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오늘 점심때까지 내렸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대략 80미리 이상의 비가 왔다. 땅 속으로 충분히 스며든 빗물은 밖으로 넘쳐 흐르기 시작한다.
오랜만에 2번밭 가운데 배수로에 물이 고였다.
평소에 물이 없을 때는 보기 힘든 무당개구리가 장화 발소리에 놀랐는지 펄떡거리며 물로 뛰어든다.
줄기 밑둥을 잘라서 일주일 이상 말렸었다.
까맣게 변한 잠두콩 꼬투리를 하나씩 까서 콩을 모았다. 양이 얼마 안된다.
얼마나 심었었지?
파종 당시 글을 찾아보니 14알을 심었다.
14알 심어서 이만큼 수확했으면 망한거다.
이 씨앗은 잘 말렸다가 전량 가을 파종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보리콩처럼 월동이 가능할 것 같다.
비가 그치자마자 밭을 둘러봤다.
아...
비가 쏟아지던 밤 사이에 텃밭에서 자라던 칠성초 윗부분 줄기와 잎이 전부 잘렸다.
뭐지? 고라니가 여기까지 들어왔나?
일렬로 심어놓은 칠성초가 전부 잘렸다.
울타리 바깥에 심긴 했지만 집과 아주 가까운 곳이다.
칠성초가 있는 곳은 집에서 15미터 정도 떨어진 곳. 차까지는 10미터 정도다.
집 뒤에서 돌아다니는 고라니는 자주 봤지만 이렇게 집 가까이에 접근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풋고추 좀 따먹으려 했더니 그것도 어렵겠다.
올해 심은 칠성초의 1/3 이상을 고라니가 잘라먹었다.
꽃이 지고 잎 아래쪽이 노랗게 변한 조선아욱은 오늘 낮까지 내린 비를 맞고 거의 다 누웠다.
빗물을 잔뜩 먹은 참깨는 쑥쑥 자라기 시작한다.
뿌리를 잘 내린 참깨는 대부분의 잡초보다 자라는 속도가 빠르다.
파종 32일차, 정식 15일차 옥수수.
작년부터 증식해서 계속 심고 있는 토종 찰옥수수다.
비를 맞고 나서 색깔이 짙어졌다. 키도 점점 크는 중이다.
긴 가뭄에 겨우 살아남은 2번밭 칠성초.
뿌리를 못내리고 말라죽은 칠성초가 몇 보이고, 나머지는 키가 점점 크는 중이다.
2번밭에서 고추 줄매고 콩 심을 두둑 만드는데 신경을 쓰는 동안
1번밭은 숲으로 변했다.
땅이 질어서 다른 작업을 하기 힘드니 예초기로 풀부터 베기로 했다.
점점 굵어지는 망초와 쑥 때문에 예초기에 부하가 많이 걸린다.
두 시간 이상 예초기를 돌렸다.
물을 잔뜩 먹은 풀이 사방으로 튄다.
파종 20일차 들깨.
한 포기씩만 남기고 나머지는 솎았다. 총 12판 중에서 6판 완료.
모종 근처에서 크로바잎벌레와 민달팽이가 크게 번식 중이다.
아주까리밤콩, 귀족서리태, 오리알태, 한아가리콩.
떡잎과 초엽 사이를 가위로 잘랐다.
새 잎과 줄기가 잘 나올지 모르겠다.
순을 자르기 전부터 떡잎 사이 겨드랑이에 잎 두 장이 나오는 녀석이 있다.
시간이 조금 남아서 1번밭 입구쪽에 심었던 조선오이 주위의 풀들을 낫으로 벴다.
풀사이에서 공중에 떠 있던 조선오이 줄기들은 풀이 없어지면서 바닥에 그대로 누웠다.
내일이면 다시 원래대로 일어설거다. 덩굴손이 왕성하게 나오는 중이다.
몇 포기에서 노란 꽃이 폈다.
8시쯤 다시 비가 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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