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페 '지성아빠의 나눔세상' 에서 제가 2021년부터 연재하던 글입니다.
여기로 복사해서 옮겨옵니다.
이 글은 초보 농부님들 혹은 무농약이나 유기농을 실천하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작성합니다.
해충을 잡는 방법이 아닙니다.
농지의 생태계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내용의 앞 뒤가 서로 이어지는 연재글입니다.
이전 게시글을 먼저 읽고 이 글을 읽으시면 이해하는데 도움됩니다.
텃밭 해충 관리에 대한 마지막 게시글입니다.
살충제를 사용해서 해충을 전멸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해충이 경제적 피해수준까지 밀도가 높아지지 않도록 자연적인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
이것이 제가 이제까지 말씀드린 핵심 내용입니다.
병대벌레 라고 알고 계시나요?
진딧물을 무당벌레보다 훨씬 잘 잡아먹고, 메뚜기 알, 토양 해충, 나방 애벌레까지 다 먹어치우는 무시무시한 포식성 곤충입니다.
밭 근처에 무당벌레, 병대벌레가 수십마리씩만 있어도
대부분의 문제있는 해충들은 번식 기회도 못 얻고 잡아먹힙니다.
그 결과로 해충이 옮기는 곰팡이성 병해도 없어지겠죠.
농약보다 더 큰 역할을 하니, 농약 비용 아낄수도 있겠죠.
하지만, 현실에서 병대벌레는 하늘소 닮았다는 이유로, 혹은 벌레라는 이유로 발견 즉시 죽입니다. 대부분 그렇습니다.
하늘소는요?
수많은 하늘소 중에서 극히 일부만 나무를 죽입니다.
대부분의 하늘소는 나무의 죽은부분만 파고들며 먹고 삽니다. 혹은 죽은 나무만 먹습니다.
걔네들 입장에서는 좀 억울할겁니다.
많은 분들이 혐오하시는 지네.
지네가 뭘 먹고 사는지 알고 계시나요?
지네는 육식성입니다. 농작물의 뿌리는 거들떠 보지도 않습니다. 오직 육식입니다.
토양살충제보다 큰 일을 합니다.
식물이 어떻게 자라고 영양을 흡수하고 커가는지,
곤충을 포함하는 절지동물이 어떻게 먹이를 얻고 어떤 주기로 살아가는지,
많이 공부하셔야 농약값 아낍니다. 더불어 건강도 챙깁니다.
마지막 이야기로
해충 관리를 위한 혼작, 간작, 윤작에 대해 이야기 하려 합니다.
1. 윤작(돌려짓기, Crop rotation)
1.1 윤작(돌려짓기)이란?
▶ 콩과, 녹비, 심근성 작물 등 다른 종류의 작물을 순차적으로 반복 순환 재배 하면서
지력의 유지 및 증진을 도모하는 작부체계를 말합니다.
쉽게 말하면
수확 후에 같은 작물을 또 심는 것이 아니라 여러 작물을 정해놓고 순서대로 돌려가며 농사를 짓는 방법입니다.
왜 그렇게 해야 할까요?
1.2 윤작(돌려짓기)의 효과
▶ 토양 양분의 이용도 증진 및 토양의 물리성과 화학성을 개선합니다.
▶ 타감작용에 의한 잡초 제어, 토양미생물상 조절로 병해충 발생을 억제합니다.
예를 들면
토마토의 풋마름병, 그 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은 겨울 내도록 땅속에서 잠자고 있다가
다음해에 다시 토마토를 심으면 깨어나서 활동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다른 과의 작물을 거기다 심으면 더 이상 활동을 못하고 사라집니다.
계속해서 같은 작물을 재배하면 그 작물을 좋아하는 해충들은 거기 터를 잡고 눌러앉아 번식을 합니다.
해충도 그렇고 미생물도 그렇고 좋아하는 먹이가 정해져 있거든요.
그 외에 양분흡수 문제나 잡초의 문제에서 큰 장점이 있지만 해충 이야기를 하는 글이라서 일단 생략합니다.
1.3 윤작(돌려짓기) 시 고려사항
언제 심고 언제 수확하는 작물인지를 서로 확인해야 하고, 어떤 양분을 좋아하고 얼마나 흡수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타감작용을 통해 해를 끼칠 수 있는지도 확인해야하고, 토양환경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는지도 확인해야 하겠죠.
앞 작물이 뒷 작물에 좋은 영양을 공급해 줄 수 있다면 더욱 좋습니다.
다년생 작물의 경우 연작 피해를 줄이기 위해 윤작의 형태로 재배 위치를 바꿔주면 좋습니다.
2. 혼작 및 간작
2.1 혼작(섞어짓기, Companion cropping, mixed cropping)이란?
생육기간이 거의 같은 두 가지 이상의 작물을 같은 땅에서 섞어서 재배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서 고추를 재배한다면
전부 고추 모종으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대파 혹은 들깨 등을 같이 심는 것을 말합니다.
고추에 농약을 뿌릴건데 들깨를 심으면 깻잎이나 들깨 수확을 못하는 거 아니야? 라고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농약을 쓰지않고 천적이나 미생물의 다양성, 식물의 상호작용으로 병해충을 막기 위해서 계속 드리는 글입니다.
주 작물이 고추라면 들깨가 고추를 덮을만큼 많이 자랄때 중간에 잘라주거나 잎을 중간에 따 주셔도 됩니다.
물론 고추는 광포화점이 낮은 작물이니 노지에서는 들깨가 좀 가리더라도 크는데는 지장 없습니다.
2.2 간작(사이짓기, Intercropping)이란?
한 작물을 심은 이랑이나 포기 사이에 다른 작물을 재배하는 것을 말합니다.
재배시기나 수확시기가 다른 작물을 심는 경우도 많습니다.
2.3 혼작 및 간작의 효과
1) 생육공간의 효율적 활용으로 생산성이 향상됩니다.
▶ 다양한 식물들이 서로 다른 높이로 자라서 공간적인 다양성이 유지되고 빛과 양분을 최대한 이용합니다.
▶ 키가 큰 양지성 식물과 키가 작은 음지성 식물 간 혼작,간작의 경우
양지성 식물은 그늘 제공과 습도 유지, 음지성 식물은 덮개 및 지지대 역할로
잡초 발생을 줄이고 바람의 피해도 줄입니다.
2) 양분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고 토양 개량의 효과가 큽니다.
▶ 양분과 물을 흡수하는 시기가 다르고 뿌리의 형태와 뻗는 깊이가 서로 달라서 직접 경쟁하는 일이 적습니다.
▶ 콩과식물과 혼작할 경우 질소고정으로 질소 공급 효과와 토양 개량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3) 해충/익충 유인 및 기피를 통해서 병해충 피해가 줄어듭니다.
▶ 다른 종류의 작물이 섞이면 병해충이 확산하기에 아주 불리한 조건이 됩니다.
▶ 트랩식물이나 천적 유인식물, 천적 유지식물을 이용해서 해충을 유인하여 작물을 보호하고 천적을 유인합니다.
▶ 허브나 산채, 산약초 등의 해충기피식물과 같이 심으면 강한 향을 발산하여 해충의 후각을 교란하고 작물을 보호합니다.
2.4 혼작 및 간작 시 고려사항
1) 빛을 얼마나 많이 요구하는 식물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광 요구도)
▶ 다년생의 산채/산약초는 반음지와 음지에서 잘 자라므로 키가 큰 식물과 혼작 및 간작이 가능합니다.
밭에 그늘이 없어서 음지를 좋아하는 작물을 기르기 어려우면 키가 큰 작물과 섞어서 재배하면 됩니다.
▶ 광 요구도가 비슷한 경우에는 크기가 비슷한 종끼리 혼작 및 간작을 할 수 있습니다.
2) 양분 요구도와 흡수특성을 확인해야하고, 토양환경 개선기능이 있는 작물을 이용합니다.
▶ 식물종마다 뿌리의 형태와 토양 내에서의 뿌리 분포(폭과 깊이)가 다양합니다. (천근성 식물, 심근성 식물)
▶ 작물마다 좋아하는 영양소의 선호도가 다르고 식물체 내에 축적하는 영양소도 차이가 있습니다.
▶ 녹비작물, 콩과식물, 심근성 식물 등 토양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작물을 적극 활용합니다.
3) 식물 사이에 유익한 상호작용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 천적 곤충을 유인하고, 해충을 퇴치하는 등 병해충 피해를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 질소고정을 통해서 생장을 촉진시키고 토양 개량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영양소를 축적하고, 피복역할을 합니다.
4) 같은 과 식물은 배제해야 합니다.
어떤 식물들이 같은 과로 분류되는지는 이전 게시글에서 설명드렸습니다.
3. 혼작,간작,윤작 추천 식물
주품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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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작/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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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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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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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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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오이, 수세미, 파슬리, 메리골드, 콩, 땅콩, 들깨, 상추, 바질, 금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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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양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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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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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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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잔화, 코스모스, 메리골드, 바질,
강낭콩, 완두, 당근, 셀러리, 팥,
옥수수, 딸기,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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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 강낭콩, 옥수수, 조, 무, 배추, 파, 양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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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토마토, 해바라기, 오이, 양배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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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낭콩(완두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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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바질, 코스모스, 루꼴라, 감자, 오이, 양배추, 상추, 옥수수, 토마토, 가지, 들깨, 참깨, 고구마, 녹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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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감자, 토마토, 고구마, 들깨, 양배추, 상추, 무, 배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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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양파, 마늘, 멜론,
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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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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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금잔화, 코스모스, 딜, 오레가노, 강낭콩, 콩, 옥수수, 참깨, 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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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마늘, 땅콩, 밀, 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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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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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파, 양파, 마늘, 들깨, 바질, 고수, 코스모스, 열무, 수수, 땅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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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마늘, 콩, 옥수수, 고구마
|
|
당근
|
양파, 파, 상추, 마늘, 토마토, 부추,
강낭콩, 완두, 고수, 파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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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감자, 마늘, 양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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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러리, 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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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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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배추, 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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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들깨 : 배추, 양배추, 쪽파, 브로콜리
열매들깨 : 마늘, 양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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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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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파, 양파, 고수, 토마토, 옥수수, 시금치, 강낭콩, 상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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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토마토, 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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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배추, 부추
|
땅콩
|
바질, 코스모스, 루꼴라, 오이, 옥수수, 토마토, 가지, 참깨
|
감자, 고구마, 토마토, 옥수수
|
파, 양파, 마늘, 멜론,
수박
|
마늘
|
냉이, 상추, 양파, 시금치, 양배추,
당근, 브로콜리, 셀러리
|
들깨, 당근, 감자, 배추, 무,
열무, 양배추
|
완두, 콩
|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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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질, 캐모마일, 메리골드, 배추, 갓, 메밀, 오이, 상추, 완두, 강낭콩, 당근, 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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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조, 옥수수, 수수
|
파, 양파
|
배추
|
부추, 마늘, 파, 상추, 오이, 고추, 박하, 캐모마일, 셀러리, 무, 갓, 케일
|
콩, 조, 옥수수, 수수
|
감자
|
부추
|
토마토, 옥수수, 콩
|
콩, 고구마, 감자, 토마토,
가지, 고추
|
|
상추
|
마늘, 당근, 쑥갓, 시금치, 무, 강낭콩, 옥수수, 딸기, 양파, 오이, 브로콜리
|
호박, 마늘, 양파, 조, 수수
|
부추
|
생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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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오이, 토마토, 바질
|
마늘, 양파, 콩, 땅콩, 부추, 밀, 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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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
시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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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마늘, 우엉, 딸기, 양파, 쑥갓, 상추
|
마늘, 양파, 수수, 호박
|
오이
|
쑥갓
|
상추, 시금치
|
호박, 마늘, 양파, 수수, 조
|
|
양배추(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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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토마토, 상추, 당근, 고추,
양파, 셀러리, 메리골드, 강낭콩(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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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조, 옥수수, 수수
|
딸기, 감자, 토마토
|
양파
|
시금치, 당근, 캐모마일, 바질, 딜,
딸기, 상추, 토마토, 파, 밀, 보리
|
배추, 무, 수수, 시금치, 쑥갓, 상추
|
완두, 콩, 감자
|
열무
|
고추, 양배추, 케일
|
콩, 조, 옥수수, 수수
|
완두, 콩, 감자
|
오이
|
배추, 파, 메리골드, 참외, 수박,
옥수수, 호박, 생강, 해바라기, 무,
한련
|
참깨, 들깨, 시금치, 상추, 마늘
|
감자, 강낭콩, 세이지
|
옥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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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강낭콩, 완두, 호박, 오이, 감자,
고추, 고구마, 메밀, 야콘, 한련,
아마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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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배추, 콩, 들깨, 당근, 보리, 밀
|
|
조, 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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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콩, 팥, 들깨, 참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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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보리, 양파, 감자, 딸기,
강낭콩
|
|
쪽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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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 배추, 무, 알타리무, 갓, 가지,
토마토, 당근
|
밀, 보리, 양파, 감자, 토마토, 가지, 고추, 딸기, 강낭콩
|
|
토마토
|
파, 바질, 갓, 양파, 마늘, 부추, 당근, 코스모스, 금잔화, 민트, 한련, 파슬리,박하, 셀러리, 콩, 땅콩, 완두,
참외, 수박, 옥수수, 오이, 상추
|
양파, 마늘, 고구마, 옥수수, 밀, 보리
|
감자, 배추, 생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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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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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 시금치, 토마토, 고추, 가지,
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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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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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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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색은 병해충 억제 또는 기피 작물 입니다.
※ 빨간색은 병해충 유인 작물 입니다.
※ 피할 식물은 생육 장애나 병을 유발하는 조합입니다.
이제까지 5회에 걸쳐 말씀드린 내용을 다시 정리해보겠습니다.
▶ 농약 없이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1. 미숙 퇴비를 절대 사용하지 마세요.
2. 질소 비료를 과하게 사용하지 마세요.
3. 토양에 유기물을 넘치도록 공급하세요.
4. 연못, 돌무더기, 울타리, 인공새집 등을 이용해서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고 벌레를 보호하세요.
5. 천적유지식물, 유인식물, 기피식물을 적극 이용하세요.
6. 윤작, 혼작/간작 계획을 세워 빈틈없이 텃밭을 구성하세요.
7. 통로를 제외하고 흙이 드러난 빈 곳이 없게 텃밭을 구성하세요. 빈 곳에는 꽃을 심거나 아니면 잡초를 기르세요.
8. 해충 공부를 합시다. (알 낳는 장소와 시기, 유충 시기와 먹이, 성충 시기와 먹이, 이동속도, 알 낳는 시기와 장소, 천적과 기주식물)
▶ 위에 적힌 내용을 전부 실천하는데도 해충이 심하게 번식한다면
1. 대량 발생하는 해충이 어디서 오는지 확인하세요. (외부에서 들어오는지, 텃밭 안에서 월동하는지)
2. 손과 나무젓가락, 한랭사, 끈끈이, 포충기, 막걸리트랩, 유인제, 기피제 등을 적극 이용하세요. 부지런하셔야 합니다.
3. 텃밭 외부 식물의 잎에서 무당벌레 등 천적 알을 발견하면 잎 그대로 텃밭 가운데로 옮겨주세요.
4. 천적에 해가 없는 천연 재료를 이용한 살충제를 만들어서 뿌리세요.
▶ 천적유지에 실패해서 농약(유기합성농약)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1. 경제적 피해수준을 잘 계산해보세요. 20만원 수익이 나는 텃밭에 농약값 10만원을 쓸 수는 없습니다.
2. 방제적기를 잘 판단하셔야 합니다. 농약 뿌리고 다시 밀도가 높아지는 일이 생깁니다.
3. 유인식물을 이용해서 유인 후 농약을 사용하시면 농약 비용을 아주 많이 아끼실 수 있습니다.
4. 해충의 움직임이 제일 적은 시간대에 뿌리셔야 효과 있습니다. 노린재의 경우 이른 아침에는 잘 못움직이고, 한낮에는 날아다닙니다.
5. 농약 메뉴얼을 다시 읽고 확인하시고, 안전하게 작업하세요. (모자, 마스크, 안경, 고무장갑, 보호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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