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페 '지성아빠의 나눔세상' 에서 제가 2021년부터 연재하던 글입니다.
여기로 복사해서 옮겨옵니다.
[ 머리말 ]
식물은 햇빛과 물,공기,흙에서 필요한 모든 양분을 얻습니다. 그렇게 진화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비료를 사용하는 이유는
1. 땅이 감당할 수 없을만큼 밀식 재배를 하기 때문이고
2. 유기물(곤충의 사체, 식물의 잔사와 부산물)이 땅으로 돌아갈 길을 막기 때문입니다.
넣는 것은 쉽지만 빼는 것은 아주 어렵습니다.
과한 것은 모자란 것보다 못합니다.
백 명의 농부에게는 백 가지의 다른 농사법이 필요합니다.
이 글이
무엇을 구입해서 어떻게 더 넣어줄까 하는 고민이 아닌
보다 더 균형있는 생태계와 건강한 환경을 만드는
본인만의 농사법에 대한 고민의 시작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 시작은 자신이 키우는 식물을 잘 아는 것이겠죠.
[ 식물의 물 흡수 ]
1. 삼투와 수분포텐셜
1.1 삼투현상
묽은 용액과 진한 용액이 반투과성막을 사이에 두고 있을 때,
용질은 상대적으로 입자의 크기가 크기 때문에 반투과성막을 통과할 수 없게 되는데
이 때 농도가 더 진한 쪽으로 용질 대신 용매(일반적으로 물)가 이동하는 현상입니다.
이 때 발생하는 압력의 크기를 삼투압이라 합니다.
▶ 삼투압은 용액의 농도에 따라 비례합니다.
위 그림을 조금 더 쉽게 설명하면
물에 소금이나 설탕을 넣었을 때, 물 분자들은 소금이나 설탕을 녹이기 위해 그것들을 둘러쌉니다.
그런 이유로
왼쪽과 오른쪽에 같은 양의 물을 넣었더라도
반투막을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는 물의 양은 왼쪽이 적고 오른쪽이 많아집니다.
왼쪽의 물은 소금이나 설탕을 둘러싸기 위해 많이 달라붙었거든요.
그래서 오른쪽 물의 농도가 더 높아집니다.
물의 농도가 더 높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물이 자연스럽게 이동하게 됩니다.
▶ 삼투현상은
용액의 농도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용매(물)가 이동하는 현상이고,
물의 농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 현상입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 토양 속의 물 농도가 낮으면(용액 농도가 높으면) 물은 뿌리에서 토양으로 이동하게 되어 식물이 시들게 됩니다.
- 배추를 소금물에 담그면 물 농도가 높은 배추에서 소금물 쪽으로 물이 빠져 나오게 되어 배추가 절게 됩니다.
- 바닷물을 마시면 갈증이 더 심해집니다. 몸 세포 속의 물 농도가 더 높기 때문에 세포에서 물이 빠져 나옵니다.
- 오이를 식초에 넣으면 오이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피클이 됩니다.
- 입 안에 사탕을 물고 있으면 입 안의 수분이 빠져나가 거칠어집니다.
- 라면 먹고 자면 얼굴이 부어요! 나트륨 때문에 모세혈관에서 혈장이 빠져나와서 세포가 팽창합니다.
- 목욕탕 갔더니 손가락 끝이 쭈글쭈글해요!
위의 그림에서 반투막이 하는 역할을 식물의 뿌리에서는 세포의 원형질막이 합니다.
식물뿌리에 비료나 가축분퇴비가 직접 닿거나, 농도 높은 용액이 닿아도 식물뿌리는 물을 빼앗기고 시들어버립니다.
이 내용은 아주 쉬운 내용이면서도 아주 어려운 내용이기도 합니다.
많이 주면 좋다, 많이 주면 죽는다. 어렵죠?
1.2 수분퍼텐셜(Water Potential)
삼투현상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식물 내에서의 물의 이동을 학문적으로는 '수분퍼텐셜' 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수분퍼텐셜은 토양이나 식물체가 포함하고 있는 물의 양을 에너지 개념으로 바꾼 것으로,
물이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냅니다.
단위로는 파스칼(Pa, 1 MPa=106Pa)을 사용합니다.
물은 수분 퍼텐셜이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별도의 에너지 소모 없이 이동합니다.
순수한 물의 수분 퍼텐셜은 0 MPa인데, 압력이 낮아지거나 용질이 첨가되어 이온 농도가 높아지면 수분 퍼텐셜이 낮아집니다.
일반적으로 토양에서 뿌리, 줄기, 잎으로 갈수록 수분 퍼텐셜이 낮아지고,
그에 따라 물은 뿌리에서 줄기를 거쳐 잎에 도달한 후 기공을 통해 대기 중으로 확산됩니다.
2. 식물 뿌리의 흡수
2.1 표피와 피층
식물의 뿌리털은 표피세포를 통하여 토양속의 물과 무기양분을 흡수합니다.
▶ 수분의 흡수는 뿌리털 세포의 삼투압이 토양수의 삼투압보다 높을 때만 이루어집니다.
토양수의 비료 농도가 높으면 삼투압이 반대로 이루어집니다.
토양에 물이 충분하면 식물뿌리에서 물을 흡수하여 원만한 생장이 가능하지만
물이 부족하면 식물은 물을 흡수하지 못하고 시들게 됩니다.
식물의 뿌리는 표피층, 피층, 내피, 체관부, 물관부, 내초 등으로 되어 있습니다.
식물의 표피세포는 토양 입자와 밀접하게 접착되어 있습니다.
뿌리털은 물을 직접적으로 흡수하기 위하여 대단히 숫자가 많고 넓은 표면적을 가집니다.
※ 참고
식물의 뿌리가지는 습기에 노출되었을 때는 활성화되고 성장하지만
공기에 노출되면 비활성화되고 성장이 멈춥니다.
(ARF7 이라는 유전자의 역할입니다.)
표피세포의 세포벽은
큰 분자량을 가진 섬유소가 엉성하게 엮여 있어서 틈이 많고 세포 사이의 간격에도 틈이 많아서
작은 크기의 물분자나 무기염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자유공간입니다.
물과 무기염이 자유공간을 따라서 뿌리 속으로 자유롭게 이동하는 것을 '세포벽 이동' 이라고 합니다.
세포벽 이동을 통해 물과 무기염은 피층까지 자유롭게 이동합니다.
저 미세한 뿌리털을 다치지 않게 식물을 옮겨심을 수 있는 분 계신가요?
식물은 저곳에서 물과 무기염을 흡수합니다.
2.2 내피와 물관
내피 세포는 피층과는 다르게 치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내피에서는 자유공간이 없어지고 세포의 원형질막에서 선택적 흡수가 이루어집니다.
'세포질 이동' 이라고 부릅니다.
원형질막은 단백질로 된 운반체를 가지고 있어서
각종 이온을 선택적으로 붙잡아 안으로 통과시킵니다.
식물이 필요로하는 무기양분만 골라서 필요한 만큼만 흡수시키는 작용입니다.
과다하게 존재하는 무기염이나 중금속은 여기서 걸러집니다.
내피를 통과한 물과 무기염은 물관으로 이동하고 지상부로 올라갑니다.
3. 이동
3.1 물관과 체관
<바깥에 있는 파란색이 체관, 안쪽에 있는 빨간색이 물관 입니다>
1)물관
줄기의 중심쪽에 가까운 구멍이 물관입니다.
뿌리에서 흡수한 물과 양분을 옮기는 곳입니다.
2) 체관
물관의 바깥쪽에 있습니다.
잎에서 만든 양분을 운반하는 통로입니다.
줄기의 껍질을 벗겨서 체관을 끊으면 그 위쪽이 볼록해지고
그보다 높은 곳의 과일이 빨리 익습니다. 양분이 아래쪽으로 못내려가기 때문입니다.
▶ 과실수를 재배할 때 생산성을 증가시킬 목적으로
나무 껍질을 동그랗게 제거하기도 합니다. 체관을 끊어주는 방법입니다.
'환상박피(Girdling)' 라고 부릅니다.
나무를 고문해서 원하는 결과를 얻는 방법입니다. 고문 방법이 잘못되면 나무가 죽기도 합니다.
▶ 나무 번식법 중 취목의 용도로 이 방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3.2 물의 상승
1) 수분퍼텐셜
위에서 설명한 수분퍼텐셜에 대한 내용입니다. 다시 한 번 확인하시면 도움됩니다.
▶ 각 단계별 수분퍼텐셜 차이는
토양 〉뿌리 〉줄기 〉잎 〉공기
이런 순서가 되므로, 물의 농도가 높은 곳에서부터 낮은 곳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 따라서 식물체 내에서 물의 이동경로는
토양 ⇒ 뿌리 ⇒ 줄기 ⇒ 잎 ⇒ 증산 ⇒ 공기
이런 순서로 진행됩니다.
2) 응집력과 부착력, 표면장력
▶ 응집력(Cohesion)
물은 극성을 띄고 있으므로 물 분자들이 서로 가까이 접근되어 있으면 서로 수소결합을 하게 됩니다.
이같이 물 분자간의 인력을 응집력이라고 부릅니다.
▶ 부착력(Adhesion)
물 분자는 세포벽이나 유리표면 같은 단단한 물질과 인력에 의한 부착력이 있습니다.
물은 물관속의 섬유소분자에 부착하여 식물전체로 물을 이동하게 하는 주요한 힘이 됩니다.
▶ 표면장력(Surface tension)
공기에 노출된 물 분자들은 응집력에 의하여 표면적을 최소화하는 힘을 받는데
이 같은 힘을 표면장력 이라고 부릅니다.
장력은 가느다란 물기둥을 위에서 끌어당기는 힘, 또는 증산이 일어나는 동안
물관이나 헛물관에서 물을 끌어당기는 힘을 말합니다.
물이 증산작용으로 인해서 잎에서 공기로 빠져나갈 때, 조직은 마르고 수분퍼텐셜은 낮아집니다.
물관에서 잎으로 물 분자가 확산할 때 응집력이 물을 뿌리 멀리서부터 물관을 통해 위로 끌어올립니다.
물분자들 사이에는 장력이 존재합니다.
물이 잎으로 이동할 때 체관의 수분퍼텐셜은 좀 더 낮아지고
물관의 아래쪽보다 더 낮아지며 중력과 마찰을 극복할 만큼의 힘이 생깁니다.
뿌리표피의 수분퍼텐셜도 따라서 낮아지며 토양보다 더 음성이 됩니다.
그래서 물은 자동적으로 토양에서 뿌리로 이동합니다.
무슨 이야기인지 어려우시죠?
'잎에서 물을 배출하면 잎이 마르니까, 밑에서 물이 올라오게 된다.' 는 이야기 입니다.
3) 증산
식물이 뿌리를 통해 흡수한 물을 식물 잎의 기공을 통해 대기로 내보내는 과정을 말합니다.
▶ 증산작용은 다음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① 식물체 내의 물질의 흐름을 생기게 합니다.
② 뿌리로부터 물을 흡수할 수 있게 합니다.
③ 열을 빼앗아서 식물체의 체온 상승을 방지합니다.
④ 주변의 습도를 식물이 생활하기 알맞은 환경으로 만듭니다.
※ 맨손으로 농작물의 잎을 자주 만져보시나요?
잎의 온도가 기온보다 따뜻하다면
식물이 스트레스로 인해 증산작용을 제대로 못한다는 의미거나
물이 부족해서 증산작용을 제대로 못한다는 의미겠죠.
식물은 증산작용으로 온도를 조절하니까요.
증산 작용이 부실해지면 비료 넣어봐야 소용없습니다. 증산이 안되면 흡수와 내부 흐름도 없습니다.
이른 아침 풀잎 끝에 맺힌 물방울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이슬이 아니라 식물 잎의 일액현상으로 인한 결과물입니다.
잡초는 뿌리를 아주 깊게 내리기 때문에
농작물이 감히 파고들 수 없는 땅 속 깊은 곳의 물을 끌어올려서 땅을 적셔줍니다.
잡초가 많은 곳의 땅이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이유입니다.
잡초가 없는 곳의 맨땅은 며칠만 비가 안와도 바짝 마르고 단단해집니다.
▶ 그럼 우리가 기르는 농작물은 왜 뿌리가 그모양일까요?
뿌리를 키우는 방식으로 농사를 짓지 않기 때문이고
더 잘 살아남기 위한 종자 개량이 아니라 수확량이 더 많은 방향으로 종자 개량을 하기 때문입니다.
깊이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증산작용은 다음에 한 번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 저작권 논란을 최대한 피해보려고 그림과 사진은 주로 외국 사이트에서 가져옵니다.
< 다음에 계속됩니다 >
'농학(農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텃밭 해충 관리 - 1 (생태계) (0) | 2024.03.26 |
---|---|
식물의 영양 흡수 - 5 (호흡과 저장) (0) | 2024.03.25 |
식물의 영양 흡수 - 4 (광합성) (0) | 2024.03.25 |
식물의 영양 흡수 - 3 (선택과 이동성) (0) | 2024.03.25 |
식물의 영양 흡수 - 2 (필수 원소) (0) | 2024.03.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