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기온이 20도였다.
10월 19일인데 날씨가 미쳤다.
서리가 내려야 할 시기에 여름처럼 더운 아침이라니.
오늘도 흐리고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갑자기 파란 하늘이 나온다.
얼마만에 보는 파란 하늘과 햇빛인지 모르겠다.
7월 말에 파종했던 당근은 이제 80일 정도 지났다.
봄 당근은 80일 정도만에 뽑았었는데
이 녀석들은 조금 더 키워야 될 것 같다.
봄날씨가 계속되면서 배추와 무 두둑에 풀이 너무 빨리 자란다.
어느 정도 풀은 상관없지만 햇빛을 가리면 곤란하다.
파종 31일차 양파.
양파도 자라는 속도가 많이 빠르다.
파종 15일차 유채.
파종 11일차 담배상추.
1번밭에 잠시 올라왔다.
4월 8일에 파종했던 대가리파.
밑둥이 굵고 좌우로 많이 벌어진다.
작년에 파종했던 조선대파는 제대로 못커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대가리파는 무척 잘 자라고 있다.
내년 봄에 씨는 충분히 많이 받을 수 있겠다.
3월 말에 5번밭에서 곰보배추 한 포기를 퍼다가 여기 옮겨심었다.
주위로 엄청나게 번식 중이다.
대가리파 주위를 다 덮었다.
서리가 내리고 토란과 생강 수확 시기를 가늠해야 할 때인데
때아닌 봄 기온에 생강이 계속 자라는 중이다.
호밀과 남도참밀을 심어야 해서
두둑 몇 개는 11월이 되기 전에 뽑아야 될 것 같다.
토란 잎에 청개구리가 철퍼덕 붙어있다.
파종 21일차 남도마늘 주아.
싹 몇 개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따뜻한 날씨 때문에 주위의 풀들도 많이 올라왔다.
풀매기를 한 번 해야 될 것 같다.
아무것도 심지 않고 비워뒀던 두둑에는 개여뀌가 가득 올라왔다.
분홍색 꽃두둑이 바람에 흔들린다.
어제에 이어서 구억배추와 무 밭의 벌레들도 잡았다.
배추흰나비 애벌레를 찾았다.
보호색이 무척 좋은 녀석이다.
들깨알처럼 둥근 똥이 두 개씩 붙어있으면 배추흰나비 똥이다.
배추순나방 유충도 한 마리 찾았다.
이 녀석은 벌써 많이 컸다.
무 잎에서 진딧물을 발견했다.
무테두리진딧물 인것 같다.
어제 구억배추에서 봤던 진딧물과 같은 종류다.
점박이둥글노린재 인것 같다.
배추에 있을 녀석이 아닌데 배추에 돌아다니길래 핀셋으로 잡았다.
옆에서 놀다가 실수로 올라왔겠지.
옆에 그냥 보내줬다.
칠성무당벌레 유충을 봤다.
성충은 요즘 통 보이지 않더니 유충이 보인다.
겨울잠 자러 들어간 것이 아닌 모양이다.
진딧물이 주위에 번식하기 시작했는데 이 녀석들은 어디 숨어있는지 모르겠다.
칠성무당벌레는 보이지 않지만 꼬마남생이무당벌레는 자주 보인다.
청운무 잎에서 남색주둥이노린재를 발견했다.
무척 오랜만이다.
기록을 찾아보니 3월 말에 5번밭에서 봤었다.
딱정벌레 종류나 나방 종류의 애벌레를 잡아먹는 육식성 노린재다.
잘 보호하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
비단노린재 종류의 약충 인것 같다.
북쪽비단노린재인지 홍비단노린재인지 구분하기는 어렵다.
유채 씨앗을 파종했던 모종판 상토가 강한 비를 맞고 다 내려앉는 바람에
유채 씨앗이 표면으로 다 올라왔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유채 씨앗에서 뿌리가 나오는 중이다.
파종 3일차 유채.
그저께 칠성초를 따다가 비 때문에 그만뒀다.
오늘 나머지 두둑에서 칠성초를 다 땄다.
창고 그늘에 펼쳐서 잘 말리는 중.
잠시 나오는 햇빛이 아까워서
창고 안에 보관 중이던 수확물들을 다 꺼내서 펼쳤다.
잠시만 방심하면 곰팡이가 핀다.
재팥을 땄다.
작년보다 재팥 상태도 안좋고 수확량도 더 적다.
배추와 무 주위에서 햇빛을 가리던 풀들을 낫으로 정리했다.
풀을 깎으니 무당벌레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칠성무당벌레와 무당벌레.
제법 많은 숫자의 무당벌레들이 무 밭에서 활동 중이다.
풀에 덮혀 있던 무가 더 크게 자란 것 같다.
청운무 하나는 밖으로 튀어나올 듯이 자랐다.
바람이 강한 날이다.
천막이 부러질까봐 걷어서 한쪽에 세웠다.
주위에 널려 있던 참깻대와 땅콩 줄기들을 한쪽 구석에 모아서 쌓았다.
들깨도 털어야 하고, 콩도 말려서 두드려야 하니 자리 정리가 필요하다.
참깻대를 걷었더니 그 아래쪽 축축한 곳에서 도롱뇽이 나온다.
세 마리 발견했다.
들깨 꼬투리에 붙어있던 넓적배사마귀가 배추흰나비를 사냥했다.
앞발로 단단하게 움켜잡고 식사 중.
날이 흐려지면서 비가 오기 시작한다.
오후 서너시부터 계속 부슬부슬 비가 왔다.
작업은 일찍 끝내고 아궁이에 불을 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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