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내린 비는 오전 11시쯤 그쳤다.
이게 무슨 일이지?
2번밭 고추들이 싹 다 잘렸다.
울타리 문은 잘 닫았는데도 고라니가 다녀갔나보다.
얼마 전에 새순을 다 먹히고 다시 줄기와 잎을 올리던 고추들이 또 먹혀버렸다.
한창 꽃피고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야 할 때인데
막대기처럼 변한 고추 줄기에서 뭐가 열릴수 있을지 모르겠다.
밭 끝쪽에서 고라니 발자국을 찾았다.
크기가 작다. 새끼 고라니처럼 보인다.
고라니가 아닌 다른 동물의 발자국도 보인다.
발톱 자국이 슬쩍 남은 것을 보니 고양이는 아니다. 개가 들어올 일은 없는데, 뭔지 궁금하다.
2번밭에 울타리를 칠 때 망 아래쪽은 땅에서 10~15cm 정도 띄웠다.
망이 바닥에 붙어 있으면 예초기 작업이 어렵다. 줄날이나 이도날 구분없이 날에 스치기만해도 망이 감겨버리고 못쓰게 된다.
그러니 울타리에 붙은 잡초들은 그냥 두고 지나가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감당이 안된다.
아래쪽을 띄우면 큰 무리없이 예초기로 풀을 자를 수 있다.
이런 간격이면 너구리는 들어오겠지만 고라니는 못들어온다. 실제로 그동안 고라니가 못들어왔다.
간밤에는 고라니가 들어왔다.
위쪽을 뛰어넘은 흔적은 안보인다. 덩치 작은 고라니가 아래쪽 망을 밀어올리며 그 사이로 비집고 들어왔을거다.
고라니가 들어와서 고추 순을 다 잘라먹었는데 그 맞은편에 있는 콩은 잘라먹지 않았다. 그대로 있다.
울타리 때문에 약간 경계하는 마음이 생겼을까.
밭을 크게 돌아다니지는 않고 밭 한쪽으로만 들어왔다가 나갔다.
깔끔한 풀관리는 포기하기로 했다. 울타리 안쪽의 작물들이 살아남아야 풀관리도 의미가 있다.
마지막으로 예초기로 2번밭 울타리 주위의 풀들을 싹 깎았다.
케이블타이 작업을 전부 다시 했다.
망을 아래쪽 바닥까지 내려서 다시 묶었다.
기둥 사이에 뜬 부분은 ㄷ 자 핀을 이용해서 바닥과 망을 고정했다.
이제 아래쪽으로 고라니는 못들어온다.
개구리나 두꺼비는 들어올 수 있을거다.
고추는 망했지만 콩은 살리고 싶다.
파종 22일차 들깨.
한 포기씩만 남기고 들깨를 솎았다.
그저께 6판, 오늘 6판.
전체 12판 모두 작업 완료.
옮겨심어도 될 만큼 자랐다.
순지르기 이틀째 아주까리밤콩.
떡잎 사이의 겨드랑이에서 새 순이 하나씩 쌍으로 나오는 중이다.
순지르기를 하지 않은 푸른콩 모종을 네 줄 더 심었다. 두 판 더 들어갔다.
세 판 남은 모종은 그냥 남겨야 될 것 같다.
저녁에 1번밭에서 풀을 잠시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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