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농학(農學)

텃밭 토양 관리 - 15 (부엽토)

by 음악감독 2024. 5. 15.

네이버 카페 '지성아빠의 나눔세상' 에서 제가 2021년부터 연재하던 글입니다. 

여기로 복사해서 옮겨옵니다. 

 

 

 

다수확 농사비법? 이런 것은 아닙니다.

농사짓는데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나? 생각되지만

읽고나면 뭔가 도움이 된 듯한, 그런 이야기를 적어 보려고 합니다.

내용이 이어지는 연재글입니다.

이전 게시글 확인 안하신 분들은 먼저 읽고 이 글을 읽으시는게 도움됩니다.

▶ 지구상에는 다른 지역보다 유독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이 있습니다.

연 강수량이 500 mm 미만인 곳의 기후를 건조기후 라고 부릅니다.

건조기후 중에서

연 강수량이 250 mm 이상 500 mm 미만인 곳의 기후를 스텝기후 라고 부릅니다.

그보다 강수량이 적으면 사막기후가 됩니다.

사막기후에서는 비가 너무 적은 탓에 식물들이 거의 자라지 못하지만

스텝기후에서는 어느 정도의 비가 내리기 때문에 식물들이 자랄 수 있습니다.

대신, 물을 많이 먹는 큰 나무들은 자라지 못하고 풀들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래서 스텝기후를 초원기후라고도 부릅니다.

 

건조한 지역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의 양보다

증발로 인해 하늘로 날아가는 물의 양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풍화작용으로 인한 토양의 양분이 땅 깊은 곳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전부 표층에 머물러 있습니다.

비가 내릴 때 땅 밑으로 내려가던 양분이

비가 그치면 증발이 시작되고 모세관현상으로 인해 표층으로 다시 올라와 버립니다.

비가 가려지고 온도가 높은 우리의 비닐하우스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다만 인공적인 비료로 인한 염류집적이 아니라는 점에서 차이가 납니다.

스텝기후의 영향을 받는 땅에서는

양분이 부족해서 식물이 못자랄 일은 없지만 물이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죠.

그 외에는 식물이 자라기에 완벽한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 「우크라이나」 라는 나라를 아시나요?

91년 소련이 해체되면서 독립한 나라입니다.

 

 

이 나라는 우리 입장에서 보면 참 신기한 나라입니다. 산이 거의 없거든요.

국토의 95% 가 평지이고, 국토의 81% 가 경작이 가능한 지역이고,

이 중에서 60% 가 아주 비옥한 흑토 지대입니다.

스텝기후 덕분에 만들어진 이 비옥한 땅을 그 사람들은 「초르노젬(Чорнозем)」 이라고 부릅니다.

초르노젬은 우크라이나 말로 「검은 흙」 이라는 뜻입니다.

영어로는 체르노젬(chernozem) 이라고 부릅니다.

원전 사고가 있었던 체르노빌 이라는 이름은 잘 아시죠?

우크라이나 말로 초르노빌 은 검은 잎사귀 라는 뜻입니다.

< 체르노젬 >

이 지역은 강수량이 부족해서 큰 나무들이 자라지 못하고 주로 작은 나무와 풀들이 자랍니다.

계절의 변화가 있기 때문에 식물들은 겨울을 나지 못하고 대부분 죽습니다.

겨울에 죽은 풀들은 그대로 땅에 누워서 썩게 되고

미생물들에 의해 분해되어 부식이 만들어지고 부엽토가 만들어집니다.

아주 오랜 세월동안 이 과정이 반복됩니다.

장마와 집중호우 같은 대기현상은 이 곳에 없습니다. 산도 없고 경사진 땅도 거의 없습니다.

강수량보다 증발량이 많은 곳이라서 이 부엽토는 빗물에 쓸려가는 일 없이 점점 쌓이고 두꺼워집니다.

앞시간에 유기물 이야기하면서 말씀드렸죠?

부식은 짙은 갈색이나 검은색이라서 이 지역은 땅 전체가 검은색입니다.

수백년 수천년 이상 만들어진 부엽토는 이 지역의 땅을 수 미터 이상 엄청난 높이로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부엽토는 산 흙의 표면에만 조금 쌓여있는 아주 귀한 것인데

우크라이나에서는 전체 국토의 반 정도가 몇 미터 두께의 부엽토로 이루어집니다.

 

 

 

전 세계에 존재하는 흑토의 3분의 1이 우크라이나에 있습니다.

과수원이나 벼농사를 하려면 물이 아주 많이 필요하니 강물이라도 길게 끌어와야 하겠지만

체르노젬 지대에 적합한 작물이 있습니다.

전체 작물 생산의 90% 이상을 밀, 보리, 옥수수가 차지합니다.

덕분에 우크라이나는 세계 3위의 곡물 수출국이 되었습니다.

국토를 가로지르며 흐르는 드네프르 강이 농업 생산량을 늘리는데 큰 역할을 했죠.

"삽만 있으면 우리나라에서는 무엇이든 재배할 수 있다" 라고

우크라이나 인들이 자부심을 가지는데는 이런 이유가 있었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평지, 그리고 아무것도 주지 않아도 식물들이 잘 자라는 비옥한 흑토.

우크라이나는 예전부터 유럽의 빵바구니 라고 불릴만큼 전체 유럽을 먹여살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누구라도 군침을 흘릴만한 비옥하고 넓은 평지 때문에 역사가 순탄하지는 않았습니다.

침략도 많이 받았고, 사람들이 너무도 많이 죽었던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 우크라이나의 국기 역시 자신들이 자부심을 가지는 농업의 정체성을 담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우크라이나 국기가 왜 저렇게 파란색과 노란색인지 아실 수 있을겁니다.

어떤 의미인지는 위 사진을 보시면 충분히 짐작하실겁니다.

< 세계의 곡창지대 >

우크라이나의 흙토가 대표적이긴 하지만

이런 비옥한 흙이 널려있는 곳이 몇 군데 더 있습니다.

미국의 중서부, 캐나다까지 펼쳐져 있는 프레리,

아르헨티나의 팜파스가 그런 곳입니다.

우크라이나의 체르노젬과 더불어 이 곳들을 세계의 3대 곡창지대 라고 부릅니다.

▶ 미국의 프레리를 살펴볼까요?

지도상의 가운데 부분이 온대 초원지대 입니다. 프레리(Prairie) 라고 부릅니다.

'대초원' 이라고도 불리는 지역입니다.

왼쪽의 로키산맥이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내려오는 곳부터 오른쪽의 미시시피 강 사이의 땅입니다.

동서로는 약 1,000 km 의 길이고, 남북으로는 약 2,000 km 의 길이로

아래위로 길쭉한 모양을 이룹니다. 위쪽은 캐나다까지 이어집니다.

이곳은 오랜 세월동안 대륙빙하의 전진, 후퇴운동으로 만들어진 평평한 땅입니다.

보시다시피 우리나라 몇 십배 정도의 넓은 땅이 전부 평지입니다.

거기에 엄청난 두께의 부엽토가 펼쳐집니다.

식물들은 물이 부족한 환경을 이기기 위해 뿌리를 점점 더 깊게 내리도록 진화합니다.

식물들이 죽고 나면 그 뿌리들은 미생물에 의해서 분해되어 부엽토가 만들어집니다.

멀리서 날아온 모래먼지들도 부엽토가 만들어지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미국과 캐나다에 걸친 이 넓은 초원은 사람들에 의해 거대한 곡물 생산 공장으로 바뀝니다.

여기에서 생산되는 밀, 옥수수, 콩은 전 세계로 수출됩니다.

▶ 아르헨티나의 팜파스(Pampas)를 살펴볼까요?

 

 

그림의 아래쪽, 안데스 산맥의 오른쪽에 위치한 넓은 땅입니다.

우리나라보다 몇 배나 넓은 이곳에서 엄청난 양의 밀과 콩, 옥수수가 재배되고 세계로 수출됩니다.

이런 지역들에서 엄청난 양의 농업 생산이 가능한 것은

넓고 평평한 지형도 있지만 바로 부엽토의 힘입니다.

부엽토는

미생물의 양과 종의 다양성이 풍부하고, 고분자 유기물인 부식이 풍부하고

아무리 많아도 악영향을 끼치지 않고, 떼알구조가 아주 잘 만들어진,

인간이 만들어낸 그 어떤 비료도 흉내낼수 없는, 자연이 만든 완벽한 흙입니다.

< 부엽토 >

▶ 나뭇잎이나 나뭇가지, 풀 등이 땅에서 긴 시간동안 썩어서 흙처럼 된 것을 부엽토(腐葉土)라고 부릅니다.

 

이름은 많이 들어보셨을겁니다.

산에 가서 쌓여있는 낙엽을 조금만 걷어 보면 그 밑에 까만 흙이 나타납니다.

아주 긴 세월동안 자연이 만들어낸 흙, 부엽토라고 부르는 흙입니다.

액비 만들때 조금 넣으면 좋다고 저도 말씀드린적이 있습니다만

한정이 있는 자원이니 아주 소중히 다루셔야 합니다. 많이 퍼내면 그곳의 생태계가 엉망이 됩니다.

▶ 부엽토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별 것 없습니다.

땅 위에 유기물들이 쌓이면 미생물들이 그것을 분해합니다.

그 위로 계속 쌓인 유기물들은 아래쪽을 햇빛과 빗물로부터 보호합니다.

그대로 긴 시간이 지나면 부엽토가 만들어집니다.

앞 시간에 유기물 이야기하면서 말씀드렸듯이 부식(Humus)은 검은색이라서

오래된 부엽토는 검은색입니다.

오랫동안 미생물들의 활동이 계속되면 분해가 어려운 리그닌 성분이 주로 남게 되고

그것을 분해하는 백색부후균, 갈색부후균, 방선균 등이 주로 남아서 분해를 계속합니다.

▶ 특히 방선균 종류의 세균이 만드는 '지오스민(Geosmin)' 이라는 물질은

부엽토에서 나는 좋은 흙냄새의 원인이 됩니다.

무더운 여름날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흙과 풀이 있는 깨끗한 땅에 굵은 빗방울이 툭툭 떨어지면서 나는

촉촉하고 싱그러운 흙냄새를 맡아보셨나요?

빗방울이 흙에 닿아 터지면서 에어로졸이 만들어지고,

흙에 있는 세균이 만든 지오스민 이라는 물질이 거기에 섞여서 공기중으로 퍼지게 됩니다.

사람의 후각은 지오스민에 유독 예민하기 때문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즉시 냄새를 맡을 수 있습니다.

▶ 완숙퇴비와 미숙퇴비를 구분하려면 냄새를 맡아보시면 쉽게 구분이 됩니다.

미숙퇴비에서는 암모니아 냄새 혹은 싫은 냄새가 나지만

완숙퇴비에서는 향긋한 흙냄새가 납니다.

향긋한 흙냄새가 난다는 말은,

대부분의 유기물들은 다 분해되고, 분해가 어려운 물질들만 남아서

그것을 분해하는 부후균이나 방선균 등이 주로 활동중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완숙퇴비는 많이 써도 식물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좋은 영향만 줍니다.

우크라이나 국토의 대부분을 이루는 체르노젬은

부엽토라고 부를 수도 있고, 완숙퇴비라고 부를 수도 있겠죠.

< 부엽토가 만들어지는 조건 >

"산 속에서는 부엽토가 만들어지는데, 왜 우리의 밭에서는 부엽토가 안만들어지죠?"

부엽토를 돈 주고 구입하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많이 팔고 있거든요. 비싼 흙입니다.

식물의 뿌리에 닿아도 해가 없고 가스피해가 없다고 홍보합니다.

당연한거죠. 완숙퇴비고 그냥 흙이니까요.

우리의 밭 흙이 부엽토가 될 수 없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1. 흙 표면에 비닐은 있지만 유기물은 없습니다.

유기물이 있어야 미생물이 분해를 하고 부엽토가 만들어집니다.

재료가 없으면 부엽토가 만들어질 수 없겠죠.

유기물이라는 먹이가 없으니 미생물의 종류도 부족해지고 많이 번식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외부에서 EM 이나 토착미생물 배양액을 주기적으로 계속 뿌려줘야 하죠.

하지만 그 미생물들은 곧 죽거나 활동을 멈춥니다. 먹이가 없거든요.

흙 한줌에는 수천억의 미생물이 있다고 이야기하면서도 외부에서 미생물을 공급해야 한다니,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심지어 미생물을 공급하면 효과도 아주 좋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요.

2. 잡초가 없습니다.

부엽토를 만들기 위해 잘 자라는 농작물을 눕혀서 썩게 만들수는 없으니

다른 빈 곳에는 잡초가 있어야 합니다.

잡초는 뿌리가 아주 길고 지상부도 왕성하게 자라기 때문에 토양 유기물 공급에 아주 효과적이거든요.

그런데 잡초가 주위에 있으면 보기 싫고 농작물에 해를 끼칠것 같습니다.

그래서 농사일 하는 시간의 대부분을 잡초 뽑는데 사용하는 분들도 계시고

제초제를 뿌리는데 돈을 쓰는 분들도 계시고

제초매트로 아예 덮어버리는 분들도 계십니다.

우크라이나의 체르노젬은 수천년 이상 잡초가 만든 흙입니다.

잡초를 진정 싫어하시는 분들은 녹비작물 이라도 기르시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땅을 놀리지 않는 것' 이니까요. 식물의 종류는 상관 없습니다.

3. 너무 자주 땅을 뒤집습니다.

유기물이 땅에 들어가서 긴 시간 분해되고 결합해서 부식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금방 밖으로 노출되어 버립니다.

좋은 부엽토가 만들어지기 전에 유기물들이 다 분해되어 버립니다.

4. 흙 표면이 비로 인해 유실됩니다.

풍화작용은 표면에서부터 시작되고, 부엽토는 표면에서부터 만들어집니다.

비가 올 때마다 표층의 흙이 쓸려내려가니 항상 남는게 없습니다.

표층의 흙이 없어지니 항상 비료를 넣어야 하고, 유기물을 넣어야 합니다.

양분과 유기물이 쓸려내려가니 부엽토는 꿈도 못꾸고 남은 토양은 산성화됩니다.

빗물이 땅 깊은 곳까지 스며들어야 하는데 그냥 표면을 따라 흘러버리니

떠내려가는 흙의 양도 많아집니다. 지하수는 줄어들고 아래쪽은 물난리가 납니다.

산을 깎으면 흙은 그냥 생기는 것이었나요?

흙이 부족해지면 새로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전국적으로 매년 수 천 만톤의 흙이 밭에서 사라지는 중입니다.

모든 흙의 표면은 항상 유기물로 덮여 있어야 하고 식물의 뿌리가 잡고 있어야 합니다.

비닐 멀칭이 답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답압으로 단단해진 고랑의 흙은 물을 흡수하기가 어려우니

비가 올 때마다 고랑에 골짜기가 만들어지고, 고랑 끝은 무너집니다.

비닐에 떨어지는 빗물은 옆 고랑으로 모이기 때문에 고랑에 흐르는 빗물의 양은 두 배로 늘어납니다.

산에 나무를 베면 비 올 때 흙이 쓸려 내려온다고 걱정하는 분들이

정작 본인 밭의 풀은 전부 뿌리채 뽑아버립니다. 농작물을 심지 않은 곳인데도요.

 

< 부엽토의 의미 >

『풍부한 유기물로 만들어진 부엽토에서는 미생물 생태계의 다양성이 유지됩니다』

▶ 해마다 장마철이 지나면 탄저병 때문에 고추 농사를 포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혹시나 흙에서 탄저균이 떨어질까봐 병에 걸린 고추대를 뿌리채 뽑아서 조심조심 버리는 분들도 계십니다.

빗물로 인해 흙이 열매로 튀어서 감염이 되니 비닐멀칭을 꼭 하라고 이야기합니다.

심지어 노지에 비가림 시설을 하라고도 이야기합니다.

식물의 탄저균은 곰팡이의 일종입니다. 포자를 만들어서 번식합니다.

깨끗하게 청소하면 집 안에 곰팡이가 안생기나요?

다른 모든 미생물도 마찬가지지만 탄저균의 포자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환경만 맞으면 한 마리의 미생물이 수천억 마리로 번식합니다.

흙은 농사의 기본이고 생명의 시작이라 이야기하면서도

흙이 두려워서 흙 튀는 것을 막아야 하고 빗물을 두려워 하라고 가르치는 세상입니다.

흙 속에 있는 수천만 종, 수억 종의 미생물 중에 식물에게 병을 일으키는 종은 불과 몇 십 종류 밖에 안됩니다.

그 미생물은 멀리 하려고 노력한다해서 멀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살균제로 미생물을 다 죽이는게 가능했으면 수십년째 반복되는 이런 일들은 없었겠죠.

▶ 유산균이 풍부한 김치를 먹는다고 우리의 입 속에서 유산균이 번식하지는 않습니다.

입 속은 그럴만한 환경이 아니거든요.

같은 이유로, 우리 입 속의 충치균은 외부에서 충치균을 공급하기 때문에 번식하는게 아닙니다.

입 속을 그럴만한 환경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번식합니다.

증상이 눈에 보일정도로 탄저균이 세력을 확장한다는 의미는 우리의 흙이 그럴만한 환경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비록 접촉에 의해 전염된다고는 하지만

탄저병 걸린 식물을 멀리 버린다고 땅의 흙에서 탄저균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건강한 흙에도 탄저균의 포자는 많습니다. 다만 다른 미생물들간의 세력 균형에 의해 번식이 억제될 뿐입니다.

메주를 발효시킬 때 유해한 미생물을 죽이기 위해 살균제를 뿌리지는 않습니다.

고초균(바실러스) 종류가 다른 미생물들보다 세력을 넓히도록 만들기 위해 볏짚을 추가하면 될 일입니다.

미생물간의 세력 균형이 왜 깨어지는지, 왜 특정 미생물이 대량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지.

매년 초 가축분퇴비를 잔뜩 넣고 로터리치면 그것으로 토양관리를 다했다고 생각한 것은 아닌지요?

▶ 농사는 생명을 기르는 일인데, 죽이는 법부터 배웁니다.

죽이기 위해 공부해야 합니다. 벌레, 풀, 미생물 모두 죽여야 합니다.

계절별로 죽여야 할 벌레들은 왜 이렇게 많고, 죽여야 할 미생물들과 풀들은 왜 이렇게 많은지.

농사 스트레스는 빨리 못죽여서 생기는 스트레스가 되었습니다.

거기다가 벌레 종류별로 살충제는 왜 이렇게 많고, 살균제와 제초제의 종류들은 왜 이렇게 많은지.

다들 왜 이렇게 비싼지.

그러다보니 이제는 친환경적으로 죽이는 제품들까지 나옵니다. 친환경 이라는 말 뜻이 달라졌나 봅니다.

물론 친환경 이라는 말이 붙으면 가격은 두 배가 됩니다.

전국의 농민들이 수십 년 동안 죽여왔는데 왜 더 많아졌을까요?

죽이기 위한 살충제, 살균제, 제초제 지출이 점점 많아지니 매출이 늘어도 남는게 없습니다.

그러니 농부는 농업으로 돈을 못법니다.

죽이기 위해서 농부들이 쓰는 돈 덕분에 다른 사람들이 돈을 벌죠.

▶ 우크라이나의 검은 흙이 부러우셨다면 한 번 쯤 고민해 볼 일입니다.

부엽토는 진정 산에 가서 몰래 슬쩍 퍼 와야 하는, 그런 것일까요?

< 다음에 계속됩니다 >

※ 저작권 논란을 피하기 위해 본문에 사용된 사진이나 그림은 외국사이트에서 가져옵니다.

물론 허락은 안받았습니다.

이 게시글은 가능한 카페 내에서만 소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