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어제 오후에 그쳤지만
밭 가운데 고인 물은 아직 빠지지 않는다.
저 멀리 끝보다 여기 가운데가 더 낮다는 뜻이다.
삽질로 가능한 작업이겠지만 시간이 좀 많이 걸리겠다.
밭 가운데 웅덩이가 생기니
무당개구리들이 신나게 뛰어다닌다.
마른 밭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녀석들이다.
밭이 물바다가 되는 바람에
두둑 만드는 작업은 하기 어려워졌다.
넌 땔감이라고 얘기를 해줘야 되는데
차마 말을 못하겠다.
3월 3일에 베어 눕힌 나무 토막에서 새싹이 나오는 중이다.
조선아욱 씨앗
해바라기 씨앗
조선오이 씨앗.
땅이 질어서 괭이질은 하지 않기로 했다.
105구 모종판에는 조선아욱 씨앗을 넣고
72구 모종판에는 조선오이와 해바라기 씨앗을 넣었다.
직파를 하고 싶은데
밭 정리가 아직 안되는 바람에 심을 곳이 없다.
일단 모종으로 키우면서 자리 고민을 해 볼 생각이다.
파종 23일차 적치마상추.
본잎이 떡잎보다 훨씬 커졌다.
상추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파종 23일차 쑥갓.
쑥갓 본잎이 점점 길어진다.
역시 본잎이 나오니 쑥갓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파종 23일차 적겨자.
적치마상추보다 더 붉고 진한 색이다.
적치마상추는 본잎만 붉은 색이 들어가지만
적겨자는 떡잎부터 색이 짙다.
파종 17일차 쪽.
어디서부터 기어왔는지
민달팽이 한 마리가 귀한 떡잎을 갉아먹는 중이다.
이 민달팽이는
모종판 가운데까지 와서 쪽 떡잎을 먹고 있다.
힘들었을텐데
왜 끝부터 먹지 않는지 모르겠다.
파종 10일차 대파.
싹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파종 8일차 수레국화.
밥숟가락 모양의 떡잎이 만세를 부르며 올라온다.
수레국화는 조금 낮은 기온에서도 싹이 잘 올라온다.
파종 10일차 당근.
어제 비를 흠뻑 맞더니
줄지어서 당근 싹이 올라온다.
햇빛을 좀 받아야 색이 짙어질것 같다.
파종 26일차 감자.
싹이 대부분 다 올라왔다.
4번밭 감자도 비슷한 상황일것 같다.
예초기로 2번밭 주위의 풀들을 밀었다.
배수로를 따라서 소리쟁이가 토란처럼 자라는 중이다.
일부를 예초기로 자르긴 했지만 세력을 꺾기는 힘들거다.
소리쟁이가 무성한 곳에서는
미나리가 그 밑에서 겨우 숨만 쉬고 있다.
점심 먹고
뒤뜰 장독대 뒤쪽을 부직포로 덮었다.
장독으로 풀과 먼지가 계속 떨어지는 곳이다.
급하게 덮긴 했는데 더 좋은 방법이 있는지 고민 좀 해봐야 되겠다.
한쪽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연수기는
컨테이너 옆으로 옮겼다.
저녁때까지 예초기를 돌렸다.
오후에는 1번밭 주위의 풀들을 밀었다.
밭이 길다.
밭에서 캐고 손질한 망초는
대부분 장아찌를 담았고, 일부는 데치고 말려서 묵나물로 만들었다.
냄새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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