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3번밭에 도착했다.
얼마 전까지는 양파밭이었는데 지금은 그냥 풀밭이다.
여기 3번밭에 올라오는 풀들은 종류가 무척 다양하다.
식물들 세력 사이에 균형이 잘 맞다는 뜻이다.
식물 생태계도, 벌레들의 생태계도 균형이 잘 맞는 곳이다.
중간에
소리쟁이와 달맞이꽃이 올라와 있어서
충전예초기 줄날을 빼고 이도날로 교체했다.
줄기가 두꺼워서 줄날로 자르면 파편이 많이 튀는 풀들이다.
작년에 자라던 방아 밑둥에서 새 줄기가 올라왔다.
여기 방아는 4번밭이나 5번밭보다 훨씬 빠르게 자란다.
여기는 올해부터 들깨만 심을 곳이라서 방아가 필요 없지만
건드리지 않고 남기기로 했다.
올해는 방아 모종을 따로 내지 않아서 방아가 귀하다.
예초기 날이 돌을 한 번 때리고 나서 진동이 심해졌다.
날 뭉치를 분리해서 살펴보니
동그랗게 붙어있던 부품이 깨지면서 떨어졌다.
날이 자리를 이탈하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은데
충격이 가면서 깨졌나보다.
난감하다.
어쨌든 오전 작업을 무사히 마쳤다.
양파밭은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위쪽 좁은 두둑은 아직 반 정도 남았다.
내일 아침에 다시 와서 할 생각이다.
밥 먹고 집 뒤쪽을 살피다가
사시나무잎벌레를 발견했다.
짧게 자란 이 나무가 무슨 나무인지 궁금했었다.
잎은 버드나무를 닮았다.
사시나무잎벌레를 보니 이 나무가 포플러류 라는 것은 확실해졌다.
옆 가지에서 버들잎벌레를 발견했다.
역시나
버들잎벌레도 포플러나 버드나무 종류를 먹는다.
사시나무잎벌레와 버들잎벌레 모두
밭에서는 보기 힘든 벌레들이다.
일단 그냥 뒀다.
저녁때까지 1번밭 두둑 작업을 계속했다.
작년에 수확해서 보관 중인 토란을 살펴보니
싹이 적당한 길이로 나는 중이다.
토란과 생강 심을 때가 다 되었는데
땅이 질어서 아직 두둑 정리를 못하고 있다.
흐린 날이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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