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이 있어야 가능한 농사를 짓고 있으니 우리는 농작물 주위에 올라오는 잡초들에게 관대한 편이다.
물론 마을의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우리 밭은 상관없지만
빌려서 쓰는 밭은 가능하면 추석 전에 깔끔하게 풀을 깎는 것이 좋다.
외지에 있는 밭 주인들이 성묘하러 왔다가 종종 들러본다.
아침 일찍부터 예초기를 들고 3번밭에 올라왔다.
중간에 밥 먹으러 집에 잠시 다녀왔다.
11시 30분쯤 줄날이 다 되는 바람에 작업 중단.
다시 가지러 다녀오기 귀찮아서 3번밭 작업은 여기까지 하기로 했다.
나중에 다시 와야 될 것 같다.
점심 식사 전까지 4번밭에서
꼬투리가 벌어지기 시작한 참깨를 벴다.
이틀 정도 쉬었더니 양이 좀 많다.
대나무 키 곳곳에 틈이 많아서
밀가루풀로 신문지와 한지를 붙였다.
햇빛에 잘 말렸다.
8월 30일인데 한낮 기온이 33도까지 올라간다. 햇빛이 무척 뜨겁다.
배추 모종 상태가 안좋아진다. 몇 포기가 잎이 말리면서 타들어간다.
적겨자도 같은 증상이다.
급하게 그늘을 만들었다.
태풍이 다 지나가면 차광막을 세우려고 했었는데 배추와 적겨자가 기다리지 못했다.
가끔씩 바람이 세차게 분다.
물을 흠뻑 뿌려줬다.
오후에는 4번밭에서 참깨를 묶고 밭 입구쪽으로 옮긴 후 트럭에 실었다.
바빠서 방치하고 있던 5번밭 밭벼.
아내가 고랑의 풀을 낫으로 베고 길을 조금 만들었다.
집으로 옮긴 참깨는 그대로 비닐하우스 창고로 옮겼다.
아직 바람이 좀 부는 날이라서 참깨 건조대를 세우지 않았다.
밤나무 산 입구쪽의 풀들을 예초기로 밀었다.
오래 방치했더니 굵은 풀들이 많이 올라왔다.
매일 차로 다니는 길인데 풀 때문에 길이 많이 좁아졌었다.
밤나무마다 밤송이가 가득 달렸다. 아직 벌어지지는 않은것 같다.
밤은 예고 없이 갑자기 벌어지며 떨어진다.
작년 기록을 보니 9월 5일부터 밤을 주웠다.
며칠 지나면 떨어지기 시작할거다.
바빠서 밤 주울 시간이 나오려나 모르겠다.
도로쪽 작업이 끝나고
해가 넘어갈 때까지 잠시 시간이 남아서 밤나무 산 위쪽도 예초기로 잠시 밀었다.
제대로 하려면 이틀 정도는 투자해야 될 것 같다.
풀이 무릎 높이로 올라와 있어서 밤을 주우려면 풀을 깎아야 가능한 상황이다.
해가 넘어갈때쯤 집에 돌아왔다.
당근과 무 파종한 곳에 물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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