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페 '지성아빠의 나눔세상' 에서 제가 2021년부터 연재하던 글입니다.
여기로 복사해서 옮겨옵니다.
5번까지 작성한 게시글로 끝내려 하다가 해충 관련 글 추가 합니다.
요즘 카페에 하얀벌레를 묻는 질문글이 많이 올라옵니다.
가장 많이 달리는 답글이 '선녀벌레'라는 답글입니다.
이름이 특이하기도 하고 하얀 털을 뒤집어쓴 모양이 독특하기에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이름이지요.
하지만, 선녀벌레가 아닌게 대부분입니다.
벌레 이름을 정확히 알면
발생 주기를 미리 확인해서 방제적기를 판단할 수 있고
주 기주식물과 번식 속도를 확인해서, 방치해도 될지 방제해야 할지 판단할 수 있고,
방치한다면 대략 어느정도 피해가 생길지 그 정도를 예측할 수 있고
살충제를 사용한다면 어떤 종류의 살충제를 사용할 지 정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가장 구분하기 어려워하시는 벌레들 중 세 종류를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갈색날개매미충'과 '미국선녀벌레'와 '선녀벌레' 입니다.
모두 하얀색 털이 뒤덮인 벌레들입니다.
< 갈색날개매미충, 미국선녀벌레, 선녀벌레 >
1. 약충 구분
1.1 갈색날개매미충
갈색날개매미충의 약충입니다.
1.2 미국선녀벌레
미국선녀벌레의 약충입니다.
1.3 선녀벌레
선녀벌레의 약충입니다.
이 벌레들의 모습을 구분할 수 있으신가요?
이 사진은 크게 확대한 사진이라서 구분하기가 좀 쉬운 편입니다.
※ 먼저 간단히 단어 정리를 해 보겠습니다
▶ 미성숙한 벌레를 '애벌레' 혹은 '유충' 이라고 부릅니다.
▶ 변태를 하지 않거나 불완전변태를 하는 벌레의 애벌레를 '약충' 이라고 부릅니다.
(불완전변태란 번데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애벌레에서 허물을 벗으며 성충으로 탈피하는 벌레의 성장방법입니다.)
▶ 애벌레들은 허물을 한번씩 벗을 때 마다 크기와 모양이 바뀝니다.
탈피 라고 부릅니다.
갑각류 같은 대부분의 절지동물들은 겉껍질이 자라지 않기 때문에 속살이 어느정도 자라면 겉껍질을 벗고 더 커집니다.
이 상태를 각각 1령, 2령, 3령, 4령, 5령 등으로 부릅니다.
문제는 각각의 모양이 다르다는 거죠.
네이버 검색해보니 나오는 사진이 다른데요?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는 이유입니다.
게시판에 흔하게 올라오는 매미나방의 애벌레도 1령과 5령 이상은 전혀 다른 벌레처럼 보입니다.
색깔과 무늬가 전혀 다르거든요.
다시 본문으로 돌아옵니다.
위에 1번부터 3번까지 적어드린 벌레들을 구분하는 포인트는
1. 충체 후미에 부채 모양의 흰색 또는 노란색 솜털 뭉치가 있으면 ---> 갈색날개매미충
2. 충체 후미에 두갈래의 솜털이 있으며 복부 뒤쪽에 갈색 점이 없으면 ---> 미국선녀벌레
3. 충체 후미에 두갈래의 솜털이 있으며 복부 뒤쪽에 갈색 점이 있으면 ---> 선녀벌레
이렇게 구분하시면 됩니다.
후미에 노란색 솜털 뭉치가 있으면 갈색날개매미충이라고 판단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갈색날개매미충의 약충은 1령부터 5령까지 존재하고 그 이후 성충으로 바뀌는데
4령 약충만 솜털 뭉치가 노란색이고, 나머지는 전부 흰색입니다.
1령 약충은 약 1mm, 2령 약충은 약 2mm, 3령 약충은 약 3mm 정도로 아주 작지만
4령 약충 부터는 7mm 정도로 커지기 때문에 이 때 부터 사람들은 존재를 알아차립니다.
2. 알, 혹은 난괴(Egg mass) 구분
2.1 갈색날개매미충
나뭇가지를 따라서 알을 저렇게 하얗게 밀랍으로 덮어두는 것은 갈색날개매미충의 특징입니다.
알의 크기는 1mm 도 안되지만 대략 1cm~2cm 정도 밀랍물질로 덮어두기 때문에 찾기는 쉬운편입니다.
이 사진을 올려두면 아마도 대부분 선녀벌레라고 이야기하겠죠.
2.2 미국선녀벌레와 선녀벌레
미국선녀벌레와 선녀벌레의 알은 너무 작아서 눈으로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기주식물의 껍질 틈이나 눈 사이에 알을 낳는데, 너무 작고 단단해서 알아보기도 어렵고 제거하기도 어렵습니다.
3. 성충 구분
3.1 갈색날개매미충 ▼
3.2 미국선녀벌레 ▼
3.3 선녀벌레 ▼
약충과는 다르게 성충의 모양은 많이 다르죠? 그나마 쉽게 구분 가능합니다.
1. 갈색날개매미충의 날개는 각진 삼각형이며, 연갈색 또는 진갈색 입니다.
2. 미국선녀벌레의 날개는 사다리꼴 모양이며, 회갈색 바탕에 검정 또는 흰 점무늬가 있습니다.
3. 선녀벌레의 날개는 버선 모양이며, 색깔은 연한 옥색이고, 가장자리에 적갈색 띠가 있습니다.
이상으로 갈색날개매미충, 미국선녀벌레, 선녀벌레를 구분하는 방법을 알아봤습니다.
물론, 현장에서는 구분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갈색날개매미충과 미국선녀벌레가 같이 보이는 경우도 있고, 약충과 성충이 같이 있기도 합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보다 가까이 다가가서 벌레가 어떤 모습인지 직접 확인하시는 겁니다.
하얀 털뭉치 속에서 벌레가 어떤 모습인지 찾으셔야 제대로 구분하실 수 있습니다.
4. 방제 요령
무척 어렵습니다. 방제가 간단하다면 이렇게까지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하지는 않겠죠.
기주식물들 범위가 아주 넓은 편이라서 더 그렇습니다.
가까운 곳에 산이 있다면 정말 대책없습니다. 내 밭에 살충제 뿌려봐야 산에서 계속 날아옵니다.
▶ 살충제를 사용하시려면 가능한 넓은 범위에서 공동작업을 하시는게 좋습니다.
하지만, 모든 식물에 공통으로 사용가능한 살충제는 없으니 어려움이 좀 있습니다.
▶ 살충제를 사용하실 때는 가능한 1령, 2령 정도의 어린 약충일 때 하셔야 효과가 있습니다.
4령 이상이 되면 도망가는 속도도 너무 빠르고 두꺼운 왁스층 때문에 약이 몸에 닿지 않습니다.
별 효과없이 돈 버리고, 몸만 고생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4령 이상의 벌레와 배설물 흔적을 확인하고서야 방제 대책을 세우고 살충제 고민을 합니다.
그 전에는 발견하기 어렵거든요.
평소에 꼼꼼하게 본인이 기르는 작물을 확인하시는게 필요합니다.
한번 고생을 했던 분들은 다음해에 미리 대비하세요.
지역별로, 기온별로 다르긴 하지만
갈색날개매미충은 대략 4월 하순부터 5월 초~중순, 미국선녀벌레와 선녀벌레는 5월 중~하순, 늦으면 6월 초쯤 1령 약충이 출현합니다.
- 점착트랩이나 포충기 등을 이용해서 성충의 숫자를 줄여주셔도 도움됩니다.
- 매미충과 나방, 나방애벌레를 잡아먹는 육식곤충을 보호하시는게 도움됩니다.
< 또 다른 하얀벌레 >
미국선녀벌레 때문에 고생하셨던 분들은 비슷한 벌레만 봐도 미국선녀벌레라고 짐작해버리곤 합니다.
멀리서 보면 비슷하게 보이는 몇 종류의 벌레들을 살펴보겠습니다.
1. 현무잎벌 애벌레
매미충이나 선녀벌레 종류와는 다르게 잎을 갉아먹는 녀석입니다.
2. 벽오동나무이
미국선녀벌레의 모습과 아주 닮았죠?
물론 벌레 몸이 닮았다는게 아니라 하얀 부분이 닮았다는 이야깁니다. 자세히 봐야 알 수 있습니다.
나무이 종류 중에서 벽오동나무를 주로 가해하는 벌레입니다.
3. 뽕나무이
이것도 비슷하죠?
뽕나무를 좋아하는 뽕나무이 라는 벌레입니다.
4. 팽나무알락진딧물
진딧물이 이런 모습이라니 좀 놀랍죠?
5. 물푸레면충
진딧물과에 속하는 물푸레면충입니다.
얘네들도 모여있으면 하얀 털만 보입니다.
6. 도롱이깍지벌레
식물의 줄기가 하얗게 덮여 있으면
대부분 깍지벌레 종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부분 하얗거든요.
국화를 재배하는 분들은 가끔씩 보셨을 겁니다. 도롱이깍지벌레 입니다.
7. 이세리아깍지벌레
이세리아깍지벌레의 알집입니다.
8. 장미흰깍지벌레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미 해충입니다.
얘네들을 보면서 선녀벌레라고 이야기하시면 곤란하죠.
코팅장갑 끼고 문지르는 분들도 계시고, 굵은모 칫솔로 문지르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무당벌레의 훌륭한 간식이죠.
9. 줄솜깍지벌레
좀 특이하게 생겼죠?
동그란 우동면처럼 보이는 것은 줄솜깍지벌레의 알주머니 입니다.
10. 쥐똥밀깍지벌레
쥐똥밀깍지벌레가 분비한 백색 밀랍입니다.
덕분에 찾아내기는 아주 쉽습니다.
위에 적어둔 벌레들 이외에도 하얀 물질을 내뿜어서 몸을 덮는 벌레들이 아주 많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찾아주시고,
하얀색이라고 다 선녀벌레가 아니라는거 확인해주세요.
※ 갈색날개매미충, 미국선녀벌레, 선녀벌레 사진은 농촌진흥청과 산림청 공개 자료에서 가져왔습니다.
그 외 벌레들의 사진은 저작권 논란을 피하기 위해 외국사이트에서 가져왔습니다. 물론 허락은 안받았습니다.
이 게시글은 가능한 카페 내에서만 소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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