
< pH 가 뭐죠? >
▶ pH 는 수소이온의 활동도를 -log 를 이용해서 간단한 숫자로 표시한것 입니다.
pH 7 은 중성이고
7 보다 낮으면 산성, 7 보다 높으면 알칼리성 입니다.
세부적인 내용은 어려운 화학이라서 생략합니다만
pH 값을 대하실때는 로그를 사용한 계산법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계셔야 합니다.
▷ pH 6 은 pH 7 과 1 차이가 나는 숫자이지만,
▷ pH 6 은 pH 7 보다 10 배 강한 산성입니다.
그 의미는,
pH 6 물질을 10 배 희석시켜야 pH 7 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 pH 5 는 pH 7 보다 100 배 강한 산성이고
▷ pH 4 는 pH 7 보다 1000 배 강한 산성입니다.
예를 들어서
▶ 가성소다(수산화나트륨)를 이용해서 많이 만들어 쓰고 계신 황토유황합제의 경우
pH 값이 12 ~13 정도 나옵니다. 대단히 강한 알칼리성입니다.
락스 원액만큼, 혹은 더 강한 알칼리성입니다.
알칼리성은 단백질을 녹인다고 앞에서 말씀드렸죠?
단백질은 세포를 구성하는 물질이니 미생물부터 벌레들까지, 접촉하는 모든 생물을 다 죽일 수 있습니다.
피부에 닿으면 아주 위험합니다. 눈은 반드시 보호하셔야 하고 극히 조심해서 사용하셔야 합니다.
pH 12 일 경우
100배 희석해야 pH 10 정도로 만들 수 있고
pH 7 정도의 수돗물 비슷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10만배 희석하셔야 합니다.
계속 말씀드리지만 희석비율이 중요합니다. 잘못 쓰면 다 죽이거든요.
< 산성 토양이 만들어지는 이유 >
1. 화강암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우리나라의 흙은 화강암이나 화강편마암이 풍화되어 만들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화강암은 산성입니다.
화강암의 주 성분은 이산화규소(SiO2, 규산) 이고 이것으로 인해 산성을 나타냅니다.
물론 모든 곳의 흙이 다 이런 것은 아닙니다. 화강암이 풍화된 흙, 우리나라에 많은 흙이 그렇다는 뜻입니다.
2. 기후와 토양의 반응
우리나라는 장마, 태풍, 집중호우 등의 자연 현상이 많은 곳입니다.
토양 중의 칼슘, 마그네슘, 칼륨 등의 염기가 비로 인해 쓸려내려가면
남은 토양은 산성을 나타냅니다.
큰 비로 물난리가 나면 밭에 있는 흙만 떠내려간다고 생각하시는건 아니시겠죠?
흙 표면을 보호하는 것은
침식을 막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토양 산성화를 막는 방법입니다.
계속 말씀드리지만
흙 표면은 햇빛이나 빗물에 노출시켜서는 안됩니다. 작물을 심지 않는 곳도 마찬가지 입니다.
식물이 자라서 흙 표면을 보호할수 있게 해주세요. 아니면 유기물로 덮어주기라도 하셔야 합니다.
3. 산성 부식물의 생성
침엽수의 낙엽으로 만들어진 산성부식물은
토양을 조금씩 산성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4. 미생물과 식물 뿌리의 호흡
지난 시간에 말씀드렸죠?
미생물과 식물 뿌리가 호흡을 하면 이산화탄소가 나오게 되고, 물에 녹으면 탄산이 됩니다.
탄산은 토양의 산도를 낮춥니다.
그렇다고 해서
"식물도 다 죽이고, 미생물도 다 죽이면 토양 산성화를 막을 수 있겠네요?"
이렇게 생각하시지는 않겠죠?
5. 산을 만드는 비료
다른 원인들은 농부 개인이 어찌 할 수 없지만,
이 내용은 산성토양의 원인이 농부의 노력이라는 점에서 다른 원인과 다릅니다.
토양이 산성으로 바뀌는 큰 원인에 속합니다.
암모니아 형태의 질소비료(NH4+)를 사용하면 토양이 산성화 됩니다.
이런 질소 비료를 많이 사용하면 산성용액으로 흙을 적시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수소이온을 내어서 토양을 산성으로 만들고,
암모니아를 공기중으로 배출해서 산성비나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모르시겠죠?
질소비료를 많이 준다고 좋은게 아니고, 많이 주면 많이 해롭다는 이야기 입니다.
6. 산성비
화석연료를 태울때는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이 만들어집니다.
이런 산성 물질들이 비에 섞여서 흙에 들어가면 토양이 산성화 됩니다.
이전 시간에 암석의 풍화 이야기를 하면서 산성비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네요.
가축분퇴비나 가축분뇨를 땅 위에 펼쳐놓아도 암모니아를 공중에 날리게 되고
미세먼지를 만들어서 결국 산성비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물론 사람과 건축물에는 해로운 물질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셈이지만
이런 물질들이 땅속에 들어가면 식물에게 영양분이 되기도 합니다.
빗물이 영양제가 된다는 이야기 인가요?
하지만 적당히 들어갈때 이야기죠. 산성비는 식물에게도 아주 해롭습니다.
초미세먼지도 적당히 있으면 문제가 안됩니다. 많으니 문제가 됩니다.
산성비는 토양 산성화의 큰 원인입니다.
< 지표생물 >
다른 식물 없이 쇠뜨기만 가득 자란 나대지, 혹은 묵은 밭을 보신적 있으신가요?
"저 지긋지긋한 쇠뜨기, 뿌리도 엄청 깊게 내려간다지?"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실겁니다.
특정지역의 환경상태를 잘 나타내는 종을 지표종 이라 부르고,
지표종에 속하는 생물을 지표생물 이라고 부릅니다.
식물이라면 지표식물, 동물이라면 지표동물 이 됩니다.
▶ 쇠뜨기는 토양 산성화를 짐작할수 있는 지표식물입니다.
쇠뜨기는 특이하게도 산성 토양을 좋아하고, 산성 토양에서 잘 자라거든요.
다른 잡초가 없이 쇠뜨기가 대부분인 땅을 보신다면,
"아, 저곳은 땅 상태가 많이 산성이구나."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쇠뜨기는 다른 식물들이 살 수 없는 산성화된 땅에 깊이 뿌리를 내려서 땅에 숨 쉴 구멍을 만들어주고
단단한 땅에 물이 빠질 구멍을 만들어주고, 차츰 다른 식물들이 살 수 있는 터전을 만드는 중입니다.
사람의 힘으로는 하기 어려운 일이죠.
토양 상태가 점점 pH 7 정도에 가까워지면 쇠뜨기는 사라집니다. 힘을 못씁니다.
개망초나 쑥 같은 식물들이 땅을 점령하고 쇠뜨기를 몰아내거든요.
▶ 들깨는 대기오염을 짐작할수 있는 지표식물입니다.
대기중의 이산화황과 접하면 잎 가장자리부터 연한 흑색 반점이 나타납니다.
▶ 앞에서 말씀드린 지의류도 대기오염을 짐작할수 있는 지표생물입니다.
대기오염이 심한 곳에서는 살 수 없거든요.
⊙ 길게 설명드렸습니다만 결론은 간단합니다.
산성 토양이 되면 농부의 그 어떤 노력도 식물에게 먹히지 않습니다.
게시글을 하나씩 작성할때마다 농부가 해야할 일이 하나씩 늘어나네요.
토양 산성화를 막을 수 있도록 노력하셔야 합니다.
크게는 국가적인 환경문제이지만, 개인에게는 노력 대비 수확량의 문제입니다.
< 다음에 계속됩니다 >
※ 저작권 논란을 피하기 위해 본문에 사용된 사진이나 그림은 외국사이트에서 가져옵니다.
물론 허락은 안받았습니다.
이 게시글은 가능한 카페 내에서만 소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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